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 산산조각이 난 사람들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리뷰때문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리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는 했지만, 몇번의 선례로 인해서 그냥 넘어가도 크게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블로그에 관련된 문제도 있고, 그리고 이래저래 예매에 관해서 고통스러운 상황을 좀 겪은 관계로 결국 열이 뻗쳐서 쓰게 되었습니다. (다른것보다 미국판의 주말 개봉 관련해서 전부 퐁당퐁당이던;;;;)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작품에 관해서는 길게 설명하는 것 보다는 그냥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이 작품에 관해서는 좋은 글들이 정말 많이 나와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들이 분석되어 세간에 공개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할 이야기가 많은거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전 이 영화를 극장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 세대고, 얼마 전 10주년 기념 재상영때는 제가 시간을 못 맞추는 불상사가 같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원작만화를 가지고 이야기 할만한 부분이 많은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원작 만화는 분명히 나름 잘 만든 작품이기는 하지만, 올드보이가 가져온 것은 제목과 일부 설정에 관한 부분들이 다이고, 그 외의 것들에 관해서는 영화 오리지널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다, 작품성이 아주 좋다고 말 하기도 미묘한 구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만화책을 읽기는 했습니다만 생각만큼 그렇게 재미있게 다가오는 작품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결국에는 영화 자체를 오리지널로 보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만큼 박찬욱 감독님의 이 영화는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화 하는 데에 커다란 영향을 준 작품이니 말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 공동경비구역 JSA라는 걸출한 작품의 감독이기도 했습니다만, 올드보이는 박찬욱표 영화라는 말을 하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죠. 물론 복수는 나의 것 같은 작품 역시 평가가 나름 좋은 편이기는 합니다만, 올드보이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죠.

 다만 박찬욱 감독님의 최근 성향은 점점 더 예술에 가까운 분위기로 가고 있기는 합니다. 친절한 금자씨는 트렌드를 형성하고 어느 정도 흥행을 하는 데에 성공을 했지만, 그 이후에 나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경우 평가는 그럭저럭이었는데 흥행에서 별로 재미를 못 본 케이스가 되었죠. 이후에 테레즈 라캥을 베이스로 하여 매우 독특한 뱀파이어 영화를 만들어낸 전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취향을 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나온 스토커는 제 입장에서는 꽤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말이죠.

 아무튼간에, 올드보이가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고, DVD로 세 번이나 출시가 되는 호황을 맛보면서도 그동안 국내 극장가나 TV에서 제대로 나오기 힘들었던 이유는 결국 꼬이고 꼬인 판권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10년만에 이 판권 문제가 정리가 되고 다시 재개봉을 했었던 것이죠. (이 덕분에 블루레이 역시 출시 예정에 있습니다. 전 돌고 돌아 DVD 시대를 건너뛰고 제대로 정식 출시된 블루레이를 사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중이죠.) 물론 이 영화 역시 블루레이로 지금 현재 나와 있습니다만, 모 업체가 판권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출시한 성의 없는 판본입니다.

 국내 상황은 혼란스러운 가운데 해외로 팔려나간 판권 역시 이 사람 저 사람 손을 탔습니다. 그 이야기는 미국판 리뷰때 자세히 하기로 하고, 결론부터 말 하자면 결국 스파이크 리 라는 괜찮은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만들 때마다 논쟁에 휩싸이는 감독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배우들의 경우는 꽤 좋은 편이기는 했지만 말이죠. 물론 북미 흥행 역시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국내에 개봉이 되는 이유는 단 하나, 원작이 국내 것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따지면 엽기적인 그녀 미국판은 국내 개봉도 못 해본 케이스가 됩니다.)

 올드보이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제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대수라는 양반이 영문도 모르고 사설 감옥에 15년 동안 감금되어 있다가 어느 날 풀려나게 되고, 자신을 감금한 사람을 찾기 위해 돌아다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와중에 어떤 여자도 하나 만나게 되고, 자기 친구도 죽게 되는 둥 여러 가지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또 다른 비밀 하나가 밝혀지고, 결국 주인공이 무너지는 이야기까지 진행되게 됩니다.

