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 우리가 아는 본드의 원형이 나오기 시작한 책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드디어 이 시리즈를 리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리뷰 전에 정말 큰 뻘짓이 있었는데, 이 순서를 맞춰보겠다고 노력을 한 것이죠. 이 과정에서 퀀텀 오브 솔러스의 위치가 대단히 애매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단편집이다 보니 후대에 발표된 작품들이 줄줄이 이 책에 포함 되어 있었으나, 정작 한 편이 역사의 한 가운데 올라와 있었던 겁니다. 결국 단편집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 출간이 되게 되면 또 한바탕 소동이 있겠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사실 이 작품을 다루기 전에 골드핑거를 먼저 이야기를 해야 좀 편하게 이야기 되는 부분들이 있기는 합니다. 다른 것보다도 이 책 역시 영화화 되기는 했지만, 영화 순서는 골드핑거보다 나중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골드핑거의 영화화 방식이 원작이 있는 007 시리즈에서 대부분 사용된 방식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퀀텀 오브 솔러스의 경우에는 원작에서 제목을 가져오기는 했습니다만, 원작에서는 그냥 말 그대로 사람들의 대화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 이야기는 해당 책을 다룰때 좀 더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책에는 책만의 순서가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영화화 되고 있는 시리즈물들을 생각해보면 상상이 잘 안 되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가 완전히 서로 이어붙어 있는 시리즈가 아닌 이상은 원작 팬은 조금 아쉬울지 몰라도 영화화가 쉬운 것부터, 내지는 영화화 했을 때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서 작품성과 흥행 수익을 잡을 수 있는 내용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작품의 경우에는 그래서 후반으로 몰린 경향이 있고 말입니다. (로저 무어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죠.)

 이 작품은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원작 순서대로는 기본적으로 바로 앞에 카지노 로얄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직접 서술되고 있고, 이번에는 미국에서 흑인 갱 조직의 보스이자 밀수업자인 미스터 빅을 조사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단서는 옛날 금화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기 시작하고, 미국과 공조 수사를 벌이게 됩니다. 이 와중에 매력적인 여인인 솔리테어를 마나게 되고, 이 상황에서 미스터 빅과의 대결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식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대략 이 이야기의 구조가 감이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서 원작에서 도저히 쓸 수 없는 것들만 재외하면 거의 다 이야기에 땡겨서 썼기 때문입니다. 007 시리즈에서 가장 독특한 면모라고 한다면, 원작에서 영화화를 할 수 없는 것은 주로 영화에 나와봐야 그다지 재미가 없어 보이는 요소들이 떨어져 나가고, 이를 영화 시리즈에 맞는 요소로 대체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이야기의 축약이 거의 없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작품의 스토리 이야기를 지금까지 했지만 좀 더 진행하기 전에 이야기 해야 할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본드의 특성이라는 것이죠. 카지노 로얄에서의 본드는 솔직히 넘치는 매력이 있다기 보다는 과묵하고 무시무시한 쪽으로 더 강하게 서술되고 있는 편입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무슨 일이건 할 수 있는 사람이죠. 여기에서 나오는 사랑에 대한 관점은 그냥 육체적이고 순간적인 것이 아닌, 의외로 상당한 순애보에 가까운 부분들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당시에 벌어졌던 일들로 인해 본드의 사랑에 대한 관점이 상당하게 바뀌었다는 식의 해설도 있기는 한데,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제가 볼 때는 그냥 당대 스파이소설의 특성을 차별화 하기 위해서 변경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기 때문입니다.

 이번 작품에서의 본드는 우리가 아는 그 모습의 본드와 확실히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전히 임무를 중시하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이 와중에도 사랑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자신의 임무과 여성과의 매력적인 사랑이 겹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 둘을 혼용해서 쓰는 데까지 발전했다는 겁니다. 다만,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성의 모습은 육체적인 부분이나 분위기 외에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거의 하고 있지 않기는 합니다.

 이 문제는 뒤로 제쳐두고, 본드 이야기의 새로운 특성은 결국 돈이 굉장히 많은 악당이 자신이 저지를 악행에 관해서 굳이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에 관해서, 그리고 권력에 관해서 애착을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본드를 위협하기는 하지만 악당이 자신의 입으로 설명하는 것은 나중에 본드가 위기에 빠졌을 때 어떻게 죽여버릴 것인가 하는 점 정도입니다. 대신 실질적인 음모 파트는 본드가 흔히 말 하는 주변 정황과 단서들을 통해서 알아낸 것들을 통해서 진행되는 방식이죠.

 이 작품은 결국 수사물과 추격전의 묘미를 동시에 지니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만, 작품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의 특성상, 수사물의 부분은 전반부를 차지하고 있고, 후반부는 서로 쫒고 쫓기는 식의 이야기를 더 많이 가져가는 편입니다. 악당에게서 여자를 빼내는 순간부터 아무래도 이야기가 굉장히 선형으로 바뀌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결국에는 후반부는 주로 감정을 나누고, 이로 인해 감정과 임무라는 것이 점점 더 하나로 통합되는 식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과정에 관해서 도저히 치밀하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본드가 겪는 여러가지 특수한 상황이며 주변 사람들이 당하는 역경이라는 것들에 관해서 굉장히 순차적으로 이야기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이 더 벌어질 것인가에 관한 의문 자체는 그냥 이야기가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가에 관한 것 이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사실상 거의 모험 소설의 구도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고도 말 할 수 있는 상황으로 가게 됩니다.

 사건 조사 파트 역시 뭔가를 본드가 열심히 조사 한다기 보다는 본드가 적당히 시선을 끌거나, 뭔가 한다고 생각이 되면 악당은 이를 가지고 본드를 쫒고, 그 뒤에서 또 다른 단서를 빼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반부에서 그 이야기가 전부 다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아무래도 핵심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본드가 알아내는 것들이 점점 더 강하게 나오고 있다는 점 정도랄까요. 대신 이 작품에서 가져가는 것은 결국에는 캐릭터의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크게 다루는 것은 결국에는 본드가 얼마나 임무에 충실한가 하는 점입니다. 이 임무는 점점 더 개인적으로 변모하게 되죠. 본드는 이에 관해서 확실히 선을 긋는 대신 치열함을 더해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해서 앞으로 악당이 어떻게 끝나게 될 것인가에 관해 궁금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갑니다. 독특한 점이라면 이는 긴박감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쪽이라기 보다는 주인공에 대한 단단함을 더해가는 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수적인 효과는 역시나 악당의 변모입니다. 작품에 나오는 악당은 굉장히 뻔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실상 우리가 웬만한 영화에서 보던 악당과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 악당은 시간이 갈수록 악랄함을 더해가고, 이런 악랄함 뒤에 숨기고 있는 것이 더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까지 합니다. 작품 속에서 본드는 악당을 꺾어야 함과 동시에 자신이 적대시 하는 또 다른 조직에 관해서 알아가는 과정을 같이 겪고 있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다만 이 책이 아주 읽어볼만한가 하면, 이 부분에 관해서는 물음표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굉장히 뻔한 이야기를 뻔하게 진행하는 소설이거든요. 책은 나름대로의 긴장감을 만들어가는 데에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 아무래도 새롭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는 시대적인 면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기는 합니다. 거의 원형이니 말이죠.) 하지만 007 시리즈의 묘한 매력의 시작을 알고 싶으시다면 생각보다 재미있게 다가오는 책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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