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서바이버 - 전쟁을 이야기 하지만 인간이 앞서는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는 어찌 보면 불안 덩어리 입니다.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감독의 전작도 그렇고, 특정 배우도 그렇고 좀 애매한 구석이 있는 편이죠. 다행히 이 영화의 경우에는 보완을 해 줄 수 있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요소들 때문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죠. 물론 액션이라는 부분이 출중할 거라는 생각도 좀 했고 말입니다. 문제라면, 비슷한 영화가 또 하나 있기 때문에 개봉관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 관해서 제가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불안한 점이라고 한다면 배우 둘 때문이었습니다. 이 영화에는 제가 정말 미묘하게 받아들이는 배우가 둘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죠. 감독과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다음 영화판에서 거의 핵미사일로 통할 만큼 흥행 성적이 바닥을 기는 배우인 테일러 키취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2억달러 가까운 비용을 쓴 블록버스터인 존 카터와 배틀쉽이라는 두 영화에 모두 메인으로 나왔는데, 두 영화가 전부 제작사의 투자자들이 뒷목잡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한 배우 역시 만만치 않은데, 그나마 간간히 괜찮은 영화나 특색 있는 영화에 주로 나와서 좀 덜한 배우인 에밀 허쉬입니다. 최근에 국내에서는 다크 아워에서 혼자 그나마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그걸로는 도저히 역부족이라는 것을 드러낸 바 있고, 저는 그럭저럭 좋게 봤으나 많은 분들이 정말 별로라고 했었던 스피드 레이서에서도 한 자리를 차지 한 바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 기억에는 내가 숨쉬는 공기라는 말도 안 되는 영화에 나온 적도 있고 말입니다. 그 이전의 알파독이라는 영화도 그냥 그랬죠.

 물론 이 영화의 감독도 미묘하기 짝이 없기는 합니다. 웰컴 투 더 정글같은 희한한 영화도 만들기도 했지만, 킹덤같은 꽤 괜찮은 작품도 있고, 핸콕같이 튀는 작품도 있지만, 배틀쉽같이 홀라당 망한 작품도 있는 편입니다. 이렇게 보자면 각본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경향이 상당히 강한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죠. 아무래도 상황 자체가 이렇다 보니 다른 배우들에게 눈길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 역시 흔들리는 갈대와도 같은 배우들이 가득했죠.

 이 영화에서 또 다른 눈에 확 띄는 배우라고 한다면 에릭 바나와 마크 월버그입니다. 이 영화에서 다들 얼굴에 수염을 기르고 나오는 통에 몇몇은 정말 구별이 힘들지만, 마크 월버그와 에릭 바나는 확연히 눈에 띄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둘은 꽤 괜찮은 영화에 자주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정말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영화에 이름을 올린 적도 정말 많죠.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요 배역이라고 할 수 있는 벤 포스터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고 말입니다.

 어찌 보면 이렇게 기묘하게 판단이 안 서는 영화도 드물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의 형태상 아무래도 반미 감정이 있는 국가나, 그런 느낌이 있는 관객에게도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입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부연설명을 해야 가능합니다만, 어디까지나 껍데기만 놓고 본다면 그렇다는 겁니다. 어쨌거나 미국이 사람들 구하려고 하는 이야기 맞지 않냐 라는 이야기가 가능하니 말입니다.

 흔히 말 하는 실화의 무게가 더해져도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그 문제로만 따지면 상당히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누가 어떻게 손을 대는가에 따라 아무리 실화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기묘한 영화가 나올 수도 있고, 올해의 영화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결국에는 이 영화에서 확실하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북미 평도 믿기 힘든 경우이고 말입니다. (랭고 북미평은 하늘을 찌르는데, 국내에서는 죽을 쑨 것을 보면 대략 어떤 문제인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결국에는 정말 사전정보가 아무것도 결정해주지 못하는 매우 퓨어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걱정과 기대가 아무 면도 가지지 못하는 영화가 탄생한 셈이죠. 사실 어떤 면에서는 리뷰어에게 축복과도 같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정말 냉정하게 영화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그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이미 실화라 웬만한 내용은 인터넷 찾아봐도 나오니 스토리 이야기도 그다지 꺼릴 필요가 없기도 하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미군이 탈레반을 치려고 갔다가 작전에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사소한 문제는 금방 생사를 오가는 문제로 발전하게 되죠. 그리고 이 문제 때문에 진짜로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사람들이 나름대로 탈출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진짜 공격해야 하는 적이 무엇인지에 관해 매우 분명하게 표현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자면, 이 영화는 미군이 짱 쎄며,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선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는 최대한 배제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미군이 사람을 보호하거나 함부로 죽이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언론의 눈이 두려워서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 언론의 눈 때문에 선제공격을 하지 못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사는 그렇게 표현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에는 함부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안 된다는 매우 기본적이고 단순한 논리에서 출발하고 있죠. 탈레반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인 학살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니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 후반 이야기가 어떻게 벌어지는지 확실한 만큼, 이 정체는 확실한 편입니다. 하지만 이건 영화 속에서 뭔가 벌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관해서 오직 과정만 살펴본다고 했을 때는 적어도 미국이 반드시 공격을 해야 한다 라는 논리와는 어느 정도 분리가 되어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물론 마지막을 보면 완벽한 분리가 미국 내의 논리에 의해서는 얼마나 어려운가가 직접적으로 보여지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영화에서 필요한 만큼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기묘한 사실은, 이 영화에서는 인물들이 얼마나 영웅적인 일을 했는지에 관해서 전혀 보여주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다만 그들의 전우애를 영화의 드라마틱한 한 축으로 진행 하고 있고, 동시에 이 영화에서 작전의 긴박감을 영화 자체의 긴장감으로 끌고 가는 데에 굉장히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두가지가 이 영화에서는 매우 효과적으로 결합이 됭어 있는 관계로, 관객에 볼 때에 지금 현재의 상황에 관해서 관객 역시 상당한 긴장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편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결국에는 현장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현장의 상황은 정말 참혹하기 그지없으며, 전쟁의 참상이라는 것, 그리고 탈레반의 기묘한 이중성이라는 부분, 심지어는 미군의 문제라는 것까지도 전부 까고 드러내면서 영화가 진행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서 약간은 미국이 자뻑을 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미국의 피해가 더 절절하게 드러나는 부분도 상당히 많은 편이죠.