 이런 구조적인 면모만 따지게 되면, 이 영화는 전형적인 미스터리의 표본입니다. 일종의 범죄가 일어난 상황에서 그 범죄에 관해 조사를 한다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조사 과정에서 슬슬 밝혀지는 자신을 가둔자에 대한 과거 같은 것들도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진행이 되는 과정에서 슬슬 실체에 접근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동시에 그 일의 여파가 현재의 사건을 만들고, 그 사건의 경과로 인해 또 다른 결과가 나오는 모습을 굉장히 유기적으로 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를 그냥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라고 접근을 했을 때 이 유기적인 스토리는 관객들을 영화에 끌어들이는 데에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기본적으로 순차적으로 진행 되다 조사 결과에 관해 약간의 플래시백이 들어가는 만큼, 관객들은 모든 상황을 시각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죠. 게다가 이 영화는 그 속에 굉장히 다양한 감정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사되고 있는 사건과 연계된 감정과 연계되지 않은 감정 모두를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덕분에 사건에 관해서 관객들이 흥미를 느끼면서도 이야기 자체의 미스테리에 관해 크게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부분으로 작품이 진행 되고 있습니다. 이는 관객과의 매우 명확한 교감으로서 발생되는 부분이기도 하며, 동시에 이 강렬함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이야기의 당위성이 관객의 마음 속에 제대로 들어가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 미스테리의 느낌 역시 관객에게 충분히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있고 말입니다.

 다만 이 영화가 오직 미스테리로만 해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여러 사람들의 감정에 관해서 올바로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사건을 해석 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동시에 이 사건의 해석 방향에 관해 공감이 일어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상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스터리와 관계가 없는 몇몇 지저멩 관해서 영화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죠.

 물론 후반에 가서 엮이기는 합니다만, 영화 속에서의 감정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 영화 내내 보여주고 있는 감정의 핵심은 결국 주인공의 감정과 그 주인공과 충돌하는 상대편의 감정의 합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영화는 이 둘을 명확히 구분 하는 듯 하면서도 어느 순간에 서로 뒤섞는 힘을 발휘합니다. 그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말입니다. 영화에서 이 감정들은 결국 굉장한 허무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기도 하고 말이죠.

 이 상황은 오대수라는 캐릭터가 겪는 일들이 중심축으로 진행됩니다. 오대수는 이 영화에서 어찌 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기는 했지만 본인이 남을 억울하게 한 일도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을 하게 되죠. 그리고 그 속에는 또 다른 복수심이 살아나게 되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또 다른 감정들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이 감정들은 앞서 길게 이야기 한 미스터리와 명확한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이 감정은 결국 일종의 영화적인 기복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전반적인 감정의 발전상은 결국 오대수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 성격을 드러내주면서도, 그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척도가 되기도 하고, 그리고 영화 자체를 매우 흥미롭게 해주는 구조적인 특성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이 감정선의 경우는 주인공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이우진이라는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고, 그 외의 캐릭터 역시 이런 면들이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이우진의 캐릭터는 굉장히 악당같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과거에 가장 큰 피해자의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서 영화는 일종의 동일시하는 부분과 혐오에 관한 부분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게 흔히 말 하는 동족 혐오라는 스타일까지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영화가 진행되는 데에 있어서 영화 전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연계되어 적용되어 있는 상황이죠.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뒤섞이는 데에서 결국 캐릭터들의 기묘한 동질감이 관객에게 전달되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뚜렷한 악역도, 선인도 거의 없는 영화에서 영화 전체가 보여주는 감정은 매우 명확한 듯 하면서도 순식간에 혼돈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감정은 어떤 면에서는 모호하지만, 적어도 보는 입장에서 그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만큼은 굉장히 강렬하고 명확한 편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적어도 이 상황이 어떤 것이다 라는 생각을 정확하게 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상당히 독특한 모습을 가져가게 됩니다. 사실 영화가 의외로 가볍게 그리고 있는 부분들도 상당수 있죠. 하지만, 가볍다고 해서 영화에서 중요하지 않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들은 영화 내에서 일정한 시각적 강렬함과 상징 사이를 오가고 있고, 결국 그만큼의 에너지로 인해 영화가 대단히 일정한 느낌을 가지고 진행된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 자체에 기묘한 교감을 느끼게 되고 말입니다.

 이런 것들을 최종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역시나 시각적인 비쥬얼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그림이나 벽지같은 일정한 것들 뿐만이 아니라 역사에 길이 남을 격투 장면들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시각적인 모습들을 동원해 영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시각적인 힘을 통해서 영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인해 관객들은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해서 좀 더 많은 감정적인 동조와 강렬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외에 더 많은 말들을 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가 공개된 때는 미국에서 데어 윌 비 블러드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같은 작품들이 줄줄이 쏟아졌던 시기에 비견될 만큼 국내에서 매우 강렬한 작품들이 나왔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그 당시에 도약대라고 말 할 수 있었던 영화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해당 연도에 살인의 추억과 장화 홍련이 같이 개봉했으니 말 다했죠.) 못 보신 분들이라면 일단 국내판부터 보시는 것이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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