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 과거 첩보물과 현대식 해석의 기묘한 결합 횡설수설 영화리뷰

 신작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만, 나름대로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솔직히 지금 이 오프닝을 쓰는 때가 거의 3주전인데,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개봉 일자가 확정되지 않은 영화들도 나름 있기는 해서 말이죠. 그 시점에서 다섯편이 되면 더 이상 포함할 무엇도 없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이번 경우처럼 두 편에 한 편은 애초에 영화라고 말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약간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기대 이유는 정말 간단합니다. 영화의 감독이 매튜 본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 이름을 듣고 발레 관련해서 뭔가 생각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 매튜 본은 아닙니다. 제가 이야기 하는 매튜 본은 영화 감독이며, 그동안 상당히 다양한 영화의 제작과 각본, 연출을 해왔던 사람이죠. 물론 감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은 아직까지 다섯작품이기는 합니다만 모든 작품들이 절대로 간단하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 라고 말 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작품인지라 더더욱 묘하게 다가오고 있기는 합니다.

 물론 매튜 본 관련해서 제가 가장 먼저 본 작품은 가장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 킥 애스 1편입니다. (2편에서는 감독이 바뀌었고, 느낌도 좀 달라진 편입니다.) 당시에 킥 애스는 애런 존슨이 맡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만, 정작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민디라는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튼간에, 당시에 히어로라는 것에 관해서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아이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죠. 그리고 진짜 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이를 상당히 독특하게 표현하기도 했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이전에도 상당히 독특한 영화를 만들어 낸 바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는 스타더스트 라는 영화도 있었죠. (당시에 이 영화에서 로버트 드니로는 정말 강한 비쥬얼 쇼크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상당히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해서 독특한 판타지 영화를 만들어 낸 바 있죠. 그 이전에는 레이어 케이크라는 정말 기묘한 범죄 영화를 하나 만들어 낸 바 있는 사람이고 말입니다. 각본 단계에서 감독의 결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정말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 작품 외에도 유명한 작품은 역시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입니다. 액스맨의 본래 시리즈 팬들에게는 미묘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같이 그냥 영화로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꽤 잘 만들어낸 영화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울버린이라는 존재를 완전히 벗어나서 새로운 영화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물론 속편에서는 과거의 이야기와 퍼스트 클래스의 이야기를 잘 섞어서 다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상황이 되었지만 말이죠.

