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까지 21일 - 이 것은 '해피 엔딩'의 극단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합니다. 게다가 이번주에는 영화가 그다지 많지 않더군요. 다음주 예정작이 좀 많던데, 생각 이상으로 한가하게 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2주동안 이렇게 지나가고 있는데, 나름 괜찮더군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여파를 격고 있는 저로서는 그 다음주까지 영화가 넘치는 경우는 솔직히 달가운 상황도 아니었고 말입니다.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그나마 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고 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말 해서, 제가 이 영화에서 기대한 것은 사실 코미디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바로 스티브 카렐이었기 때문이죠. 얼마 전에 오피스를 다시 접한 것도 있고, 저희 집에 스티브 카렐이 나오는 블루레이는 오직 겟 스마트 하나이다 보니, 아무래도 전 코미디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아무래도 특성상 코미디 영화에 주로 강한 모습을 보이다 보니 이런 면을 더 기대한 부분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가 정극 연기를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일례로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인 호프 스프링즈는 코미디이기는 했지만, 스티브 카렐은 전혀 웃기는 역할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로 웃기는 사람은 분위기로 미묘한 면을 자아냈던 토미 리 존스와 메릴 스트립이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그 이후에 뭔가 정극을 이야기 하는 데에 있어서 슬슬 스티브 카렐을 한 번 다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드디어 이 작품으로서 스티브 카렐의 정극을 본격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영화가 웬만한 영화보다는 코미디성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데에서 이런 이야기가 시작되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세상의 종말을 다룬 작품인데다, 그 속에서 두 사람이 좌우충돌하는 여행을 보여줄 거라고 기대를 한 면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좌충우돌하는 사람은 스티브 카렐이 전혀 아니고, 오히려 그 상대역인 키라 나이틀리가 일을 치고 다니는 경향이 강합니다. 물론 스티브 카렐의 유머 스타일은 남이 친 일에 휩쓸려서 허둥대는 방향으로 주로 설계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죠.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특성은 일반적인 코미디의 그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약간의 유머가 가미된 두 사람의 로맨스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성 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상당히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한데, 요새는 그런 무거운 소재를 지나 정말 미친 분위기를 보여주는 코미디도 많은데, 이 영화는 그 미친 느낌이 드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죠.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결국 드라마입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점은 사실 둘 다 이 지점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배우들이라는 겁니다. 키라 나이틀리는 사랑 이야기에 간간히 나오면서도, 이런 가벼운 느낌이 확실히 드는 사랑 이야기는 한 적이 없고, 스티브 카렐은 사랑 이야기에 간간히 나오면서도, 주로 상당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상황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는 둘 다 굉장히 가벼운 사랑을 다루지만, 정작 아주 코미디로 가지는 않는 상황으로 영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지점에 관해서는 걱정이 되는 부분들도 꽤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몇 가지 것들을 상당수 포기하고 간다는 의미에 가까우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웃기는 것들이나 심각한 면들을 완전히 포기하고, 대신 두 사람에 완전히 집중하면서, 이 두 사람이 어떻게 마음이 닿는가 하는 점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들에 관해서 굉장히 무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가는 영화의 외적인 면을 가지고 영화를 진행 하면서, 이 속에서 결국 영화의 편안한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끌고 나오고 있는 셈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영화의 소재는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라는 겁니다. 세상이 멸망한다는 이야기는 누가 들어도 그다지 기쁜 이야기는 아닐 테니 말입니다. (물론 몇몇 바라는 분들은 있지만, 그 양반들은 빼기로 하죠. 멸망 노래를 부르지만, 정작 때 되면 도망갈 사람들이라 말이죠.) 솔직히 이 문제에 관해서 영화가 가벼워 질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웃기는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 문제에 관해서 잘 피해가는 힘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세상의 마지막을 다루는 모습은 초반에 몇몇 화면들 빼고는 그다지 세상이 뒤집혀 보이는 모습은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히 평온하고, 나름대로 대비를 하거나, 아니면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이 준비라는게 상당히 기묘한 모습들로 나오는 사람들도 있기는 합니다. 