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 - 변하는 세상, 그것을 지켜보는 남자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번주는 정말 무시무시한 주간입니다. 지금 제가 리뷰 오프닝만 세 개 쓰고 있는데, 과거 영화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심지어는 애니메이션도 엄청난 놈이 예정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방어가 도저히 안되는 관계로 과감하게 실사 영화 위주로, 그리고 주로 제 취향에 맞는 영화 위주로, 그리고 신작 위주로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상황이 좋다면 더 보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지금 추이 봐서는 그렇게 하기는 좀;;;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몇 가지 있기는 합니다만, 다른 것보다도 이 영화를 보겠다가 마음을 먹은 이유는 배우진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배우라고 한다면 역시나 포레스트 휘테커죠. 연기적으로 살짝 과잉이아른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오는 연기에 관해서 크게 불만이 생기지 않는 배우이니 말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영화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정말 도가 튼 배우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오는 배우는 이 사람 하나만이 아닙니다.

 일단 눈에 띄면서 웬지 영화를 기대하게 만든 배우들의 명단만 이야기 하자면, 존 쿠삭, 로빈 윌리엄스, 알란 릭맨, 제인 폰다 정도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제임스 마스덴이 이름을 올렸고, 심지어는 테렌스 하워드 역시 이 영화에 이름을 올린 상황입니다. 쿠바 구딩 주니어도 나오는데 쿠바 구딩 주니어의 경우는 뭐랄까, 영화 선택의 폭이 매우 넓은지라 기대를 하게 만드는 배우와는 살짝 거리가 있는 편이어서 말입니다.

 물론 기대를 하게 만드는 배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 미묘한 느낌을 주는 배우들도 있는편입니다. 헝거게임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던 레니 크라비츠를 비롯해서 오프라 윈프리 (그 오프라 윈프리 맞습니다.), 알렉스 패티퍼, 리브 슈라이버,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같은 배우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나올 수 있어 보이는 배우들은 거의 다 나왔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이 외에도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고 말입니다.

 다만 이 영화의 감독이 매우 미묘한 편입니다. 제가 이 감독의 전작은 페이퍼보이 하나만 본 상황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뭔가 매력이 있다고 하기에는 약간 미묘해서 말이죠. 영화제 기간에 봤던 기억이 나는데, 나름대로 느낌이 있는듯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자체가 강렬하다고 하기에는 또 미묘한 구석이 있기도 해서 말입니다. 이런 경향으로 보자면 이 영화는 실상 지금 이 영화 한 편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기대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제작자로서 몬스터 볼이라는 영화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고, 또한 미국에서도 평가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영화라 말입니다. (물론 미국 평가가 좋다고 해서 국내에서도 잘 될 거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평가가 서로 반대가 되는 경우도 정말 수도 없이 많으니 말이죠.) 말 그대로 배우진과 이런 저런 평가가 영화를 기대하게 만든 이유라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모든 것들에 관해서 굉장히 많은 기대를 건 셈입니다.

 하지만 리뷰 들어가기 전에 이런 영화에 관한 소회를 하나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이 영화를 퇴근길에 봤습니다. 몸살이 난 상태에서 거의 극장 의자에 널려서 본 상황이죠. 다음날로 옮기려 했습니다만, 집 근저 극장은 심야 상영밖에 없고, 먼 거리에 있는 극장 역시 상영 타임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인지라 도저히 맞출 수가 없더군요. 웬만하면 이런 영화를 위한 자리도 좀 제대로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겪었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바로 다음 타임에 ‘다른 극장으로 가서 본’ 리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본의 아니게 서울 유람을 하게 되는 상황인데, 이 시기에는 이런 영화가 속출합니다. 아무리 작품 밀어내는 기간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한 사람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그의 인생과 주변의 일들이 어떻게 얽혀가고 있는가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한 흑인이 농장에서 도망쳐서 집사로 일하게 되고, 그 집사의 경력을 살려 백악관에서 일하는 이야기죠. 물론 이 영화에서 백악관은 절대로 종찾지가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백악관은 흑인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자, 또 다른 치열한 전쟁터이니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결국 그 백악관에서 일을 도와주는 버틀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이쯤 되는 이야기에서 가장 걱정이 되는 점이라면 아무래도 배우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바로 포레스트 휘테커입니다. 마누라 역할로는 오프라 윈프리가 나오고 있는 상화이죠. 이 두 사람이 가장 애매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의 여왕이기는 하지만 극장에서, 그것도 와이드 릴리즈 되는 영화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걸리고, 역으로 포레스트 휘테커는 전반적으로 그 불꽃같은 연기가 이번에는 좀 사그라들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포레스트 휘테커는 열정 과잉이라는 느낌이 잘 어울리는 연기를 주로 해서 말이죠.

