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로얄 - 007 소설중에서도 가장 이질적인 작품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원래 이 자리에는 전혀 다른 내용의 오프닝이 붙어 있었습닏나. 그도 그럴 것이 이 오프닝을 쓴게 1년이 넘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굉장히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제가 일이 바빠지면서 결국에는 손을 놓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죠. 그렇게 해서 작업 자체를 한 번 보류한 상황이고, 이제야 짬이 나서 처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미뤄왔던 글중 하나라서 기쁘기도 하네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소설을 다루기 위해서 정말 오랜 세월을 지나야 했습니다. 007 시리즈는 나오는 대로 리뷰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동안 해결해야 할 다른 것들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이 소설을 기점으로 007 시리즈의 책도 리뷰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모든 작품이 다 출간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출간작들만 리뷰할 예정입니다. (물론 저 같은 사람들은 이미 북미판으로 다 읽었다는 것은 대략 감이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이 책을 리뷰하면서 가장 미묘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간단합니다. 007 시리즈에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매력, 그러니까 예쁜 여자와 멋진 차, 그리고 남성적이면서도 느물느물한 느낌이 살아있는 본드 시리즈를 기대를 할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차라리 후속작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카지노 로얄이라는 처녀작은 분위기가 굉장히 다릅니다. 물론 이 분위기에 관해서 카지노 로얄 영화와 똑같은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냉전시대 스파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점상 2차대전에 더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완전한 적이 설정이 된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는 그 적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 적의 자금을 동내기 위해서 제임스 본드가 활약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실패담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 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이 과정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묘사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죠.

 이 작품에서 악당은 다행히 영화에서 봤던 바로 그 르 쉬르프 입니다. 솔직히 모습은 좀 다르지만, 기본적인 얼개를 영화가 거의 차용 해 온 만큼 어느 정도는 대략 예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이 작품의 백미는 오히려 그 본드의 어두운 면들에 관해서 상당히 깊게 다루고, 그리고 이 문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은 본드가 흔히 말 하는 매력적인 첩보원이 아닌, 매우 강인하지만 어둠을 안고 사는 모습을 좀 더 확대해서 그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과정으로 인해서 기존의 본드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오게 되죠.

 사실 우리가 아는 본드 시리즈의 대부분의 면모는 영화 3편인 골드핑거에서 만들어낸 면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본드의 클리셰가 골드핑거에서 정립이 되었고, 심지어는 이야기 구조 역시 이 영화를 기본으로 해서 진행이 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카지노 로얄은 냉전시대 첩보물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첩보물과 느와르물의 느낌이 같이 존재하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이 덕분에 소설을 읽는 동안 굉장히 당황스러운 전개가 이어지게 됩니다.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는 본드의 모습은 비정하기 그지없습니다. 가벼운 사람이 전혀 아니며, 자신의 임무를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뭔가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거나 하는 모습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대신 그 사이를 채우고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최대한의 폭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황 자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그래도 나름대로 기상천외한 작전을 하는 본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의 이야기를 하면서 누아르라는 이야기를 끄집어 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주인공과의 관계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서술이 되고 있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둘의 관계는 철저히 업무적인 면으로 시작해서, 그 업무적인 붙음이 어떻게 애정으로 이어지는지에 관해서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본드가 넘치는 매력을 이용한다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그냥 같이 있었기 때문에 편안해지고, 그렇게 해서 친해지는 관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흔히 말 하는 여자를 멀리하는 본드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첫 부분이 나오기는 합니다. 그 결말은 영화의 거대한 결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진짜 애정에 관해서 생각해볼만한 여지를 남기고, 상당한 여운을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으로 인해서 작품이 한 사람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솔직히 말 해서 작품이 보여주는 것은 말 그대로 그냥 한 작전의 실패담이며, 이 속에 여자라는 존재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그 존재가 마지막에 어떻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외에는 그다지 감흥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밝혀지고, 그 일에 관해서 작전이 진행되는 과정 역시 뭔가 거대한 스케일을 이야기 하는 작품이 아니기도 합니다. 대신 이 작품에서 채워가고 있는 것은 그 과정이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이 되어가는지, 그리고 이 문제에 관해서 본드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관한 내밀한 묘사가 주요 부분입니다. 뭔가 액션이 벌어진다거나 하는 작품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굉장히 느릿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무겁기까지 한 상황이죠.

 작품에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분위기는 이 속에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파이 소설에 넘치는 이야기 형태라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담백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에서 일부러 로맨스나 매력에 관해 표현하는 부분을 억제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작품은 상당히 군살 없이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 덕분에 작품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특히나 현대에 작품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당한 위화감을 안겨주고 있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주인공의 매력이라는 것을 아예 배제하고 가는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흔히 보던 007 시리즈의 느낌과 거리가 멀고, 현대의 첩보 스릴러물과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지,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작전에 관한 나름대로 매력 표현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기본적으로 책을 한 번 읽어보겠다고 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정도는 되는 것이죠.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에는 상대에 관해 어떻게 표현하고, 이 상대와의 심리전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상당한 부분을 걸고 있으니 말입니다.

 카지노 로얄은 작전의 상당수를 포커 게임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둘러 앉은 사람들의 심리는 상당히 강하게 밀어붙이는 식인데,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느낌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나름대로의 방향이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이야기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 그러니까 작전 진행중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기에 다른 것들이 끼어들기 힘든 문제를 꽤 슬기롭게 해결하고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꽤 독특한 소설입니다. 솔직히 이 작품이 우리가 아는 007의 매력을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007 소설 시리즈 중에서도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하고 심지어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 시리즈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스파이물의 느낌이라는 것이 원래 어떤 것이고, 이 속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라는 인물이 다른 소설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변형이 될 것인가에 관해서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데에는 충분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글

  • rumic71 2015/03/31 13:45 #

    본드의 첫 작품이고 해서, 플레밍이 '문학적'으로 보이려고 굉장히 신경을 썼다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이걸 먼저 읽었기 때문에 영화 쪽은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었지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