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카머스 - 공포와 수사물의 괜찮은 결합 횡설수설 영화리뷰

 여름 공포영화를 두고 뭘 볼 것인가에 관한 고민은 일종의 연례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한 편쯤 봐줘야 맛이라는 생각을 슬슬 하기 시작한 것이죠. (솔직히 과거와는 굉장히 달라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공포영화라면 무조건 패스라는 식으로 갔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올해는 국내 공포영화들이 약간 미묘한 구석이 있는 통에 결국에는 이번에도 헐리우드 공포영화를 고르게 되었죠. 솔직히 이 영화의 경우에는 제작자와 감독의 이름을 보고 영화를 선택한 케이스에 가깝지만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우선은 다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일단 불만부터 이야기해야 할 듯합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Deliver Us from Evil”입니다. 대체 어디서 저 “인보카머스”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는지 정말 궁금한 상황이죠. 아무래도 영화 내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중 하나로 이름을 붙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 평가로 입닦고 지나가기에는 분명히 지적받을만한 지점이 있게 된 것이죠. 물론 한글 제목으로 번역하면 생각 이상으로 멋지게 나올 수도 있는 제목이었던 관계로 아쉬웠던 것도 있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 영화에 관해서 기대를 하게 만든 사람은 사실 감독입니다. 스콧 데릭슨이라는 감독인데, 국내에서는 “지구가 멈추는 날”이라는 매우 재미없는 리메이크 영화로 더 유명산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나온 살인소설은 스콧 데릭슨 감독이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약간 속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나쁘지 않은 영화거든요.

 물론 그 이전에 상당한 수작인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라는 작품도 만들었던 바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공포 스릴러 영화의 연출에 관해서 정말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감독인 것이죠. 물론 그 이전에 헬레이저 5나 캠퍼스 레전드 2를 언급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두 영화 모두 제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뭐라고 하기가 좀 그렇긴 합니다. 말 그대로 공포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며, 장르에 매우 충실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다만 이 영화의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는 좀 미묘하게 다가오기는 합니다. 정말 한동안 가장 유명한 제작자로,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 시절까지는 그렇게 크게 뭐라고 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CSI 시리즈가 두 지역이 종영되고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만 남아 있는 상황이 되었으며, 쇼퍼 홀릭같은 작품들을 거치면서 점점 이상한 상황으로 빠지고, 페르시아의 왕자는 흥행에서 그렇게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는 제작자입니다. 물론 이후에 캐리비안의 해적 4편이 나오면서 조금 돌아왔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다지라는 평이 지배적이죠.

 물론 제작자는 흔히 말 하는 영화의 제작 전반의 자금을 컨트롤하고, 감독이 뭘 할 수 있는지와 없는지를 구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크게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영화에 직접적으로 이름을 올린 쪽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미묘하게 다가온다기 보다는 장르적으로 매우 충실한 영화가 될 거라는 쪽으로 판단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죠. 다만 제작자 활동에서 공포 영화가 명단에 올라온건 확실히 재미있게 다가오기는 하더군요.

 다만 이 영화를 기대하게 되는 데에는 아무래도 배우의 역할도 크기는 합니다. 에릭 바나는 최근에 미묘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배우로 유명합니다. 소위 말하는 정말 희한하기 짝이 없는 영화에도 간간히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되는 영화들에 이름을 자주 올리는 케이스이기도 하죠. 물론 최근에 본 작품들의 경우에는 그의 평가를 깎을 수밖에 없는 매우 해괴하기 짝이 없는 작품들이 좀 끼어 있습니다. 다만 그래도 아직까지 가락은 있는 사람이죠.

 쉽게 말 해, 이 영화는 기대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고, 그 기대감만 잘 채워주면 영화적인 느낌을 잘 살려줬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되는 겁니다. 기대하는 것도 결국에는 영화에서 보여줄 초자연적인 면에 관한 공포이고, 그 느낌을 얼마나 살려줄 것인가에 관한 궁금증이 합쳐진 기대감에서 영화를 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미안한 말아지만 에릭 바나의 연기에 관해서는 영화에서 뭐라 크게 기대를 하고 있는 케이스는 아닌 겁니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뉴욕에서 기묘한 사건을 계속해서 쫒게 되는 한 형사의 이야기입니다. 뉴욕에서 정말 희한하면서도 끔찍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고, 그 사건을 추적하는 상황에 처한 경찰이 나옵니다. 수사 과정에서 영화 속에 나오는 사건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주인공이 그 사건을 추적하면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되고, 결국 매우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미묘한 점이라고 한다면, 과연 형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사건을 받아들이고, 그 사건에 악령이 끼어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예전 작품이었던 살인 소설의 구조와 약간 비슷다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이죠. 살인소설에서도 주인공이 특정 살인사건에 관해서 단서를 모으다가, 그 단서와 자신이 행한 몇가지 일로 인해 살인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사건의 중심에 선다고 하기에는 미묘한 부분이 좀 있기는 합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서는 심령 사건에 관해서 조사하는 형사라는 매우 재미있는 구도를 끌고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이 구도의 핵심은 결국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관련된 사건을 찾고,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의 연관성을 이용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막아내는 방식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화법은 기본적으로 수사물에서 보여주는 방법이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생각 이상으로 수사물의 구조를 많이 차용 했습니다.