이 영화의 재미라면 바로 그 모든 에너지를 이야기 하는 것을 상당히 재미있게 구성하고 있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이 문제에 관해서 영화는 재미있게 다룬다는 것에 관해서, 영화에서 정말 소소하게, 그리고 한 개인의 이야기에 맞게 다시 이야기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개인의 방식은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보여주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개인들이 뭔가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런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못브은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동시에 영화 속의 상황을 관객에게 상기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장면은 각자 선택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보다는 그 다음이라는 것, 그러니까 세상이 망하고 나고 난 이후에 뭔가 다른 것을 해 볼 수 있으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지금 당장 세상이 멸망하니,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자신들은 그 전에 못해봤던 것들을 즐기겠다는 결심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다양한 이야기 덕분에 세상에 이 두 사람만 있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면도 있다고 할 수 있고 말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부차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궁극적으로 두 사람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으로 가는 연결점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상당히 독특한 것들은 결국 그 두 사람의 감정이 어디까지 가는가 하는 일종의 단서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만큼의 이야기의 방향을 설정을 하는 데에 성공을 했고, 결국에는 이 모든 상황에서도 결국 사람들이 뭔가 할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은 두 사람에게 집중되고, 동시에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굉장히 위트있게 전달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약간 미묘한 점이라고 한다면, 이 둘의 이야기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예상에서 벗어나는 점이라면, 억지로라도 이 영화의 배경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영화는 워낙에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 상당히 소소한 느낌을 가지고 가기 때문에 이야기가 약간 평범해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스티브 카렐이 맡은 캐릭터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평범하게 사는 한 남자이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버린 아쉬움이 있는 남자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세상의 마지막에 오히려 혼자 남은 사람이 되어 버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영화는 그 문제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그의 마음이 얼마나 공허한지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공허함으로 인해 오히려 여주인공이 들어 올 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여주인공의 특징이라면, 사랑이라는 것에 관해서 굉장히 가볍게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도 헤매는 중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행둥의 묘미라면, 결국에는 이 딱지로 인해서 과거 사람들이 얼마나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지, 그러면서도 그녀가 그 행동에 관해서 왜 욕을 들어먹지 않아도 되는지에 관해서도 나름 설명을 해 준다는 겁니다. (사실 그 여주인공의 상황만 봐서는, 거의 어장 관리 급이기는 합니다만 이게 의도한 면이 아니라는게 확실해 지면서 용서가 되는 것이죠.)

 무튼간에,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 자체는 그다지 놀라울 것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이 점점 더 서로에게 이끌리고, 동시에 이 미래에 관해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에 관해서 상당히 고민을 하게 되는 면도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는 결국 그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사랑의 과정 자체가 상당히 가볍고 재미있게 구성이 되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실 이 두 사람의 사랑 과정은 관객들은 이미 대다수가 눈치 채고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정작 화면 속에서 두 사람은 눈치를 못까는 상황이 된 것이죠.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그다지 놀랍다고는 할 수 없는게, 웬만한 영화에서 다 다루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밉지 않은게, 결국에는 이 둘이 왜 그래야 했는가에 관해서 여러 가지 설명을 상당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영화가 너무 질질 끌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에너지는 결국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이 얼마나 기쁜 것인지, 리고 이 마지막에 두 사람이 얼마나 멋지게 어울리는지에 관해서 영화가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에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비록 영화의 끝에 모두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적어도 이 두 사람은 그 끝에서 행복을 찾았다는 사실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점 까지는 갔다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도 유머가 들어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스티브 카렐은 이 영화에서 가볍게 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고, 그 유머를 어떻게 절제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 좀 더 웃겨야 하는지에 관해 정말 정확하게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에는 영화에서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지 역시 상당히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 덕분에 관객들은 그 재미를 좀 더 잘 느끼는 것들도 있고 말입니다. 이런 상황은 독특하게도 키라 나이틀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잘 만든 영화입니다.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 설계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영화이며, 상당히 거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를 소소하게 이끌어 가는 재능이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미친 듯이 웃기는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그 지점을 기대하고 가시면 실망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점 외에 넓은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상당히 편안한 영화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충분히 재능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