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을 이용한 소설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정말 오랜만입니다. 일단 오늘 리뷰는 책과 영화가 각각 하나씩 올라갈 예정인데, 아무래도 시간이 좀 많이 늦은지라 아주 확정을 짓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어제부터 감기몸살에 시달리는지라 (고열크리까지 터진 상황이라죠;;;) 영 집중이 안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오늘 집에서 쉬면서, 조금 나아진 상태로 읽어들인 관계로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몸이 좀 나아지면 대량의 리뷰를 올려 보도록 하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책은 아예 움베르토 에코 책이로군요.







 일단 제가 읽은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대략 장미의 이름, 전날의 섬, 바우돌리노, 푸코의 진자 (구판으로는 푸코의 추), 논문 쓰는 방법, 그리고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라는 책까지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 장미의 이름에 관한 해설서 (아주 오래 전에 절판 되었다는) 도 있다는데, 그것까지 읽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다른 책들은 대부분 어학에 관련된 작품이라 손 댄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사실상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역시나 장미의 이름입니다. 일단 워낙에 치밀하게 짜여진 소설이고, 텍스트 자체의 복잡성과,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화 되었다는 부분이 매우 주효하죠. 저도 영화를 DVD로 보유하고 있는데 아드소역의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나오고 윌리엄 수사역에 숀 코넬리가 나오는 생각 외의 수작이었습니다. 물론, 영화의 내용은 책만큼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그 텍스트를 다 살리는건 TV 드라마로 시즌 2개가 나올 수 있는 분량은 되니 그냥 건너뛰기로 하죠.

 에코의 가장 특징적인 면은 이 장미의 이름에 가장 잘 나타나 있듯, 복잡한 텍스트 속에 숨겨진 하나의 줄거리를 요악할 수 있단 겁니다. 게다가 그 텍스트가, 그렇게 쓸모 없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내용상 중요한 역할을 하게 오밀조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분량이 워낙에 방대해서 문제가 되는 것과 그 만큼 어려운 내용들이 주리줄줄 나온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주변에읽다가 포기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후 한국에 출간된 책 중에 제가 가장 어려워 했던 책인 푸코의 진자는, 정말 내용이 어렵습니다. 일단 수많은 텍스트가 얽히고, 수많은 고전들이 등장해서 실마리가 되고, 그 고전들에 담긴 뜻을 소설 내에서 주인공 내지는 주인공과 관련된 사람들이 친절하게 풀어 해쳐 주는 매우 미묘한 책입니다. 물론 내용은 실종이라는 매우 기본적이로 스릴러적인 테마를 기초로 삼고 있고, 또한 살인이라는 매우 미묘한 테마를 주제로 삼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은 직선적이지 않고, 스스로 생명력을 가지면서, 부분 부분마다 그 서로 다른 특징을 빛내면서도 일단의 책을 완성시키는 복잡한 역할을 잘 감당해 내고 있습니다. 물론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 둘 다 특징적인 부분은 당시의 세태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후 전날의 섬과 바우돌리노는 그의 약간 다른 성향을 드러냅니다. 일단 내용을 떠받치는 스토리가 그다지 중요한 테마에서 슬슬 빠져 나갑니다. 물론 바우돌리노는 그 스토리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는 합니다만 한 사람의 인생 치고는 매우 장황하고 수사학적으로 꾸며낸 부분이 많죠. 한 마디로 반전소설일 가능성도 있단 이야기인데,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움베르토 에코가 쓴 작품중에서는 가장 쉬운 축에 속하는데, 이 작품도 당대 역사를 반영하면서도 상당히 비트는 구석이 있는데다, 그냥 이야기 형식인데, 분명 뭔가 미묘한 부조리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 뭐가 진짜인지 알 수 없게 되는 매우 미묘한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전날의 섬은 정말 무지막지한 책입니다. 한 사람의 난파가 그렇게 수많은 텍스트와 이야기로 표현될 수 있다는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게다가 당대 역사가 관련되어 있고, 그 당시 지식도 관계 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당시의 박물학적 지식까지 총 망라되어 있는 매우 어려운 책이 되었습니다. 물론 다행히 다른 책들에 비해 길이는 짧은 편이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가장 문제되는 점이, 다른 작품에 비해 스토리 진행이 매우 산만합니다. 일단 이는 확실히 소설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가 되는 부분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단 이 책이 그다지 스토리와는 관계가 없다는데 좀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일단 그 외의 많은 책들이 있지만 나머지는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책이기 때문에 건너뛰기로 하겠습니다. 약간 에세이적인 면이 있고, 또 대부분이 대학 강의같은 것들도 있기 때문인데, 사실상 거기까지 이야기하면 제가 다루고자 하는 부분이 소홀해 지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번 책의 특징은 스토리 자체가 이 책의 진행을 위한 것이 아닌 그냥 초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단 그렇게 됨녀 소설이라 부르기에도 미묘해 지는데, 대담하게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주인공의 심경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텍스트로 풀어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 입니다. 제가 읽는 책 중에서는 그다지 많은 시도는 아닌데, 움베르토 에코같은 대 작가가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더욱 드문 일입니다. 전체적으로 말해서 책이 스토리가 아닌 감각을 따라가는 매우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스티븐 킹 식으로 보면 상당히 미묘한 이야기이지만 일단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으니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문자 텍스트는 이 책의 주인공의 기억에서 나오는 부분인데, 미묘하게도 그는 자기 자신은 잃어버린 채 그런 텍스트만이 존재하는 특이한 주인공 입니다. 게다가 그는 그 텍스트의 일부를 또 개인적으로 받아들여서 그 부분에 관해서 기억하지 못하는 매우 특이한 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는 자기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뒤지는데 그 와중에 수많은 이미지가 거쳐 갑니다. 그리고 그 소설은 그 이미지를 보여주고, 주인공이 느끼는 바 대로 서술을 해 나갑니다. 결국 이미지는 이야기의 내용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지니며 해석적인 여지마져 남겨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설명과 관계된 문장 마져도 이 사람의 개읹적인 기억이 아닌, 오직 느낌과 또 다른 작품의 텍스트에 연결 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와 완전히 방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단편적으로 기억을 찾아 가면서도 수많은 텍스트의 혼재와 이미지의 혼재마저 경험합니다. 경험주의적 소설이라고 하면 정말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느낄 수 있는 드낌을 글로 표현해 낸다고 놀라워 했을 겁니다. 물론 그 이미지들 대다수가 상당히 역사적인 부분들과도 연결되어 있는 치밀함까지 보이고 있죠.

