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무서우리만치 삭막한 걸작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이 작품, 영화도 정말 완전하리만치 걸작인데, 책도 만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영화에서는 그 느낌이 정말 거칠디 거칠지만 사람들의 관계성에서 뭔가 좀 보이는 것이 있는데, 이 부분이 아마 영화와 가장 많이 갈리는 부분일 겁니다. 오늘은 아마 영화와 비교를 주로 좀 더 다뤄볼 듯 한데,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군요. 일단, 아직 제가 DVD가 아직 배송이 안 온 관계로 (어제 주문을 했다죠;;;) 영화와는 정확한 비교가 힘들거든요. 물론 친구네에서 빌려와서 그날 두번 봤지만 말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비교적 짧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책의 작가는 코맥 맥카시인데,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게 이 작품 이외의 작품은 글 쓰는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감정을 교묘하게 건드리면서 지나가는 그의 작품들은 정말 명작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것들이죠. 물론 국내에는 영화의 유명세에 힘 입어 출간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이 외에는 출간된 작품이 없습니다. 전 영문판으로 읽은 것을 토대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은 말 그래도 방향 자체가 다릅니다. 일단 묘사는 말 그대로 정말 없고, 사람들의 감정 묘사또한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줄거리의 나열로 끝나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정말 대단할 정도로 기묘하고 치밀합니다. 말 그대로 스토리만 가지고 책을 전부 끌고 지나가는 수준이라 할 수 있죠.

 일단 내용이 정말 삭막하고 묘사가 없다고 했는데, 뭔가 과장이 심하다 생각하시는 분들, 정말 묘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묘사가 조금 나오기는 합니다만 그건 일단 등장 인물들의 대사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 마져도 할말만 하고, 인간 관계에 관해서는 정말 끝까지 거의 아무것도 안 나오는 수준입니다. 이 정도 되면 정말 인간관계와 이 소설간의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이 소설은 쫒기는 사내와 중간에 만나는 아무 의미 없는 여자가 이유없이 같이 다니는 것으로 설명될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의 살인마는 말 그래도 도덕도, 선악관도 없는, 말 그대로 자기 세계에 사는, 자기 법대로 사는 사람입니다. 한 마디로 자신의 필요, 느낌에 의해 살인을 하는데 그렇다고 광기글 드러내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그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고, 또 그 것에 관해 뭔가 깊이 생각을 한다거나 하는 면도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의 선택은 작은 동전 하나로 표현이 되는데, 자기 자신을 동전에 비유하듯, 이유 없이 그냥 흘러온 것이라고 말 하는 그런 모습도 보입니다. 말 그래도 그는 이유도, 뭔가에 필요성을 느끼는 것과는 관계 없이 말 그래도 흘러다니는 대로, 다니는 사람이기도 한 겁니다.

 돈을 주운 사람은 말 그대로 그 자리에서 행운과 악운을 동시에 거머쥔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그렇지만 그는 그 자리에서 뭔가 기쁨을 드러내거나 아니면 절망하거나 하는 면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정도 되면 이 책이 얼마나 감정 묘사에 짜게 나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감정묘사가 꼭 필요한 책도 아니란 겁니다. 그는 어찌 보면 행동으로 그의 따뜻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며, 생각이 많은 면, 그리고 주저하는 모습을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항상 그 이유없음을 그다지 자책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추적하는 늙은 보안관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건 이 보안관의 독백인데, 그는 능력이 있지만 노쇄한 육체를 이끌고 두 사람을 추적하면서 힘에 부쳐 합니다. 게다가 악의 화신에 가까운 살인마를 추적하면서 자신이 이미 능력이 상당히 부족함도 스스로 깨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사건을 추적해 가면서 접근해 가기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자첵하는 행동, 그리고 뭔가 의미있는 독백을 남겨가면서 이야기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에 이 세사람 외에, 이 세 사람이 등장하는 배경도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배경은 텍사스, 말 그대로 모래 사막입니다. 이 땅는 셋이 떨어진 광활한 무대이며 모두를 지켜보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은 매우 척박한 땅입니다. 게다가 그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도 그들이 뭔가를 할 때 제지를 하는 모습도 전혀 없습니다. 안톤 쉬거라는 살인마는 악의 화신으로서 그 땅에서 날뛰고 있고, 돈을 주운 사람은 돈을 가지고 달아나면서도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고, 마누라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하며, 늙은 보안관은 그 둘을 그 뜨거운 땅 위에서 추척해 나가지만 땅은 그의 두뇌에 모든 것을 맡길뿐,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결국 텍사스라는 배경은 말 그래도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닌, 아무에게도 인정이나 제지를 배풀지 않는 그런 삭막한 땅이며 이 소설은 말 그대로 그 삭막함을 정말 가감없이 너무도 순수하게 반영해 버리는 무서운 작품입니다. 하지만 그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이라 할 수 있죠.

 웬만하면, 정말 이번주 토요일 출근 안 하시는 분들은, 어디 서점에 달려가서 이 책을 한 권 사서, 주말 내내 음미해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덧글

  • Fedaykin 2008/10/10 01:31 #

    이정도로 추천을 하다니 대단하군 꼭 읽어봐야겠네
  • 산왕 2008/10/14 11:21 #

    혀를 내두르며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책도 나왔군요^^ 이번 그래24 책주문때 꼭 함께 사야겠습니다.
  • allak 2009/02/03 01:32 # 삭제

    재밌게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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