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많다고 해서 그 사람이 기억 하지 못한다? 살 부데끼며 사는 이야기

 바로 어제 제 책꽃이 정리를 끝냈습니다. 드디어 공간 부족에서 해방되었고, 상당히 많은 빈 공간이 생기게 되었죠. 하지만 그만큼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리가 끝나고 그 문제를 돌이켜보며, 개운해야 하지만 매우 심란하고 슬픈 기분을 정리하고자 글을 씁니다.

 제가 가진 장서는 거의 3000권입니다. 이 외에도 블루레이나 DVD, 음반도 거의 500장 분량쯤 됩니다. 말 그대로 한푼한푼 아껴서 산 물건들이며,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사서 산 물건들이죠. 그렇게 해서 30살이 안 된 상황에서 한 방을 정말 가득 채우는 거대한 컬렉션을 완성했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이 물건들을 정리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그 물건들을 오는 분류하고, 정리하면서 명단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1년에 두세번쯤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새 책꽃이가 생기면서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죠. 그렇게 하면서 매우 세분화된 정리가 가능해졌고, 덕분에 분야별로 정리하는 것 역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부수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제 물건중에 없어진 것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깨닫게 된 것은 사실 정리 하기 전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아무래도 고가인 블루레이쪽이었는데, 명단을 정리해보니 거의 30장 가까운 분량이 제 책꽃이에서 사라진 겁니다! 이 상황은 절대 간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거의 모든 내역을 엑셀로 정리해서 가지고 있었고, 그 정리된 내역을 가지고 정리를 했으니 말이죠. 이 결과로 제가 잃은 것은 상당한 돈이었습니다. 정말 메꾸는 데에 많은 돈을 소비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해서 내년 여행갈 돈을 거의 다 썼습니다.

 여기서부터 고통스러운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물건이 없어졌고, 그 과정에서 다시 채우는 식의 일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는 겁니다. 일부 매우 희소성 높은 물건들이 사라졌고, 이는 다시 구할 길이 정말 막막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일부 타이틀은 결국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고 나서 언젠가 조사를 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총 세번에 걸쳐 조사를 했고, 그 이후에 그 문제를 정리하고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다양하게 없어졌더군요. 빙과 앞 두권, 키리하라가 사람들, 제프리 디버 작가 컬렉션 일부, 스카페타 시리즈 걸렉션 일부, 해외에서 사온 조디악 확장판 블루레이, 오페라 블루레이,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블루레이, 파일로 벤스 시리즈, 심지어는 트와일라잇 시리즈 블루레이1, 2, 3편, 카사블랑카 블루레이, 안경 블루레이, 이 외에도 셀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찾은건 심지어는 얼마 안 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했던 움베르토 에코 작품도 몇가지 사라져 있더군요. 이 외에 기억나는건 정말 많지만, 결국 일부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지금 그 명단중 극히 일부를 공개하려 합니다. 매우 치졸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더군요. 영원이 상기해야 할 것 같더라구요. 절 바보 취급하는 사람이 제 주변에 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말입니다.

로드 투 퍼디션 블루레이
트위스터 DVD
괴물 초회 한정 3 Disk DVD
안드레아 셰니에 브리겐츠 패스티벌 블루레이
호두까기 인형 발레 블루레이
폭파범 책
신세계 초회판 블루레이

 지금 없어진 것중 어찌 보면 극히 일부를 제가 도저히 찾지 못하는 상황일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게 집안 어디 있을 거라는 이야기는 안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집안은 다 뒤졌고, 심지어는 TV 테이블까지 다 철거한 다음 싹 훑었으니 말입니다. 전 그렇게 누군가에게 호구가 되었고, 전 많은 것들을 잃었습니다. 물건들이고, 가족끼리 뭐 어떠냐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 이미 100만원이 넘는 물건을 잃었고, 그 물건들을 다시 사들이는데 거의 비슷한 돈을 썼습니다.

 솔직히 이제는 누구인지 밝히기도 지칩니다. 경찰을 부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고, 이게 가족인가 싶은 회의감까지 들더군요. 조만간 여행갈 여행 경비까지 누군가 해먹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기도 합니다. 누군가 집을 따고 들어온 것인가 하는 의심조차 들고 있고 말입니다. 실제로 저 외에도 저희 아버지가 상당한 손해를 입으셨거든요. (유로로 거의 400유로를 잃어버리셨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믿고싶지만..........결국 제가 조심하며 제 물건들을 지키고 살아야죠 뭐.



P.S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대체 왜 키리하라가 사람들 시리즈를 몽땅 쓸어갔나 하는 점입니다. 중고서점에 팔아도 한 500원 주는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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