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 최후의 날 - 화산이 모든걸 해결해주실거야 라는 믿음의 완벽히 잘못된 예 횡설수설 영화리뷰

 뭐 그렇습니다. 이런 영화의 경우에 선택의 이유는 정말 간단합니다. 그냥 편하게 즐기려고 선택한 영화죠. 그만큼의 매력만 가지고 있다면 전 크게 불만이 없는 상황이 되곤 합니다. 그리고 그 재미에 관해서 역시 상당히 이야기 할 것도 많고 말입니다. 다행히 이 영화의 감독이 나름대로 그냥 즐겁게 즐기기 좋은 데 까지는 가는 양반이라 이 영화를 기대하게 되는 부분들이 약간 있기는 하더군요. 아무튼간에, 전 결국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간단히 몇가지만 말 하고 지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결국 폴 W.S 앤더슨 감독 때문이었습니다. 이 영화에는 아는 배우들도 꽤 나오는 편이고,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나 독특한 배우들도 꽤 이름을 올리고 있는 편입니다만, 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에는 감독 이름 하나로 충분했죠. 이 영화의 감독인 폴 W.S 엔더슨 감독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감독이자 제작자의 역할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서 대략 느껴지는 느낌이라면, 영화 자체는 스토리보다는 액션에서 더 볼게 많을거라는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가 노리는바도 하나고, 제가 노리는바도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 감독 역시 불안 요소가 몇가지 있는 편인데, 영화 대부분이 고만고만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이벤트 호라이즌의 경우에는 엄청난 공포로 인해 컬트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고,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게임 원작 영화중에 ‘그나마’ 괜찮은 작품중 하나로 기억이 되고 있지만, 그 외의 작품은 거의 다 별로라는 겁니다. (물론 모탈컴뱃도 있지만, 이 작품은 제 취향이 전혀 아니다 보니 뭐라고 하기가 그렇네요.)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1편의 경우도 솔직히 그냥 그런 작품이기는 했습니다. 전설적인 SF 괴수를 가지고 그저 그런 영화를 만들었다는게 중평이었고, 데스레이스는 역시 그냥 그런 작품이었으며, 심지어는 삼총사 역시 솔직히 볼 때는 재미있게 봤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또 보기에는 정말 아쉬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게속되다 보니 이번 작품 역시 걱정이 되는 면이 일정 부분 있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또 하나의 걱정되는 면이라면 이 영화가 원래는 원작 소설이 있으며, 심지어는 그 원작 소설을 가지고 로만 폴란스키가 영화화 하려고 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결국 프로젝트는 다른 감독 손에 넘어간 케이스이죠. 참고로 원작 소설은 꽤 재미있는 물건이며, 흔히 말 하는 단순한 액션 영화용이라고 하기에는 꽤 복잡하고 흥미로운 스릴러 추리소설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 그 원작을 읽어본 사람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더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 관해서 배우진은 나름대로 괜찮은 편입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키퍼 서덜랜드가 오랜만에 이 영화에 얼굴을 내밀었고, 또 한 사람의 배우인 캐리 앤 모스 역시 이 영화로 메인에는 오랜만에 나온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레드 해리스는 이래저래 미묘한 영화에 자주 나오는 사람이다 보니 뭐라고 하기는 좀 어려운 편이고,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에밀리 브라우닝의 경우는 평가는 그저 그런데, 전 개인적으로 좋아해 마지않는 배우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 지점에서는 기대가 될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앞서 말 했듯이, 이야기가 어찌 되었건 액션 영화입니다. 원작의 아우라를 제대로 못 살릴 것은 뻔하기 때문에 그 지점은 아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아무짝에 쓸모 없을 거라는 이야기는 하기 힘든 상황이니 말이죠. 일단 시간 때우는데에 적합한 작품이라면 누구보다도 환영하는 사람이 바로 저 같은 사람이고, 이 작품은 그 기조에는 잘 맞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작품에서 제발 부탁이니까 그동안 그나마 좀 나았던 영화적인 느낌을 이번에도 잘 살려주기를 바랐던 것도 있고 말입니다. 물론 이는 무리한 부분으로 결론이 나고 말았죠.

