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 결말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너무 먼 길을 돌아가는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번 국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를 정면으로 통과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꽤 많은 분량을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죠. 사실 몇몇 영화들은 재상영에 가까운 것들이어서 그 지점을 노리고 보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재상영관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극장에서 보려고 하는 작품도 꽤 됩니다. 사실 이런 영화제의 최대 묘미는 앞으로 극장에서 하기 힘들 것이 확실한 영화들을 보는 데에 더 있으니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작품에 관해서 가장 아쉬운 이야기부터 하자면, 이 작품의 앞이라고 할 수 있는 스패셜 드라마를 보지 않는 한은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물론 전 영상물 기준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원작을 읽은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기는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본 중에 이런 문제를 안고 가는 물건들이 몇 가지 있기는 한데, 이 정도로 문제를 직접 들고 나와야 하는 경우는 일본 영화에 거의 한정 되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인데, 극장판의 범주는 결국 영화라고 보기 때문에 이야기의 기준을 영화로 잡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작품에 관해서 제가 항상 문제 삼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영화판만의 매력을 제대로 분리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영화에서 상영하는 극장판은 결국 드라마나 애니의 연장인 경우에는 결국 대부분이 극장판만의 매력을 완전히 분리 해 내는 쪽에서는 그다지 매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이는 결국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작품들을 먼저 봐야 한다는 묵언의 압박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런 구조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화관이 일종의 대답이라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팬들에 사랑에 대한 대답으로서 영화관이 등장한 겁니다. 솔직히 이 상황이 아주 달가운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저같이 사전 정보라고는 몇 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일본의 작품 특성상 원작을 본 사람들은 이미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에 관해서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본도 거의 각색을 안 하는 듯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영화에 맞는 지점을 만들어 내야만 하기 때문에 결국 어느 정도는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 각색이 심한 편은 아닙니다. 애초에 일본 작품에서 각색이 심하다는 이야기는 제가 본 영화 내에서는 없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죠. 이 문제를 어느 정도 감안하는 데에 해결점이라 하기에는 웃기는 일이지만, 이 영화는 적어도 원작을 읽고 가면 아주 크게 흔들리는 부분은 없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영화 자체의 완결성 자체가 크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영화 자체가 일종의 완결성을 지녀야 하며, 모든 것들이 극장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요 덕목으로 보는 저로서는 점수를 깎고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간에, 이 문제를 모두 감안을 하고 보기 시작하다면, 사실 이걸 감안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고 말을 말을 해야 하지만, 이 영화가 그 문제를 벗어나기 시작하면 생각 이상으로 매끄럽게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면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 캐릭터가 여기까지 온 부분들이 대체 무엇이었느나 하는 점에서 시작점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적어도 한 사건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에 관해서는 나름 괜찮은 진행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죠.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 한 사람이 얼마나 나쁜놈인가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나쁜놈을 보여주는 방식에 관해서 이 작품에서는 드디어 특정 사건이 진행이 되고, 거기에서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 모습들로서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그 사건으로 인해서 슬슬 표출 되기 시작하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자, 그 사람들이 앞으로 겪을 일에 대한 서곡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이런 사건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사건은 슬슬 어떤 이륻레 관해서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에 관한 단서가 되기도 하며, 동시에 이 상황에 관해서 성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과도 상당히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 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여러 에피소드가 슬슬 성격을 드러내는 주인공이자 악당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이 작품에서는 에피소드가 일으키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으며, 스토리와 캐릭터가 상호작용을 일으켜, 다음 이야기에 슬슬 주인공의 성격으로 인해 사건이 더 참혹하게 변해가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야기의 특성상 굉장히 단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그리고 강도 높은 사건들이 줄줄이 발생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가 얼마나 점진적으로 진행이 되는가 하는 점이죠.

 
문제는 이 상황이 그렇게 매력이 없다는 겁니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지만, 장편을 영화화 한다는 것은 골치아픈 문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유명한 소설이 영화화 되는 경우에는 정말 피곤한 문제가 등장하게 되는데, 영화에 맞지 않는 부분을 전부 덜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책에서는 정말 유명한 부분이기 때문에 영화에 맞지 않아도 삽입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등장하게 됩니다. 보통 이 지점에서 아무리 못해도 변주를 하게 되는데, 일본 영화는 그 내용이 정말 최소한의 각색을 거쳐서 그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제가 치명적인 이유는 결국에는 이야기의 집중도와 직결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집중이 안 되는 순간부터는 결국 관객들 마음에서 멀어지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며,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야기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매력이 있다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과는 대단히 거리가 먼 라인을 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그 문제가 점진적인 사건의 변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이렇게 이렇게 해서 이렇게 이렇게 되었다 라는 인과관계에 관한 집착이 엄청납니다. 이 집착의 핵심은 결국 모든 일들이 관객에게 얼마나 치밀한 감정으로서 다가가는가 하는 것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주장을 하고자 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지점은 나름대로 성공적일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이 상황에서 관객에게 감정의 점프를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은 안 해도 될 테니 말입니다. 너무 늘어진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죠.