 물론 이정도 되면 스토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아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굳이 스토리를 따라가셔야만 한다면 이 책은 솔직히 좀 버거우실 수 있습니다. 일단 워낙에 많은 문장들 속에서 헤메고, 또 해석을 해야 하고, 또 이미지와 결합되어서 그 혼란을 가중시키기 때문인데, 한 마디로 흐름에서 스토리를 읽어내기는 상당히 벅차단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움베르토 에코의 책으로서, 또한 어떤 특징적인 책을 찾아다니시는 분이라면 절대 추천입니다. 일단 내용 자체가 재미도 있고, 또한 부분부분에 관한 해석이 잔뜩 붙어 있스니 말입니다.



P.S 이 책에는 상당히 많은 양의 역자 주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책의 흐름을 상당히 방해합니다. 일단 제 방식을 말씀 드리자면 한번 처음에 읽을 때는 역자 주까지 다 읽어들입니다. 그것도 해당 부분에서 과감히 멈춰서서 말이죠.처음에 이렇게 탐색을 한 후, 한번 더 읽으면서 텍스트 자체의 느낌을 빨아들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도데체 이게 뭐지? 라는 느낌이 좀 더 줄어든 상태에서 즐길 수 있으니 말입니다.

덧글

  • Fedaykin 2008/10/05 23:15 #

    한마디로 저 책은 움베르토 에코가 얼마나 잘났는지를 뼈저리게 알게 해주는 책이라능 ㄷㄷ
  • Tony 2008/10/05 23:58 # 삭제

    역주관해서라면.. 번역에서 완전 에러였어요... 뭐가 원문을 살려야하고 뭐가 번역을 해줘야하는지 끊임없이 헤깔려할뿐 아니라 번역자의 역주까지 뒤엉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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