 이게 걱정이 되는 이유는 결국에는 영화에서 가장 중심에 나오는 두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포레스트 휘테커라는 배우 자체가 원톱에 가깝게 나오기는 합니다만, 그 옆의 마누라 역에 오프라 윈프리가 있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불안한 것이죠. 다행히 이 불안은 기우로 끝납니다. 포레스트 휘테커의 연기는 절대로 허투루 지나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열정이 넘치는 역할을 보여주고 있지도 않습니다. 말 그대로 버틀러로서의 조용한 모습과 집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을 잘 병행해서 보여주고 있죠. 어찌 보면 직업적인 모습과 평범한 모습을 같이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오프라 윈프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서 오프라 윈프리는 약간 느릿한 어투를 구사하는데, 작품 자체가 흑인 특유의 영어를 상당수 구사하는 만큼 시끄러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상당히 정숙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물론 연기가 아주 좋다고 말 하기는 힘들죠. 하지만 포레스트 휘테커 옆에 서서 연기가 뻣뻣하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는 아니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둘의 앙상블 역시 나름대로 볼만하고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표현하는 것은 결국에는 흑인이 차별받던 시절에 미국의 정치력의 중심을 계속해서 보고 있던 흑인의 이야기라과 할 수 있습니다. 그 흑인은 말 그대로 정치의 핵심을 볼 수는 있지만, 그 정치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려고 하지는 않죠. 이는 과거에 그가 겪었던 일이 관계가 되어 들어가는 부분이며, 동시에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테마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지금 먹고 사는 일에 치이는 것과 흑인의 권리 문제로 도전하는 상황에 관해서 상당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는 결국에는 방관자적인 시선입니다. 심지어는 자기 일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뭔가 역할을 하는 것은 보고있는데, 그 역할에 관해서 뭐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지금 당장 보여주고 있는 것은 결국 아직까지는 그에게 너무 먼 이야기로 등장을 하게 됩니다. 이런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부분은 결국 그의 아들이라는 존재가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아들이라는 존재는 아버지와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말 그대로 행동하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죠.

 다만 이 행동이라는 것은 미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계속해서 감옥에 가고, 동시에 사회에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물론 당대 이야기입니다. 노예제가 철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부에서는 흑인이 앉는 자리와 백인이 앉는 자리가 따로 있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보여지는 몇 가지 차이라고 한다면, 주인공과는 달리 아들은 행동을 하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과하게 흘러가는 면도 상당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이면에는 철없는 모습도 같이 들어가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가 무엇이 좋고 나쁘다 라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주인공은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자신이 흑인으로서 백악관이라는 곳에서 열심히 일 하는 사람으로 정당한 댓가를 받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도 같이 보여주기는 합니다. 다만, 이 댓가에 관한 부분은 약간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죠. 이 영화에서 몇가지 문제가 있다고 했을 때 이 부분이 직접적으로 이야기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인간사적인 면과 함께 대통령의 모습이 같이 드러나게 되며, 그리고 그 대통령의 정책이 영화상에 등장하면서 역사적인 부분 역시 같이 동작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상에서 흘러가는 이야기는 결국 이 모든 아이디어를 계속 교차해서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다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이 영화가 흐름에 관해서 아무래도 밋밋하고 너무 늘어놓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관해서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 흑인 운동은 어찌 보면 인권 운동의 가장 원형적이고 가장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 운동에 관해서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피곤하게 드러내는 모습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운동의 양상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평이하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죠. 이 상황에서 주인공의 가족을 가지고 영화의 기승전결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부분도 보이는데, 이 역시 여의치 않게 등장하고 있고 말입니다.

 이는 결국 영화 자체가 힘이 빠진다 라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 문제는 결국 영화 자체가 너무 길게 진행이 된다고 느끼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제 몸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 장면들이 왜 등장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관객들이 이해를 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을 충분히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에서 불필요한 장면을 골라내라면 정말 몇 개 없습니다. 어떤 사회운동읩 발전상을 보여주는 데에 어느 정도 감정적인 부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여기에 개인적인 부분들을 넣음으로 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결국 이 지점에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는 관객들에게 매우 큰 울림을 선사하는 지점까지 잘 가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와중에 등장하는 주인공 외의 캐릭터들 역시 감정적으로 꽤 받아들일만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외인 점이라면 이 영화에서 스쳐지나가는 대통령들에 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는 듯 하면서도 의외로 영화를 주무르는 데에 있어서 대통령들의 특징을 굉장히 잘 살려냈다는 겁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틀에 박힌 부분들이 몇 가지 보이고 있기는 하죠. 특히나 닉슨에 관한 부분은 좀 애매하게 다루는 것도 사실입니다. 캐네디에 관해서는 나름 참신했지만 말입니다.

 제 결론은, 일단 나름 볼만한 영화라는 겁니다. 영화가 살짝 길다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이해가 힘들거나 아니면 극도로 지루한 영화는 아닙니다. 인간의 존엄성에 관해서 나름대로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영화이고, 미국에서 흑인 사회라는 지점을 다루면서도 한 개인에 관해서 역시 나름대로 재미있게 잘 버무려 놓은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영화 내내 배우들을 보면서 이들을 알아보는 재미도 나름 있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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