 이 수사물의 구조의 가장 미묘한 점이라고 한다면, 자칫하면 이야기를 매우 순차적으로 끌고 가면서 단서가 어쩌고 하는 지점에서 관객이 뭔가를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그냥 흘러가는 경향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영화가 미묘한 지점은 나름대로 문제의 흘러가는 단서를 잡아주면서도 어느 정도는 그냥 물 흐르듯이 지나가버리는 면들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완전하게 뭔가를 이룩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재미있는 점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수사물의 냉정한 태도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이라는 것에 관해서 형사의 방식이라는 것이 아주 참신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시선의 경우에는 그 수사라는 방식을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속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경우 역시 우리가 흔히 아는 수사물의 방식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영화의 매력은 수사물의 특성을 초자연적인 공포라는 면과 결합시키는 데에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수사의 단서는 솔직히 일반적으로 말 하는 단서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단서들은 관객에게 설득이 되는 설명들을 붙이고 있죠. 그 설명이 말이 되건 안되건 중요하지 않죠. 일단 영화의 흐름을 한 번 탄 이상 그 흐름에 맞는 이야기가 되면 관객들이 이해하고 넘어가는 방식의 영화이니 말입니다.

 공포 영화에서 흔히 말 하는 씨앗을 보여주는 방법이 수사물의 방식으로 전환이 되었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 영화는 그 방면에 관해 매우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가 무엇을 노출시키고 무엇을 더 강하게 어필해야 할지 매우 정확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결국에는 수사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이기는 한데, 분명히 이 영화가 공포스러운 면을 꽤 잘 연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는 셈입니다.

 이 영화에서 공포는 생각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아쉬운 소리를 하나 하자면, 생각 이상으로 고어의 활용도가 높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고어를 싫어하는 부분이 있는지라 좀 미묘하게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지만, 고어의 비중이 좀 더 낮아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개인의 입장이 아닌 영화 자체를 바라보는 냉정한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그래도 어느 정도 인정할 만 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있습니다. 쓸 데 없이 잔인하다란 말을 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영화가 만들어내는 공포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는 엑소시즘 영화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영화에서 앞서서 이미 수사물로서의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 수사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것들을 단서로 보여주는 여러 가지 공포는 기본적으로 악령에 관한 것들이고, 마지막은 그 악령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공포는 기본적으로 엑소시즘물에서 자주 보이는 구성물들입니다.

 공포의 흐름은 기본적으로 수사물의 흐름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방식이 영화에서 상충되고 있는 이 영화의 경우,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부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죠. 공포가 나와야 하는 타이밍에 관해서 어디에 비중을 두는가에 따라 영화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다행히 이 영화는 영화에서 전반부에 수사물의 비중을 두고, 후반부는 영화의 구조에서 수사물의 해결 과정까지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속에 여러 가지 공포를 가미하는 방식을 택한 상황입니다.

 다만 이 두 구조를 결합해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주 독특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편입니다. 이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공포의 이야기나 수사물의 관점에서 각각 본다고 했을 때에도 우리가 흔히 봤던 이야기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둘을 결합 해서 보여주는 결과물들 역시 그렇게 특별하다는 말을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수사 스릴러에서 잔혹한 장면을 다루는 방식이 이미 공포영화에 근접해있고, 공포물들 역시 어느 정도는 단서 따라가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설명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순수하게 공포라는 면을 따지자면 이 영화는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전체에 서린 공포라는 테마는 상당히 잘 조율 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확 풀어줘서 영화가 미쳐 날뛰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선이 있다는 것을 매우 잘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고, 나오지 않아야 하는 상태에서는 그 조임을 굉장히 단단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 자체가 어디로 미쳐 돌아다닌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잘 조여진 영화라고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다만 영화 자체가 아주 특별한 면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와도 연결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잘 조여져 있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이미 써먹은 이야기의 구조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며, 그 구조적인 면에서 보여주는 영화의 특성 역시 어느 정도는 과거 이야기의 복사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물론 장르적인 쾌감에 집중하는 영화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며, 영화 자체를 즐기는 데에 있어서는 아주 큰 흠결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들이기는 합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보여주는 여러 가지 풍광이나 캐릭터들은 영화의 공포라는 부분과 미스터리라는 것을 충분히 부각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부분들이라고 말 할 만 합니다. 주인공 역시 인간적인 면을 같이 드러내면서 이 사람 역시 나약한 부분이 있음을 드러내고 영화에서 그 매력을 충분히 사용하고 있죠. 게다가 풍광이라는 것들 역시 영화에서 최대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방향으로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말 그대로 장르적인 특성을 거의 그대로 가진 화면이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 다르게 변주해 내는데에 적합한 느낌이었던 것이죠.

 사운드 역시 탁월합니다. 이 부분은 약간 갈릴 수 있는게, 전 소위 말하는 사운드 특화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문제로 인해서 사운드가 더 좋게, 그리고 영화의 분위기가 더 공포스럽게 다가온 부분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공포영화에서 사운드를 다룬다는 것에 관해 이 정도로 괜찮게 짜여진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에너지를 제대로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결론적으로, 매우 잘 짜여진 공포영화입니다. 아주 새로운 맛이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장르의 쾌감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비단 공포물에 관한 쾌감만이 아니라 수사물에서 주는 매력 역시 영화 속에 잘 서려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덕분에 공포스러운 면이 정말 강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공포영화에 관한 내성이 약한 분들이라면 좀 힘든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스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