 감독이야기만 정말 길게 했습니다만,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진들 역시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제가 모르는 배우라서 이야기를 길게 하기는 좀 어렵네요. 이 영화의 주인공 배우는 태론 애거트인데, 과거에 주로 영국 드라마에서 활동하던 배우로 명단에서 확인이 되고 있기는 합니다. 다만 이미지만 봐서는 라이언 필립이 거의 30대 중반까지 유지하던 이미지인 젋고 반항적인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이어받는 느낌에 가까운 배우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라이언 필립을 도와주거나, 그를 상대하거나 하는 배우들은 절대로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첩보원으로 집어넣는 사람 역할은 콜린 퍼스가 맡았고, 첩보 조직의 윗사람 역할을 마이클 케인이, 장비 개발자 역할을 마크 스트롱이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 또 다른 조직의 사람으로 젝 데이븐포트까지 이름을 올린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 영화의 악당은 사무엘 L. 잭슨이 되어 있죠. (이 구도상 아무래도 영국과 미국 사람이라는 느낌이 좀 있기는 합니다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이 영화에 관해서 기대하는 바는 결국 간단합니다. 과연 흔히 말 하는 능력은 있으나 인생을 망친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서 첩보원 되는 어딘가 굉장히 낡은 스토리를 과연 어떻게 매튜 본이 튀틀것인가 하는 점이었죠. 게다가 이 뒤틀림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매우 유명한 심지어는 각자 다른 영화에서 정말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들이 이번 영화에서는 과연 어떤 에너지를 보여줄 것인가 한느 점 역시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점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높은 아이큐에 신체 능력도 좋은, 하지만 학교 중퇴에 변변한 직업도 없고 동네에서 패싸움만 일삼는 주인공이 스파이로 발탁되면서 시작됩니다. 주인공을 스파이로 발탁한 사람은 전직 베테랑 스파이로 주인공을 국제 비밀정보 기구인 킹스맨의 면접에 참여시킵니다. 그리고 이 킹스맨 면접을 치르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심지어는 그 면접이 거의 마무리가 되가면서 앞에 나타난 악당 역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보이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동안 첩보영화는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007의 냉전 구도를 이용한 여러 가지 첩보물도 있었고 이에서 파생된 액션 영웅이 아닌, 진짜 첩보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첩보물은 계속해서 새로운 적을 찾고 있고, 이제는 자기 자신이 몸담았던 곳이 적으로 돌변해서 주인공을 추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 정말 수도 없이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변종이라는 것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첩보물을 가장해서 완전한 액션 블록버스터로 나오고, 흔히 말 하는 반영웅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끌어들이는 경우도 꽤 있는 상황이죠. 전 그 시작을 트리플 엑스 시리즈로 봤습니다. 당시에 트리플 엑스 시리즈는 상당한 액션영화로 이름을 높였습니다. 물론 구조적으로는 과거 첩보물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고, 심지어는 기본에 깔린 악당의 정서조차 과거에 나왔던 악당의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식이었지만, 적어도 이 악당을 대하는 주인공의 태도는 우리가 과거에 봤던 영웅의 태도라기에는 독특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결국에는 일정한 변주로 해석을 할 수 있고, 본 시리즈는 과거에 있던 이야기를 헌대에 맞게 재해석 하면서 자기 자신이 했던 일이 옳고 그름을 떠나 지금 당장은 그 과거의 동지가 적이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다루고 있었습니다. 본 시리즈가 그 핵심을 잘 파헤쳤고 현대에 맞게 다시 잘 재단을 해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007이 역으로 그 느낌을 다시 받아들이는 상황까지 왔으니 대단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이 이야기를 끄집어 낸 이유는 이번 이야기 역시 과거의 스파이물을 뒤집는 식이라는 점에서입니다. 이 영화의 기본 구조는 우리가 007 시리즈에서 봐 왔던 클리셰를 거의 다 사용합니다. 특수 무기와 매력이 넘치는 스파이, 그리고 그에 맞서는 착한척 하는 미친 악당들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 모든 것들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사용하는 케이스입니다. 다만 영화의 구조상 절대로 흔히 말 하는 첩보물의 구조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많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과거에 보여줬던 킥애스와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킥애스에서처럼 주인공이 뭔가 하려고 하고, 이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조금 다르게 등장하는 부분이라면 이번에는 주인공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행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과 조력자가 있는 상황이며, 이 덕분에 이야기가 좀 더 과거의 구조를 확실하게 끌어들이는 데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결국에는 기본 구조 위에서 과거와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성장담과 그 동안 진행되는 악당의 나쁜 계획으로 나뉘어집니다. 우선 주인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스파이와는 거리가 상당히 먼 캐릭터이며, 이 문제로 인해서 주인공의 성장담이 더더욱 효과적이고 극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지만, 주변 상황으로 인해서 극도로 삐뚤어져버린 사람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만의 상황 이해방식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이해방식을 꽤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굉장히 독특한 사람인 동시에 우리가 알고 있는 첩보물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층적인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변해간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자신만의 모습이 계속해서 있다는 점으로 인해서 캐릭터가 제대로 유지 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하죠. 덕분에 이 영화는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 반대에 서 있는 악당 역시 일정한 비틀림이 존재합니다. 정말 인정사정없는 악당이지만 기묘한 약점이 같이 존재합니다. 이런 면으로 인해서 악당이 얼마나 싸이코틱한 사람인지, 그리고 왜 이렇게 복잡하고 이상한 계획을 세웠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영화가 진행되면서 보여주고 있는 악당의 계획은 우리가 흔히 과거에 봐 왔던 계획이기는 하지만, 이 계획을 실행하는 사람이 독특하게 나옴으로 해서 영화적인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과거의 방식과 현재식 비틀림이 가장 기묘하게 공존하는 캐릭터는 역시나 악당을 보좌하는 여자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장애라는 것과 오드잡 이후로 계속 계승되어 온 어딘가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악당으로서의 모습을 영화에서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이 두 모습은 주인공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부분이고 한 동시에, 이 영화가 과거의 스파이 영화를 여전히 어느 정도는 참고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연결다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영화가 진행되는 방식은 절대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비틀림을 이해하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게 나오는데, 영화에서 비틀림을 과거와 완벽하게 접목하면서도 갈 수 있는 데 까지는 가는, 어찌 보면 매우 아슬아슬한 방식을 채택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 장면들 대다수가 매우 잔혹하면서도 역동적이게 연출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 영화에서 두 클라이맥스의 한 부분은 코미디적인 연출이 굉장히 강하게 작용하는데, 영화에서 이 부분이 특별히 튄다고 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가 심하게 비틀린 부분들을 노출시킬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나 완급조절입니다. 이 영화는 앞서 말 했던 대로 여기저기에 기존과 굉장히 다른 이야기 스타일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어찌 보면 이 상황에서 오히려 평범하다고 느껴질 정도죠. 보통 이런 이상한 캐릭터들이 채워진 영화는 영화적인 상상력이 넘쳐서 영화가 오히려 아득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그 문제를 꽤 안정적이게 잡아냈습니다.

