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교시 추리영역 - 나름대로 참신한 시도를 깨끗이 물말아먹은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뭐, 그렇습니다. 제 영화 취향이라는게 결국에는 그렇고 그럴 수 있다는거죠. 이 영화도 솔직히 제 영화 취향을 극도로 반영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영화를 보러 가겠다는 마음을 쉽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솔직히 예고편 보고 깜짝 놀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이 영화가 적어도 추리극 비슷하게 될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가기도 했습니다. 뭐, 이래저래 얽힌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는 순간 머릿속으로 지나가는 몇몇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묘한건, 그건 주로 영화들이 아니라 만화죠. 특히나 일본 만화들 말입니다. 뭐 대략 떠올리실 겁니다. 김전일이라던가, 아니면 코난이라던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사실상, 추리라고 하고, 고등학생의 영역이라고 하면 이 두 작품이 떠오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죠. 미국에서는 이런 작품이 메이저로 나오는 일이 거의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몇몇 예외적인 경우는 있기는 합니다만 그냥 넘어가기로 하죠.)

 아무튼간에, 실제로 이 작품의 테마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진짜 살인범을 찾는 것이죠. 이 상황에 얹게 될 에피타이저는 누명을 쓴 학생과 그 학생을 도와주려는 다른 학생입니다. 물론 이러한 조합에는 분명 몇가지 더 얹어야 할 점이 있기는 하죠. 일단 좋은 머리가 있는 학생과, 나름대로 수사 절차에 관해 알고 있는 학생이라는 것 말이죠. 물론 이 두가지만 가지고도 이미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영화가 현실적이기만 하다면 그 영화는 망할 거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 허용 범위라는 거죠. 이 영화의 진짜 문제는 배분에 있습니다. 과연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할당하고, 얼마나 우연을 집어 넣을 것인가 하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리얼타임이라는 부분을 집어 넣은 겁니다. 묘한 것이지만, 이러한 리얼 타임의 스타일이라고 하면 역시나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24라는 드라마입니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말 그대로 리얼타임으로, 24시간 동안 벌어진 이야기를 24화 안에 넣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가 1시간을 가리키죠. 물론 DVD로 보신 분들은 에피소드가 1시간이 좀 안 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만, 이건 방송시스템적인 문제니까 넘어가기로 하죠. 어쨌거나, 이 영화는 바로 이러한 면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고등학교의 살인 사건, 그리고 떠들썩하지 않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은 체육시간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고 그 안에 사건을 해결해야 하고, 영화의 러닝 타임은 채워 넣어야 한다라는 면에서 상당히 참신한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16블록이라는 리처드 도너의 작품에서 고닥 16블록을 사람을 이동시키는데에 2시간을 사용한 만큼, 이 영화도 상당히 괜찮은 길을 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배우는 유승호압니다. 아역에서 출발해서, 상당히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입니다. 물론 아무래도 이제는 성인연기자라는 타이틀에 가까워져 있기 때문에 연기력에 관해서 조금 다른 평가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물론, 과거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이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유승호 혼자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소라도 그다지 펑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단 강소라는 사실 영화를 엎어버릴뻔한 김소은의 중도 하차로 인해 들어 온 대타이기는 합니다. 게다가 이게 데뷔작이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연기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일단 연기적인 문제로 봐서는 그다지 펑크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영화에 필요한 정도는 합니다. 물론 그 이상을 보여줄 수도 있는 부분에서 아무래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쉽지만 말입니다.

 김동범이나 박철민, 전준홍, 정석용의 문제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이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물론 정석용의 연기는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매우 만족스러울정도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솔직히 10억에서 나오는 모습이 아까울 정도로 말입니다.

 다만 문제는 스토리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일단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추리보다는 추격전에 맞춰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의 특성상 액션적인 면모에 어느 정도 치중을 해야 할 것은 사실입니다만,이 영화에서는 분명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선을 지키지 못합니다. 덕분에 추리도 죽어버리고, 심지어는 추격전도 그다지 흥미진진하지 못합니다. 전반적으로 힘이 빠지고 말았다고 할 수 있죠.

 더 큰 문제는 이 영화가 학원물이라는 테마를 너무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이야기가 엉망으로 꼬이기 시작하죠. 일단 전반적으로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뜬금없는 대사야 그냥 그렇다고 치죠. 한국 영화에서 이런 문제야 한두번 나온것도 아니고,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비일비재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 대사가 결국에는 이 영화가 학원물이라는 면에서 나오기 시작합니다. 일단 추리를 하면 추리에 집중을 하고, 긴박감을 형성을 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호흡조절을 할 필요가 있죠. 하지만 이 호흡조절을 학원물이라는 테마에 고정시키다 보니 오히려 산만해지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이 영화에서는 일종의 기시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 영화의 기본 테마가 일본 만화 좀 보신 분들이라면 스쳐지나가는 그런 부분인데, 실제로 영화에서도 그러합니다. 덕분에 국내 실정에 맞췄다고 조정을 해 놓은 부분이 완전히 붕 떠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만 영상은 꽤 괜찮습니다. 마치 셀프카페라로 찍은듯한 화면은 생각보다 꽤 괜찮게 조정이 잘 되어 있죠. 이런 카메라 각은 아무래도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각이라고 할 수 있죠. 배우들읭 연기가 심하게 드러난다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긴박감을 표현하기에는 적당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건 극히 일부일뿐, 거의 모든 영상이 힘이 빠집니다. 특히나 앤딩 부분은 청춘물로 급선회를 해버리는 화면 덕에 아주 혼란스러운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매우 아쉬운 영화입니다. 참신하고, 꽤 괜찮은 시도라고 할 수 있었는데, 총체적인 스토리 문제로 인해서 영화가 붕괴했다고 할 수 있죠. 같은 소재로 해서 차라리 TV 드라마를 만들었으면 하는 스타일로 가버리고 말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