 이야기는 무척 간단합니다. 검투사 노예와 부자인 여자가 서로 사랑하는데, 그 도시의 지배자인 여자의 아버지는 남자가 영 탐탁치 않은 상황이고, 이 와중에 이 도시가 폼페이이다 보니 도시가 멸망하는 이야기를 이용해서 거대한 스펙터클과 사랑 이야기, 그리고 육탄 액션을 적절히 섞어서 영화를 만들기로 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가지는 이해가 되는데, 나머지 하나인 멸망에 관한 부분은 이야기상에서 미묘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이 영화에서 스토리가 하는 역할은 정말 간단합니다. 영화에서 액션이 나올 것 같으면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고, 동시에 영화에서 액션이 아닌 부분은 스토리에서 적당히 수위를 조절해 관객에게 노출해서 액션을 기다리게 만들고, 액션과 스펙터클을 끌어오는 데에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기본적인 전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반면교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단 이 영화에서는 폼페이라는 단어가 증명하듯이, 화산이 터지고 나서 도시가 싸그리 쓸려 나가는 부분이 분명히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 지점부터는 정말 영화에서 거의 모든 것들을 몸바쳐 보여주고 있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산이 터진 이후에는 이 재앙이 영화적인 스케일과 에너지로 그대로 노출되는 느낌을 가지게 만듭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노잉의 극사실적인 느낌이나 2012가 가졌었던 미칠정도로 강렬한 스펙터클의 경험으로 작품이 무장하고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독특한 면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분명 재난을 이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재난에서 살아남는 생고생을 그리는 재난영화의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상당한 분량으로 묘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도시의 의미를 앞선 이야기를 가지고 생각해 봤을 때는 단순한 탈출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미묘한 부분들이 있다고 할 수 있죠. 어떤 면에서는 좀 더 감정적인 면모와 조금 다른 액션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도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 모습은 나름대로 꽤 괜찮은 모습입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스펙터클에 의외로 감정이 있고, 이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의외로 자유로웠다는 사실 말입니다. 오직 생존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 외에도 뭔가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후반부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 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그건 그냥 넘어가기로 하죠.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서 적어도 화산이 터지고 도시가 멸망하는 동안은 영화가 제 역할을 하는 느낌입니다. 영화의 앞선 부분에서 깔아놓았던 것들이 모두 해결이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약간 억지스러운 느낌이나 너무 드라마틱하게 보이려고 한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스펙터클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봐줄만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상에서 중간중간 화산의 징후 연출이 들어가는 데에서 역시 이런 장점이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한 이유는 이 영화에서 이거 외에는 건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 때문입니다. 보통은 화산 장면만 건져도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겠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그렇게 쉽게 바라보기에는 문제가 쉽게 흘러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설명한 장점의 대다수는 영화가 3분의 2가 넘어가고 나서 전부 몰려있으며, 이 마지막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하는 점은 전혀 별개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서 보여주는 배우들의 모습은 나름 괜찮은 편입니다. 에밀리 브라우닝은 그래도 연기가 어느 정도 안정되었으며, 자레드 해리스는 무력한 아버지라는 모습을 잘 표현했으며, 캐리 앤 모스는 그냥 분위기 메이킹 정도 수준에서 머무른다는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악역인 키퍼 서덜랜드나 주인공의 동료인 역할(이름을 확인했는데, 국내 발음은 부정확, 그리고 영어 읽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표기 안 합니다.)로 나오는 배역은 영화 자체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는 동시에, 영화가 요구하는 바를 매우 명확하게 이끌어내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악당의 부관 역할인 사샤 로이즈 역시 마찬가지죠.