 이 영화상에서 보여주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결국 매우 기묘한 특성을 지니게 됩니다. 이 영화는 매우 격렬하고 잔혹한 총격전을 관객에게 들이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미국이 당한 피해라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는 분명히 미국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뭔가 해야만 했다 라는 식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아무래도 영화 분위기 자체가 액션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액션을 가지고 신나게 밀어붙이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서 좀 더 눈에 띄는 상황이기는 하죠.

 이런 상황에서 영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경향이 강해지다가 갑자기 방식이 조금 달라지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또 다른 이야기는 인간의 이야기로 갑자기 치환이 되는 것이죠. 보통은 이런 갑작스런 변환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상당히 불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지만, 이 영화는 약간 다릅니다. 처음부터 이 속에서 인간애라는 것에 관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를 끄집어낸 부분이 곳곳에 있었고, 그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 할 거라는 것을 암시를 해 줬던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관해서 영화는 나름대로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호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에 관해서 마지 잊어버리는 것처럼 하닥 나름대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다시 끌어가는 겁니다. 다만 이 속에는 영화 전체에 흐르는 폭력성과 아이러니, 그리고 긴박함이 여전히 같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기본적인 결을 가지고 인간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매우 묘한 상황이 되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상당히 어울리는 것도 있는 상황이죠.

 물론 여기에 여전한 비판점이 있기는 합니다.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영화 자체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이야기에 너무 강하게 움직이고 있는 나머지, 간간히 사람을 비춰주느라 이 상황이 어떤지에 관해서는 사람들에게만 집중해서 움직이려고 한다는 부분들이 아무래도 가장 큰 예라고 할 수 있죠. 심지어는 몇몇 특정한 부분들의 경우 너무 영웅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심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비쥬얼이라는 매우 막강한 벽이 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문제로 관객에게 드러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강렬하다는 점 덕분에 비쥬얼이 엄청나게 화려다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긴박감을 나타내는 동작 외에는 영화 화면 자체가 정말 건조하게 진행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본적인 분위기 자체도 그냥 일반 사람들이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 한 건조함과 잔혹함이 같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경향 자체가 강렬하게 가고 있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봤을 때 아무래도 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점에 서 있는 만큼, 영화적인 특성 역시 인물들에게 상당히 많은 고민과 이미지를 덧씌워야 하는 상황인데, 이 문제를 영화상에서 상당히 잘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정확한 실화의 진행 방향과 실제 사람들에 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제가 영화적인 특성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편입니다만, 이 영화는 그 면에서 봐도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의외로 꽤 괜찮은 느낌과 모습을 지닌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는 미국 만세형 영화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전쟁 정당화라는 것 보다는 어떤 희생이 있었는지와 그 속에서 또 다른 어떤 인간미가 있는지에 관해서 나름대로 잘 그리고 있다는 것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특성상 그냥 시간 때우기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미묘한 구석이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 면은 좀 염두해두고 보셔야 할 듯 합니다.

덧글

  • 정호찬 2014/04/05 09:16 #

    솔직히 총격전보단 언덕에서 쌩으로 구르며 깨지고 터지는 모습이 더 잔인했죠. -.-;
  • 아이스맨 2014/04/05 21:55 #

    액션을 보여줄려다가 보니 구라가 좀 들어간 부분이 있죠.
    91년 이후 미군특수부대를 괴롭히는 천적(?) [현지인 목동]에 관련해서는 우리도 피해갈 수 없는게,
    68년에 MDL을 넘어온 김신조씨와 친구들의 사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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