 그 나머지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익숙한 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007 시리즈에서 자주 봐 왔던 것들을 기반으로 합니다. 앞서 말 했듯 세련된 스파이가 나오고, 그 세련된 스파이의 여러 가지 무기들이 등장하며, 동시에 영화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범위의 미친 악당이 영화를 지배합니다. 영화의 진행에서 그 면들을 모두 인정하고, 영화에서 최대한 주인공을 밀어주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의 흐름에 관해서 문제가 있다거나 도저히 다가갈 수 없다고 말 할 수 없는 정도가 되는 겁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의 기본적인 면과 전체적인 얼개만 따져보면 과거 스파이물에서 그다지 발전한 면이 많지 않기는 합니다. 물론 주인공의 성장담 역시 과거에 다른 영화들에서 나온 부분들인지라 어느 정도 초기 스파이 교육에 관한 영화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이야기가 대략 어떻게 진행되는지 감이 잡히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해석해서 보여주는 방식이 이 영화의 차이점이기 때문에 그 과정 자체를 재미로 표현하는 힘이 강해진 것이죠.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보여주는 화면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던져주고 있는 화면의 모습은 기본적으로 무척 세련된 모습과 매우 현실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주인공의 주변은 그 두 면을 연결하는 데에 굉장히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누군가 과거에 꿈꿨던 것들이 다시 돌아오는 식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게 되기도 하는 것이죠. 이 영화는 그 지점을 매우 잘 표현하는 화면 구성을 가져왔고 말입니다.

 다만 역으로 매우 통속적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 무기를 소개하는 방식은 스파이물뿐만이 아니라 맨 인 블랙에서 소개해주는 식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 영화는 상당히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죠 이 영화는 그 특성을 매우 잘 살리고 있기 때문에 과거 스파이물의 영광을 그대로 가져오려고 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다만 현대 액션물에 맞게 어느 정도 화면이 재단디 되었다는 점은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과거 스파이물에 관한 매우 괜찮은 재해석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보이는 슈퍼히어로 성장담과 함께 스파이물 역시 비틀어버리는 힘이 존재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오직 영화적인 쾌감만으로 따졌을 때도 절대로 나쁜 영화가 아닙니다. 잔혹한 것들과 피에 관해 과도한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이 꽤나 즐겁게 다가오는 물건중의 물건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스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