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은 이미 듣기는 했습니다만, 솔직히 진짜 나오리라고는 생가곧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작품이라서 말이죠. 사실 지금 개봉한다는 것도 그렇고, 예고편도 웬지 불안하다는 이유로 영화 자체를 튕겨내는 상화잉 되지 않을까 싶기는 했지만, 결국 튕겨내지 않고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번주에 영화들이 다 상황이 비슷비슷한지라 애매할 수 밖에 없기는 해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물론 감독에 관해서는 제가 알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은 선택 사양이 될 수 없었죠. 그나마 각본가로 참여한 영화들중에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나 콜래트럴,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 같은 영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각본가가 영화를 무조건 잘 만든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이미 단련되어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할 말이 없죠. 대신 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든 것은 배우입니다.
전 아론 에크하트라는 배우를 굉장히 좋게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아론 애커트라고 발음하는게 맞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발음 문제는 잘 모릅니다.) 참 묘한 배우인데 이 영화, 저 여와에 나오는 듯 하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잘 가지고 가는 배우중 하나인 동시에, 간간히 정말 괜찮은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액션과 로맨스 영화에 모두 출연하는 꽤 재미있는 이력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죠. 물론 제가 아론 에크하트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훨씬 이전에 코어라는 영화와 시간이 좀 지나 나온 땡큐 포 스모킹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일관된 연기를 계속해서 보여주는 상황인데, 주로 부드럽지만 자기 일을 정확히 아는 남자의 분위기로 나오고 있죠. 심지어는 악당으로 출연하는 때에도 이 이미지를 곧잘 써먹곤 하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이번 영화가 좀 달라보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이니 말입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부연 설명이 더 필요하지만 일단 배우 이야기를 좀 더 해야 할 듯 합니다. 특히나 빌 나이라는 배우 말이죠.
빌 나이 역시 상당히 다양한 영화에 가리지 않고 출연하는 타입입니다. 얼마 전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의 아버지 역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문어 뒤집어 쓴 선장으로도 나오고, 타이탄의 분노에서는 헤파이토스역으로도 나왔었죠. 심지어는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에서는 인도의 낡아빠진 호텔에서 적응 못하는 마누라를 데리고 온 남편의 역할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역할에 인물을 소화하기도 하지만, 정말 이 영화 저 영화에 다 나오는 배우이기도 하죠.
아무튼간에, 이 두 배우 외에 눈에 띄는 다른 특징은 거의 없는 편이기는 합니다. 하나 더 있기는 한데,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보게 된 원작 만화입니다. 이 작품은 그래픽 노블이 기반으로, 아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이 기본으로 등장하더군요. 아무래도 원작이 있는 만큼, 적당히 이미지를 빌려 오는데에 성공을 거두기만 한다면, 의외로 볼만한 영화가 나올 거라는 기대를 했던 겁니다. 다만 이 영화가 이미 개봉된 서양권의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 못하더군요.
참고로 북미에서는 이 영화가 그다지 평가가 좋지 못합니다. 올해 첫 대규모 망작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보통 이렇게 뻔한 영화의 경우에 평가가 별로 좋지 못한 경우라면 믿어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죠. (대표적인 케이스로 A특공대가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평가도, 흥행도 그닥이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무지하게 재미있게 봤거든요. 같은 해 개봉한 나잇 앤 데이도 그렇고 말입니다.) 어쨌든간, 이 영화는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 레이더망에 걸린 느낌으로는 웬지 이건 아니다 싶은 영화가 될 거라는 느낌이 더 강했지만 말이죠.
스토리는 정말 뻔합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사람의 시체를 꿰메어 만든 괴물이 악마와의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죠. 이 이상을 이야기 할만한 부분도 거의 없는 상황이고, 이 외의 곁들여지는 이야기들 역시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것들을 가지고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이야기입니다. 말 그대로 길게 설명할 것도 없고, 간단 명료하며, 이 위에 이야기는 말 그대로 액션을 제대로 이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그러헥 하면 영화의 미덕을 살리기는 했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장점을 이야기 하기 전에 배우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듯 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주요 출연진은 어디서 다 본 사람들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로 나오는 주인공인 아론 에크하트나 악당 두목으로 나오는 빌 나이는 물론이요, 이 영화에서 나름 선한 편으로 나오는 미란다 오토나 제이 코트니 역시 마찬가지죠. (참고로 제이 코트니는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에서 맥클레인가문의 아들로 나옵니다.) 미드에서 유명해진 이본느 스트랗호브스키 역시 나오기는 하는데, 이 여자는 제가 잘 모르니 그냥 넘아가죠.
이 많은 배우들에 관해서 할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그게 문제죠. 배우진이 나쁜건 절대 아닙니다. 미란다 오토 같은 배우들은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전적이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미란다 오토의 캐릭터는 거의 통속적이고 수동적인 역할의 끝을 보여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이를 공들여 연기하는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빌 나이는 과거에 보여줬던 악역의 느낌을 그대로 재탕하면서 역시나 공들인 흔적이 없고, 제이 코트니는 같은 대사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론 에크하트는 그나마 무게를 잡고 뭔가 연기 비슷한 것을 하려고 하는데, 솔직히 분위기가 잘 사는 것은 아닙니다. 줄 몇 개 그었다고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라고 우기는 것도 그렇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연기가 캐릭터의 변화를 수반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비슷한 스타일의 연기는 과거에 몇 번 있어왔지만, 그때마다 나름대로의 변화를 줬던 것으로 기억하는 양반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편집된건지 아니면 말 그대로 안 한건지 모를 정도로 아쉽더군요.
