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오브 솔러스 - 본드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책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이걸로 일단 마지막을 잡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단편집만큼 상황이 복잡한 경우도 없는데, 일단 한 편은 분명 나를 사랑한 스파이 이전 이야기인데, 나머지 이야기들은 그 이후에 공개된 이야기가 같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나머지의 문제로 인해서 맨 뒤로 밀려가게 되었죠. 단편집의 특성상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편집 스타일이기는 합니다만, 해외에서는 두권으로 나눠 출간된게 국내에서는 한 권이니까 나쁜건 아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리뷰를 쓸 때 가장 까다롭게 다가오는 소설은 소설 장르 문제를 떠나서 단편집으로 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각각의 작품에 관해서 설명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장편에도 분량이 많지 않게 글을 쓰는 사람인지라, 단편에 관해서 일일이 시간을 쏟는 쪽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리뷰하게 된 이유는 일단 007의 소설 시리즈 중 거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르트 블랑슈가 있기는 한데, 그 리뷰를 제가 했는지 안 했는지 이제는 까마득 하네요;;;)

 아무튼간에,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은 007 단편집입니다. 원래 해외에서는 유어 아이스 온리와 옥토퍼스 그리고 리빙 데이라이트 라는 제목의 두 권으로 분리되어 출간된 작품인데, 국내에서는 이 두 권이 하나로 합쳐져서 출간이 되었습니다. 단편은 총 아홉 작품이며 뷰 투 어 킬, 유어 아이스 온리, 퀀텀 오브 솔러스, 위험한 거래, 힐데브란트 물고기, 옥토퍼시, 한 여인의 자산, 리빙 데이라이트, 뉴욕의 007 순입니다.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단편에서도 영화화 된 이야기가 꽤 있는 편입니다.

 다만 항상 그렇듯, 제목 외에는 그다지 공통점이 없는 이야기를 영화에서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원작에서 따온 이야기를 에피소드 중 일부로 쓰기는 합니다만, 거의 관계가 없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들에 관해서는 결국 영화의 흥미와 편의성이라는 부분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의 재미와 영화의 재미는 아무래도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제가 그 동안 계속해서 해 오던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어쨌거나,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상당히 독특합니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 가장 독특한 작품들이 있는데, 퀀텀 오브 솔러스와 옥토퍼시죠.

 옥토퍼시와 퀀텀 오브 솔러스는 엄밀히 말 하면 구조적으로 예전에 리뷰 했었던 장편인 나를 사랑한 스파이와 상당히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본드가 이야기의 화자가 아니며, 심지어 이야기의 중심에 서지도 않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결국 본드라는 한 사람이 만다는 사람들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퀀텀 오브 솔러스는 본드가 한 사람에 관해서 전해 듣는 식의 이야기이고, 옥토퍼시는 본드를 죽이러 온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두 이야기는 결국 본드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대에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본드라는 사람의 일면에 관해서 상기시키고, 그가 과연 어덯게 살아가는가에 관해서, 그리고 본드의 주변인들이 본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들이기도 합니다. 물론 구조상 본드는 결국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나름대로의 방향성이라는 것이 그 문제를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외의 나머지 단편들은 솔직히 들쭉날쭉한 편입니다. 뷰 투 어 킬이나 유어 아이스 온리는 기본적으로 첩보 활동과 수사 활동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위험한 거래 역시 비슷한 이야기로 국제 마약조직을 정리 하는 이야기 입니다. 리빙 데이라이트에서는 살인 청부업자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이고 말입니다. 결국 거의 모든 작품이 007 시리즈의 기본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항상 그렇듯 제임스 본드에게 상당한 어려움과 특성을 같이 부여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보이는 것들중 하나는 본드가 상당한 냉혈한이라는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데에 뭔가 다른 것들이 끼어드는 것 보다는 오롯이 사건을 추적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아무래도 단편인 만큼 다른 데에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꺼내는 것 보다는 본래 이야기를 하면서 그냥 양념조로 들어가는 이야기가 살짝 내비치는 데에 그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정석이기는 합니다. 책에서 나오는 단편들의 공통점은 그 특성을 매우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사건을 드러내는 방식은 순차적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본드가 이런 일을 하고, 본드가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식입니다. 아무래도 인과관계가 굉장히 중요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결국에 단서가 이야기의 방향을 바꾼다거나 하는 것은 아무래도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실상 보고 있노라면 단서에 관해서 본드가 설명을 해버리거나, 아니면 악당이 자기 입으로 술술 불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이 속에서 나오는 것들은 흔히 말 하는 목숨을 건 대결이기는 합니다. 결국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그 대결에 관해서 상대를 분석하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서 거의 모든 이야기들이 악의 조직 내지는 그 악당 조직의 한 사람과 대결하는 경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승리하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울 일은 없습니다만, 그 과정 자체에서 흥미를 만들어내는 식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까지 제가 한 작품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뉴욕의 007 이라는 작품이죠. 이 작품은 기본적인 007 시리즈의 이야기와도 다르고, 그렇다고 007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뉴욕의 007은 제임스 본드가 뉴욕을 임무 때문에 방문했으나 여행하는 이야기에 가깝고, 심지어 최악의 실패담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야기가 다르다면 그만큼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어야 할텐데, 이 작품은 전혀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007 시리즈에서 이야기가 선형이라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단일 구조로 흘러간다는 설명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가 적어도 집중도가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며, 그 이유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는 기대심리와 궁금증을 동시에 자아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007의 설명은 제가 아는 작품중에서 가장 중구난방이며, 솔직히 도저히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실패하는 것이 당황스러운 것이 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난삽하게 흘러가 버린 것이죠.

 다행이라면 이 책은 나름대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로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단일한 구조를 가지고 간다는 겁니다. 단편에서 서로의 연관성이 없는 경우에, 모음집이라고 말 하면서도 한 권의 책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책은 그래도 문제가 덜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국내 출간 특성상 두 단편집이 하나로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나쁘게 말 하면 특징이 거의 없다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단편집이다 보니 나름대로의 실험적인 시도도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오롯이 사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007 시리즈의 다른 장편들보다 이 책의 집중도가 훨씬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매력을 통제하는 데에 굉장히 공을 들인 책이며, 이야기 역시 굉장히 잘 넘어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007 소설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과도한 담백함, 그리고 영화와는 다른 어찌 보면 당황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한다는 점만 빼면 굉장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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