 하지만, 이 배우들의 연기도, 나름 괜찮은 후반부도 영화를 구할 수 없었던 이유는 역시나 그 외의 부분들이라과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목석같은 연기는 차지하고라도,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우 힘이 빠지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육탄 액션은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가 부담하게 되는데, 이 둘이 나오는 ‘화산의 도움이 없는’ 액션은 정말 그저 그렇다는 겁니다.

 영화에서 전반부는 화산이 터져서 몽땅 죽기 바라는 관객을 생산할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프닝에서 주인공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있기는 한데, 이 상황에서 악당의 악랄함을 설명하는 것 까지는 좋으나, 이 외에는 아무것도 제대로 해 주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주인공이 여자 주연을 만나는 과정에 있어서는 그냥 한 장면으로 해서, 흔히 말 하는 하루 안에 사랑에 빠지기 스타일로 영화를 구성해버리고 있습니다.

 다음 과정에서는 매우 복잡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주인공은 검투사로서 죽음의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인 울림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액션으로 바로 연결이 되고 있고, 여주인공의 상황은 악당의 삐뚤어진 사랑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고생스럽다고 외치기는 하지만, 이 부분 역시 관객에게 감정적으로 거의 와닿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설명이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대체 왜 들어가야 했는가 하는 장면도 꽤 있는 편이죠.

 이런 상황은 경기장에서 역시 반복이 됩니다. 액션이 등장을 해야 하는데, 거대한 무대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혈투가 벌어질 것을 재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 상황이 매력적인가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검투 역시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힌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진행되고 있는데, 영화는 이 문제를 주먹구구식으로 관객에게 던져놓고 있고, 관객이 이해를 하거나 감정적인 동조를 하기 전에 진행이 되어 버립니다. 영화가 빠른 것이 아니라, 그럴 건덕지가 없다는 것이 이 영화의 문제죠.

 정말 간단하게 말 해서, 나 악랄해를 외치는 악당을 위해 일을 벌였다가 앙꼬빠진 찐빵이 되어버린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발악을 하다가 화산으로 인해 당하는 부분과 그런 아버지 덕분에 엄한 남자한테 시집갈뻔한 딸 이야기, 그리고 그 딸을 사랑하는 노예 이야기가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악당은 딱 하나이며, 이를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오히려 정리를 화산이 해 버리는 모습을 영화에서 보여준 겁니다. 말 그대로 얼마든 벌여놓으면 화산이 정리를 할 거라는 기묘한 믿음을 가진 영화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엄밀히 말 해서, 화산이 터지면서 거의 모든 것들이 정리가 되기는 했습니다. 혼란을 틈탄 사이에 악당과 주인공이 붙기도 했고, 악당 부관과 주인공 친구가 서로 싸우기도 했죠. 문제는 이 화면이 화산이 터지는 중간에 나왔고, 화산이 긴박감을 형성해준 사이에 등장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산이 모든 것을 쓸어가는 동안 그냥 도매급으로 전부 밀려갔다는 생각이 들게 해버렸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이 부분에서는 액션 연출도 나아지는 기묘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말입니다. 그만큼 앞서서 나오는 액션 연출은 대단히 힘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아무튼간에, 제 입장에서는 그저 그런 영화였습니다. 화산이 터지고 나서 영화는 매우 많이 변하기는 합니다만, 화산 터지기 전에는 정말 웬만한 영화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고 후반을 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회의감이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말로 화산이 터진 이후의 스펙터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분들은 보셔도 되겠지만, 그래도 좀 버틸만 해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이 드는 분들은 이 영화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덧글

  • 살벌한 아기백곰 2014/02/23 17:35 #

    구조를 보면 해운대랑 비슷한 양화인가 보군요. 인간관계를 얽어 놓은 뒤 재해 한 방으로 풀어버리는 것 같은...
    그런 종류는 드라마 완성도가 더 중요할 수 있는데 감독이 감독이니 어쩔 수 없지요.
  • 2014/02/23 19: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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