주요 출연진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 외의 캐릭터들은 더할 나위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그 외의 캐릭터들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출연 분량이 대단히 적은데다, 영화에서 캐릭터보다는 말 그대로 기능을 살리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만큼 출연분량도 별로 많지 않고 말입니다. 쉽게 말 해서, 기능적인 것 외에는 평가할 건덕지가 거의 없는 출연분량과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그나마의 강점이라면 액션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액션이 정말 계속해서 나옵니다. 물론 아주 특출하거나 확연하게 눈에 띄는 액션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언더월드 스타일의 힘 잔뜩 주고 만든 액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규모의 전투로 해서 뭔가 화려하게 가는 반지의 제왕 스타일도 아니며, 심지어는 육탄전 위주로 가는 본 시리즈의 스타일도 전혀 아닙니다. 뭔가 다른 것이 있다고 말 하고 싶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가지 못하고 있죠. 이 영화의 액션은 그냥 평범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데에 이 액션이 나오는 동안 만큼은 좀 낫다는 겁니다. 액션이 진행되는 데에는 이유가 어느정도 있다는 생각이 들며, 시각적인 볼거리가 어느 정도 충족이 되고 있죠. 하지만, 이것도 흐름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이야기에서 액션이 나오다가 액션의 흐름을 정리해야 하는 지점이 나오면 이 액션을 정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서 잘라버립니다. 뭔가 감정적으로 더 많은 것이 나오겠다 싶은 순간에 액션이 잘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액션에 관해서 좋은 이야기를 할 건덕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액션이 그나마 낫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야기는 더 볼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긴장감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쓸데 없는 방향으로 빠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 심지어는 이야기 자체가 갑자기 방향을 틀고 이상한 곳으로 흘러가는 느낌까지 가지고 간다는 겁니다. 관객에게는 집중력을 대단히 떨어트리는 결과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 영화에서 서브플롯은 결국 영화 속 괴물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동시에 그가 지켜야 하는 것을 발견해 가는 과정과 선의 새력이 이 괴물을 처단하려는 움직임을 막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 영화는 이 두가지 플롯을 더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독특하게 나오는 점이라면, 주인공 외의 선한 세력 역시 주인공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이며 심지어는 적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도 나온다는 겁니다. 그만큼 히어로서의 면모가 상당히 묘하게 떨어지는 주인공이라는 설명도 가능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는 그냥 짜증만 유발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흔히 말 하는 영화에서 개초딩 캐릭터 비슷한게 나오는데, 이 영화 역시 선한 세력이 그 정도 역할밖에 못 하는 분위기입니다. 게다가 이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나머지, 그냥 겁나게 입씨름만 하고, 죽고, 그리고 다시 입씨름 하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차라리 악당 세력처럼 나 악당이오 하고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속 편할 정도라고 말 할 정도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원하는 것에 관해서 두루뭉술하게 넘어갑니다.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도 그렇고, 이 주인공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것도 그렇고, 전부 상황 판단의 산물이라는 식으로 처리가 되고 있는데, 그 문제의 상황이란게 관객에게 다가가는 맛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는 이야기로 때워야 하는 부분이고, 설득력이 있어야만 해결이 되는 부분인데 이 영화는 모든 것이 다 부족한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나마 이야기가 늘어지는 맛은 없다는 점은 좀 낫기는 합니다. 하지만 영화 내내 이야기의 단계와 에너지 조절이라는 것이 상당히 부족한 관계로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매력이 있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확 조여주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미적지근하게 흘러가고 있고, 심지어는 풀어주는 부분에서도 이야기가 확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분위기 그대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끝나버리고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쥬얼이 눈에 들어올 리는 없지만 그냥 몇 자 적어보면, 어디서 많이 봤던 것들을 차용한 느낌입니다. 주인공 그룹은 어려움을 표현하기 위해 먼지 투성이고, 그 반대에 있는 승승장구하는 악의 세력은 최대한 매끈하게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하지만 너무 뻔한 이미지인데다 제대로 구분하는 작업 자체가 거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한 덩어리로 뒤엉켜 싸운다는 느낌이 들게 영화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싸우면 싸우는구나, 만나면 만나는구나 정도죠.
개인적으로는 매우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스토리의 강약 조절 실패, 매력 없는 캐릭터, 매력 없는 이야기, 그저 그런 비쥬얼에 좀 낫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이 영화 안에서 그나마 낫다는 것이지 냉정하게 비교해보면 역시나 그렇고 그런 액션까지 모두 이 영화가 별로 재미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이 영화를 선택하시려는 분들은 심사숙고해보시고, 웬만한거 다 보셨을 경우에만 이 선택하는 식으로 가셔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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