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 - 인간의 잔혹함을 평범함 속에 담다 횡설수설 영화리뷰

 새로운 주간이기는 한데, 이번주는 영화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더 중요한건 이번주에는 원래 개봉하는 영화는 하나밖에 선택한게 없다는 사실이죠. 이 작품이 갑자기 명단에 올라온 상황만 빼면 말 그대로 편하기 이를데 없는 상황입니다. 덕분에 한 주 제대로 쉬어가고 있기는 한데, 정작 문제는 그 다음주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한계에 부딛힐만한 분량을 가진 주간이 되어버려서 말이죠. 오랜만에 영화제 기간 말고도 다섯편이 있는 주간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이 작품에 관해서는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만 적자면 해외에서 정말 좋은 평을 받았고, 꽤 많은 주목을 받은 영화라는 사실 정도죠. 물론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명단 역시 잘 아는 편이 아닙니다. 그나마 들어본 이름이라면 김최용준 하나인데, 이 배우 역시 네버다이 버터플라이로 인해서 겨우 알게 된 사람이라 말이죠.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 관해서는 제가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편이기도 합니다.

 
감독 역시 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이수진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전에 행복이라는 영화에서 연출부에 있었고, 그 외의 작품은 단편이 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장편 데뷔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입니다. 보통은 장편 데뷔작에서 제대로 터뜨려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 감독이 바로 그런 케이스인 것 같더군요. 다른것보다도 해외에서 정말 좋은 평을 얻고서 국재 개봉이 결정된 상황이니 말입니다. (물론 아주 와이드 개봉은 아닙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 관해서 제가 이야기를 듣게 된 이유는 역시나 마틴 스콜세지와 마리옹 꼬띠아르가 이 영화를 굉장히 좋다는 평가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해외 매체랑 더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인지라 이런 해외에서 들어온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는 것이죠. 물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마틴 스콜세지는 한국영화와 의외로 연이 좀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해외에서 하녀의 오리지널 버전의 리마스터링이 진행 되었는데, 이 일을 지휘한 사람이 마틴 스콜세지라고 하더군요.)

 
물론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고편 외에는 제게는 정보가 없는데다, 역시나 취향이라는 것이 상당히 걸릴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주변 분들중에 영화를 먼저 보신 분들이나, 모 커뮤니티에서 보신분의 증언에 따르면 영화가 절대로 편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계셔서 말입니다. 전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런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미묘한 부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있고 말입니다.

 
여기서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이 작품의 시놉시스를 읽고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제 주변에 비슷한 전학의 문제를 겪었던 친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의 경우에는 실제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이, 제가 아는 바로 전학만 세 번째였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물론 중학교때 일이기는 한데, 솔직히 그 친구에 관해서 떠도는 소문에 관해 안 들을래야 안 들을 수가 없더군요. 아무튼간에, 그 친구는 또 한 번 전학을 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이야기는 솔직히 전 좀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기는 하죠.

 하지만 이번에는 보게 되었습니다. 불편하건 아니건간에 좋은 영화는 어쨌든 한 번 쯤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도 하고, 작년에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한참 엔트리에 넣었다가 결국 시간문제로 제외 해야 했던 아픈 기억도 갑자기 생각나기도 했고 말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결국에는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이죠. 언젠가 좋은 영화는 한 번 쯤 보게 된다는 식의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극장에서 만나지 못한 좋은 영화들도 꽤 있는 편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스토리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간단하게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 편입니다. 한공주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다른 학교에서 전학을 와서 새로 온 학교 친구들과는 서먹한 관계로 지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름대로 좋은 방향으로 상황이 돌아가게 되죠. 하지만 그 행복도 순식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전학을 왔던 이전 학교의 학부형들이 한공주를 찾아서 학교에 오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부터 엄청난 불행의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이 뒤 부터는 스포일러인지라 일단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보통 영화 이야기를 할 때 영화는 대부분 본래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풀어놓고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떤 상황으로 발전할 것인가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 다음 이야기에 관한 궁금증이나 그 이야기로 인해 수반되는 액션을 즐기는 상황이 되는 방식으로 작품을 진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상황이죠. 하지만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영화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왜 주인공이 여기로 왔는지에 관해 서서히 하나씩 교차진행으로 풀어놓는 것이죠.

 이런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잘못 다루는 순간부터는 이야기의 초점이 흐려저고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가 정신없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말 그대로 두가지 이야기를 나란히 하면서, 이 둘이 얼마나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는지에 관해서 보여주고 있고, 그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에 어떤 여파를 미치는지에 관해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보여주는 방향이라는 겁니다.

