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피아노 - 뻔하지만 그 이상의 힘을 가진 만족스러운 스릴러 횡설수설 영화리뷰

 부산 국제 영화제의 여파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제가 심야 상영을 둘 중 하나만 선택을 해야 했는데, 그런 문제로 인해 희생된 영화중 하나가 드디어 눈에 들어오게 된 겁니다. 솔직히 당시에 이 영화가 정말 보고 싶었는데, 심야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냥 낮에 보자니 맞는 시간이 전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솔직히 영화제 영화는 웬만하면 현장에서 보려는 이유가, 어떤 영화가 개봉이 될 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너무 많아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 관한 짧은 추억을 하나 이야기 하자면, 이 영화를 처음 발견한 2013년 부산 국제 영화제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 엄청난 분량의 영화를 검토하면서 보고싶은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들을 기다란 명단으로 분류를 해냈습니다. 그리고 일정 역시 결정을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당시에 이 영화 때문에 일요일도 보고 가는가 하는 고민을 엄청나게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심야 영화 다음날이 어떤지 익히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미 전날 심야영화를 세 편이나 본 상황인데다 그 위에 또 영화를 쌓아놓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도저히 볼 수 없겠다는 계산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화제에서 놓친게 상당히 아까웠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다행히 어느 정도 개봉의 엔트리에 들기는 했습니다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대체 언제 개봉이 될지에 관해서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겁니다. 하마터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한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죠. 이런 영화들이 부산 국제 영화제 관련해서 몇 편 있는 편입니다. 약간 여담이긴 한데, 영화제에 아무리 좋은 영화가 많다고 하더라도 건강을 챙기지 않고 영화를 보면 크게 후회한다는 것을 깨달은 영화제이기도 했습니다. (거의 시차문제를 겪는 사람만큼 힘들었으며, 이후에 일주일을 몸살로 고생했죠.)

 아무튼간에, 이런 문제를 겪고 난 다음에 우려했던 대로 이 영화는 감감무소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체 언제 개봉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동시에, 이 영화에 관해서 아무래도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들 정도였죠. 다행히 이번에 개봉을 한다고 해서 마음이 좀 풀린 상황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사실 이런 영화가 아직 몇 편 더 있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들이 좀 있기는 합니다. 시간 문제로 놓친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이건 정말 볼 방법이 없어서 말이죠.)

 아무튼간에, 이번 영화에 관해서 제가 기대를 하는 것은 간단한 부분이기는 합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무엇이건간에, 정말 독특한 스릴러가 될 것이라는 것 말입니다. 말 그대로 음악 자체가 연주되는 동안, 그리고 연주회가 진행되는 동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주인공은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가 정말 궁금한 영화가 된 겁니다. 아무래도 배우진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보니 더더욱 기대를 하게 된 것도 있고 말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결국 배우 때문입니다. 배우로 영화를 고르면 안된다는 것도 동의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배우들이 뭔가 한다고 할 때는 그 영화가 아무리 애매하다고 할지라도 일단 보고 이야기를 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 문제가 가장 쉽게 이야기 되는 배우가 둘이나 등장합니다. 물론 아무래도 영화의 구조상 한 사람은 마지막에서야 얼굴이 드러나게 되지만, 일라이저 우드의 경우에는 조금 상황이 다르죠. 얼굴이 계속 나온다는 겁니다.

 얼굴이 아주 나중에 나올 것이 뻔한 배우인 나머지 한 사람은 바로 존 쿠삭입니다. 물론 참 미묘한 구석이 있는 영화가 있는 배우인것도 사실이지만, 가끔 뻔하지만 매우 만족스러운 스릴러 영화에 얼굴을 내미는 일도 꽤 있는 배우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제가 이 배우를 기억 속에 완전히 각인하게 된 이유도 겟 어웨이라는 법정 스릴러 영화 때문입니다. 이 영화 역시 좀 뻔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정말 만족스럽게 본 영화이기 때문에 기억을 하게 된 것이죠.