 
영화 이야기가 늘어진다는 것은 결국 지루해진다와 같은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은 굉장히 급격한 마무리로 이어지는 것과 너무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면들이 있기도 합니다. 약간 미묘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작품은 그 감정의 점진적임을 클라이맥스가 모두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이상한 지점을 드러내는 겁니다. 작품에서 뭔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있는게, 그 방대한 설명을 모두 필요로 하는 식으로 결말을 구성해 놨다는 것이죠.

 
이는 상당히 미묘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화를 오히려 괜찮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 해야 하는가를 마지막을 미리 써넣고, 거기에 다 짜맞춘 영화라고 말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솔직히 이 문제는 굉장히 복잡하게 되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에는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인데, 여기서는 마지막이 취향에 맞는가 하는 점과 대단히 밀접한 결과가 있습니다.

 
여기서 들어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말 할 수 없는 부분으로 가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분명 대단합니다. 제가 본 웬만한 고어영화만큼의 파괴력을 지녔고, 또한 이 영화에서 감정적인 최고점을 정말 제대로 찍어내고 있습니다. 모든 보상이 여기에 있고, 그동안 뭐가 이해 안 되었건 간에 여기서 다 마무리가 된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그 보상의 지점으로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하고 지겹습니다.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너무 늘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죠. 게다가 뒷 설정에 관해서 일부러 너무 많이 넣어버린 흔적도 있고 말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 하려면 한도 끝도 없지만, 결국에는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과하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모든 이야기는 결국 이야기의 과잉과 관계가 되어 있으니까요.

 
웃기는건, 감정의 과잉은 또 없다는 겁니다. 이 작품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죠.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설명을 넣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에 동조하라고 영화가 일부러 감정을 먼저 넣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는 것은 또 아니라는 점에서 영화의 매력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이야기 되는 대부분의 매력은 결국 이 지점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의외로 이 덕에 영화가 좀 지루해 질 지언정, 관객과 갈라서는 문제까지 흘러가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고 말입니다.

 
여기서 보여주는 감정은 대단히 절제된 모습입니다. 등장 시킨다고 하더라도, 이 것은 관객에게 관찰의 대상으로서 등장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관객에게 억지로 떠먹이는 감정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이야기에서 뭔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관객은 스스로 분별을 해서 그 문제에 관해 이 영화가 과연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에 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관객은 그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 역시 느낄 수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캐릭터들 역시 이런 지점에서 이야기 될 수 있는 강점들이 충분이 느껴지도록 이야기에 들어가 있습니다. 덕분에 이야기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다시 본 궤도로 올라갈 수 있는 안전 장치들이 캐릭터의 성격에 내장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 강점으로 인해 기묘하게도 어떤 캐릭터에도 마음을 붙이는 것이 불가능 하지만, 캐릭터들의 움직임에서 영화적인 재미를 느끼는 것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앞서서 말 한 클라이맥스는 그 재미를 극대화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클라이맥스는 대단히 강렬한 진행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잔혹하기는 하지만, 심리적인 잔혹함이 더 강하게 구성이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에는 영화 속의 모든 것들이 정리 된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이 정리법이 대단히 폭력적이며, 인륜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극명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재미가 대단히 강렬해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하지만, 추천하기는 애매한 영화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많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형성 과정 초반이 빠져 있다는 것이 치명적인데다, 생각 이상으로 이야기가 늘어지는 경향이 강합니다. 원작 팬이시라면, 아니면 적어도 일본에서 방영했다는 스페셜 드라마를 찾아 보시고 영화관에 가면 그럭저럭 만족할 영화가 될 겁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어둠 속에서 마지막 장면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덧글

  • ようこ 2013/07/25 04:25 #

    이 책이 영화화되는군요!!!
    책 읽고 ' 간만에 도라이 책이네 ' 했었는데...
    기대되긴 하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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