 이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슬프고 인간 사회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종종 일어나곤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도 있는 상황이고, 심지어는 비슷한 주제로 조만간 다른 영화도 개봉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속 이야기가 다른 작품과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이 이야기는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굉장히 위험하고 피곤하고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흔히 말 하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진행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이 이야기는 주인공과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작품의 특성상 주인공의 상황이 계속해서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하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파문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는 그 문제를 천천히 다가가는 동시에 결국에는 관객에게 어느 순간 직접적으로 던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지금 현재를 다루는 과정에서는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나마 치유의 과정을 어떻게 밟고있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 영화는 그 과정에 관해서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고, 이 사람들 역시 절대로 간단한 인생을 살지는 않지만, 주인공 캐릭터에게 어쨌든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는 그 문제를 다루는데에 있어서만큼은 그래도 나름대로의 답안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른 문제는 그럭게 쉽게 치유될 수 없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문제는 인간이 인간아게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짓거리중 하나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계속해서 관객에게 암시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 미친 과거는 결국 다시 현재의 주인공을 괴롭히는 문제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말 그대로 영화 자체가 할 수 있는 최악의 파문을 관객에게 던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 자체는 고문에 가깝지만, 관객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전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보여지고 있는 과정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으며, 시선을 뗄 수 없는 감정의 힘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 속에 휘몰아치는 감정은 절대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기는 합니다. 사랑하는 것,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구분할 수 없는 것과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것과 인간의 치졸함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매우 천천히 관객에게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아무래도 의문으로 시작되는 부분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 의문을 풀어가는 과거의 장면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의문은 결국 관객에 결코 알고 싶지 않아 할 수 있는, 하지만 영화상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사건을 향해 치달아갑니다. 절대로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관객의 시선을 어떻게 잡는가가 굉장히 중요하죠.

 이 영화는 그 과정을 반드시 지켜보게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구조상 특징을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데, 바로 양파입니다. 이 영화는 모든 층을 하나하나 까고 있으며, 그 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대체 밑에 무엇이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객들은 그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에 관해서 반드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결국에는 관객이 현재 벌어지는 과정에 관해서 거의 참여 하는 상황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영화는 그 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고, 동시에 감정적인 파문 역시 무시무시할 정도로 잘 컨트롤 하고 있습니다.

 물론 후반에 일부 장면의 경우는 극도로 작위적인 부분들이 몇가지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일부 화면 역시 아무래도 이건 극을 위해서 손을 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는 부분도 있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들 역시 영화적인 특성을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나쁜 부분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지금 당장 감정의 변화를 영화가 필요로 하고, 그 뒤 이야기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까지 끌고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밝혀진 캐릭터의 문제는 절대로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에 설정되어 있는 이야기의 층들은 감정의 파편을 가지고 있고, 이 모든 것들이 조합되는 순간 주인공에 강한 몰입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이 영화가 가지고 있던 모든 주제 의식이 한번에 폭발하는 클라이맥스로 가고 있는 상황이죠. 다만 이 클라이맥스는 영화적인 쾌감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극도의 혐오감이 같이 들어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엄청난 회의와 실망이 같이 등장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 모든 과정은 캐릭터들에 의해서 드러나게 되는데, 솔직히 이 캐릭터들은 뭔가 아주 특별하다기 보다는, 보통이 영화보다 좀 더 깊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캐릭터들은 매우 나약한 면들이 있으며, 영화 속의 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 관해서 매우 인간적이기는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힘든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기묘한 쾌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극도의 혐오가 영화의 쾌감과 연결이 되는 미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 부부는 영화상에서 너무나도 영악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관객은 빠져나오려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주인공과 그 주변 캐릭터들에 극도로 몰입된 상황이니 말입니다.

 물론 이 와중에 보여주는 비쥬얼은 무섭도록 평범합니다. 물론 영화적으로 평범한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일반의 전반적인 평범함을 화면에 그대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영화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이 매우 평안한 느낌은 결국 관객들에게 좀 더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방식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그래서 영화가 좀 더 힘들게 드껴지는 부분도 있다는 것은 절대 부정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매우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입니다. 그 메시지를 관객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충격적인 영화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저같이 영화를 휴식으로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거이 심리 고문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심각한 주제의식을 매우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그 문제에 관해서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끔찍하고 무서운 부분을 가지고 가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결말이 어느 정도 보완해주지만, 그래도 마음이 준비를 단단히 하고 보시는 것이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덧글

  • 동굴아저씨 2014/04/09 18:48 #

    티저사진을 봤을때부터 뭔가가 예상되긴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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