 이 영화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과거에 큰 실패를 한 번 겪고, 5년이 지나서 재기를 하고자 하는 한 피아니스트의 이야기입니다. 이 피아니스의 새로운 공연이 기획이 되고, 이 공연이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그런데 이 공연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 오직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만은 아닌 상황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이 피아니스트로서의 최고 역량을 발휘하도록 밀어붙여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몇몇 비밀들이 더 이야기 되는 것도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 매우 좁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연장이라는 매우 한정된 공간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가장 잘 하기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불안한 부분이 있는, 그리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매우 강한 긴장을 느끼며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으로 영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인공과 주인공의 매우 친한 친구들이 목숨을 위협받는다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솔직히 아주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대략 지금까지 밝혀진 부분들만 이야기 하면 그냥 그런 스릴러인 것이죠. 주인공이 잘 하는 것에 관해서 더 잘 해야만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이 살아나고, 심지어는 악당까지도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다만 이 악당의 특서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너무 쉬운 답안을 주었고, 이는 영화에서 관객에게 설득력이 되는 부분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영화의 특성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부분으로 동작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열심히 연주를 해야 하고, 심지어는 주인공이 대실패를 겪은 곡을 반드시 다시 연주를 해야 하는 이유가 주인공의 만죽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대략 집작 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숨은 부분이 더 있다는 식의 이야기는 너무 식상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죠. 이 과정은 심지어는 제가 어렸을 때 본 애니메이션에서도 써먹은 적이 있는 부분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덕분에 영화의 한계가 너무 쉽게 드러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 영화의 스릴러적인 구조 역시 어느 정도 잘 알려진 방식입니다. 주인공이 가장 잘 해야 하는 것을 해야 하는 상황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자주 써먹는 부분이기도 했고, 이 부분에 관해서 상당한 일가를 이룬 영화들도 많은 상황입니다. 영화에 따라 주인공이 잘 하는 것은 매번 바뀌는 상황이고 이런 지점에서 보자면 이 영화 역시 그런 스타일의 영화에서 금방 눈에 들어오는 이야기 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 와중에 보여주고 있는 스토리는 굉장히 직선적입니다. 범인이 누구인가보다 앞으로 어떻게 범인을 잡을 것인가가 더 궁금해지는 상황이라고 말을 해야 할 정도로 이 영화에서는 뻔하게 드러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주인공이 어설프게 도움을 청할 때 벌어지는 살인들까지도 이미 영화에서 어느 정도 인식이 되는 부분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지점은 캐릭터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매우 잘 알려진 구조를 성실하게 따라가고 있으며, 오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특징이 강하게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입니다. 심지어는 이 피아니스트가 실패하는 것은 악당이 원하는 일도 아닙니다. 피아니스트가 이 피아노로 성공을 해야만 하는 상화이 되는 것이죠. 어떤 면에서는 똑같은 목표로 움직이는 두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특성 역시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실패를 겪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능이 있는 피아니스트이고, 그런 사람이 피아노 치는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의 긴장은 상당히 잘 쌓여가는 편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시각적인 부분과 음악이라는 것을 결합하면서 주인공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이 기대의 근원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관해서 보여주는 동시에 주인공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역시 굉장히 잘 드러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는 모든 것들이 상당히 잘 연결이 되어 있는 상황이며, 이 모든 과정으로 인해 영화의 긴장감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힘이 있습니다.

 보통은 이 과정에서 특성이 없는 이야기로 인해서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빠른 속도를 통해서 이 긴장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구성해냈습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점이라고 한다면, 실제 공연 시간에 가깝게 영화를 구성을 함으로 해서 지금 쌓아가고 있는 여러 가지 긴장을 나중에 한 번에 터뜨릴 것임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죠. 티가 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통에 관객이 거부를 보일 정도는 아닌 정도로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 사이를 매우 잘 꿰뚫어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의 음악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 영화에서 음악은 영화 자체와 연결 되어 있는 정도가 아니라, 또 다른 주인공으로서 활약하는 상황이비낟.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협주곡이며, 이 음악의 아름다움과 이 공연의 엄숙함과 주인공의 절박함을 연결하는 데에 상당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두가지 결합은 영화의 매력을 상당히 잘 표현하고 있는 상황이며, 동시에 이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긴장감의 힘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이 부분에서의 특성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아이러니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매끄럽게 되어야 주인공은 목숨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는데, 이 상황이 직접적으로 귀로 들리게 되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관객은 덕분에 주인공이 얼마나 절박한지 역시 같이 알게 되는 것이죠. 뿐만아니라 이 영화에서 음악은 심지어는 주인공이 무언가를 깨닫고, 동시에 이 문제에 관해서 스스로의 타개책을 생각해내는 또 다른 도구로서도 훌륭하게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 역시 매우 만족스럽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캐릭터는 몇몇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주인공의 심리적인 부분에 관해서 상당히 짧은 시간 내에 관객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 주인공의 처음의 흔들리는 심리부터 불안, 그리고 의심과 절박함까지 모두 잘 전달이 되고 있는 상화이죠. 이 영화는 그 재미를 상당히 잘 만들어 내고 있는 상황이죠. 결국에는 이 과정에서 악당의 특성 역시 씹어버리는 주인공의 강렬함이 같이 드러나는 부분도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좀 과도하게 극적이긴 하지만,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 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다만 그 외의 캐릭터들은 기능적이고 소모적입니다. 보통 뻔한 스릴러 영화를 보면 주인공과 악당 사이에 끼어서 소모적으로 사용되고, 결국 죽을 것이 뻔한 캐릭터들이 간간히 보이게 되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캐릭터들이 너무 매력이 없는 편입니다. 이 캐릭터에 어느 정도 감정 이입이 되어야 하는 편인데, 밉상이나 바보 내지는 그냥 그런 인간들로 관객에게 인식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심지어는 악당의 수하 역시 도구 이상의 역할을 못 하고 있죠.

 길게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적으로 말 해서 뻔하기는 하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운 스릴러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자체의 군더더기를 말끔하게 제거하고, 그만큼의 에너지를 영화 속에 쏟아부으며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시간 자체가 정말 순식간에 흘러가는 느낌이 있는 영화이며, 주인공의 에너지와 여러 가지 장치들 역시 꽤 괜찮게 다가오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뻔한 부분이 싫은 분들에게는 좀 아쉬운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덧글

  • 2014/04/18 10:00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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