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아워 : 크라이시스 인 타임 - 뭔지는 모르겠는데 빠르기는 하다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최근 그래픽노블을 사는 데 굉장히 후회감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래도 가격은 상당히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책을 읽은 속도가 워낙에 빠르기 때문에 40분 이상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정말 왜 샀나 싶은 싶은 후회가 같이 밀려와서 말이죠. 많은 책을 보는 것을 위해서 속도가 높아지는 것은 좋지만 이런 경우에는 사들고 지하철에서 오는 길에 다 읽어버린 다음, 집 책꽃이에 그대로 처박아 버리는 상황이 발생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제는 또 볼 작품을 골라서 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무언가를 엎고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나 도저히 통제할 수 없고, 더 이상 그 많은 요소들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계산이 섰을 경우에는 아무래도 이야기를 한 번 뒤흔들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미국의 그래픽노블 시장의 경우에는 수많은 세계관이 존재하고, 이를 하나로 밀어버리기 위해서 나름의 통합 이벤트를 벌이고는 합니다. DC에서는 과거에 크라이시스 이벤라는 제목으로 써먹었죠. 물론 아이덴티티 크라이스 같은 작품들은 아닙니다.

 보통 크라이시스의 이유는 정말 복잡합니다. 작품 내에서 우주적인 사건이 일어나지만 그 이유는 정말 다양하죠. 하지만 그 결과는 인기 없는 캐릭터의 선별작업을 통해 앞으로 쓸 수 없다고 보이면 없애버리고, 인기 캐릭터의 쓸모 없거나 도저히 캐릭터와는 맞지 않는 능력이 보이는 부분들을 정리하며, 일부 애매한 캐릭터들의 설정을 재구성합니다. DC 코믹스는 크라이시스라는 타이틀을 걸고 굉장히 상황이 복잡해질 때마다 잘 써먹은 이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플래시포인트라는 제목으로 아예 DC 산하의 코믹스를 통합하고 유명 캐릭터들의 경력과 성격이 바뀌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이 작품에 관해서는 솔직히 아무래도 의견이 복잡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에 코믹스를 모르는 분들에게는 쌩뚱맞게 적당히 알거나, 아니면 잘 모르는 캐릭터들이 나와서 세상이 위기에 처해있고 이를 구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오고, 이 위기에 관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악당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캐릭터들의 굉장히 기묘한 설정들이 나오기도 하고, 그 설정들이 사라지는 것을 아예 작품에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다 쓰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묘하게 다가오는 것이죠.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해지는 것은 이 작품은 초심자에게는 거의 블랙홀에 가까운 작품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배트맨이나 원더우먼, 슈퍼맨의 경우에는 그나마 들어서 알고, 그린랜턴의 경우에는 최근의 영화판 돌아가는 소식을 접한 분들이라면 그나마 악명(?)으로 알고 있을 테니 크게 문제가 없지만, 그 외의 캐릭터들은 점점 깊이 들어가게 되고, 심지어는 우리가 흔히 보는 캐릭터와는 거리가 먼 케이스도 있는 상황입니다. (당장에 이 작품에 나오는 그린 애로우는 기존 작품들까지는 표준적인 느낌입니다만, 드라마로 접한 분들에게는 굉장히 당황스러운 패션을 하고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이 작품에서 처음 본 히어로들도 많은 편입니다. 솔직히 시간 관리국이라는 단어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이 위기는 우주 전체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고, 쉽게 말 해서 우주를 능력을 가진 한 존재가 위협한다는 식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몇몇 이야기는 했습니다만, 아예 이야기 기둥뿌리를 뽑는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우주를 위협하고 그 사이에 매우 큰 희생이 있다는 식의 이야기인 것이죠. 사실상 전 우주급 이벤트이기 때문에 끼어있는 존재들 역시 범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솔직히 저도 이야기가 아주 매력있게 지나간다는 말을 할 수는 없기는 합니다. 특히나 이 작품의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는 대체 이게 뭔 소리야 하는 느낌이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후반부는 그나마 최근의 작품들에서 어느 정도 본 바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작품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된건지 알 수 있는 상황은 되는 캐릭터가 나왔기는 하지만, 이전까지는 감도 안 오는 이야기가 줄줄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생각 이상으로 불완전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모르는 존재가 너무 많은 편입니다. 제가 전반부에 대한 리뷰를 쓰기 위해 작품을 다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쓸 수 없는 이야기 입니다. 물론 제가 리뷰에서 스포일러를 지양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작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딱히 맥락이 잡힌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어디론가 빠르게 흘러가기는 하는데, 대체 왜 이러는지 감이 안 잡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물론 이 문제에 관해서 간간히 벌어지는 일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작품의 후반부에 대한 복선이 되기도 하고, 이 일이 일어나면서 어떤 히어로들이 정리 당하는가에 관해서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써먹을 필요가 있다 싶으면 과거에서 도로 불러내오는 일도 비일비재 합니다.) 결국 한계가 있는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가에 관해서 이 정도로 매력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감도 안 오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단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전에 나왔었던 이야기들에 관해서 분명 진행이 되었던 부분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 문제들 덕분에 히어로들이 가진 능력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을 겁니다. 물론 각자의 만화책 내지는 소위 말 하는 이벤트로 묶인 내용을 통새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렇게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게, 결국에는 그 이전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한계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문제 덕분에 작품 자체가 진입 장벽이 있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이야기의 독립성에 관해서 도저히 어떤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작품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 작품의 후반부는 나름대로의 이해가 가능하고, 어느 정도 국내 출간분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작품을 보는 데에 크게 문제가 없을만한 정도라는 겁니다. 그나마 후반에 갈수록 그 느낌이 강해지고, 앞의 이야기가 맥락이 잡힌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좋은 점이라면 이 작품이 적어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 있어서는 매우 명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 있으면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겁나게 급한건 알겠고, 대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관해서 궁금해지게 만드는 에너지는 확실히 작품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 최대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작품에서 전반적인 에너지로 다루는 데에 있어서도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말입니다.

 다만 그림체에 관해서는 야간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이 작품이 시대가 어느 정도 지났다는 것은 감안해야 합니다. 결국에는 매우 화려하고, 색상이 넘치는 그림을 기본적으로 깔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적응 안 되는 분들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최근 작품을 굉장히 자주 보신 분들이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꽤 준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DC의 세계관에 관해서, 그것도 예전 세계관에 관해서 지식이 있지 않다면 상당히 골치아플 수도 있는 책입니다. 그림체도 예전 작품이라 그런지 좀 묘하게 다가오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긴장감에 관해서는 그래도 매력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기는 합니다. 다만 옛날 설정과 히어로들에 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 자체의 기본 설정, 그러니까 우주와 시간을 엎어서 캐릭터들을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올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덧글

  • 2015/04/01 07:55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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