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드러머 걸 - 사랑, 충성, 국가의 기묘한 관계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이 책 역시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바로 얼마 전에 구매한 책입니다. 아무래도 당시에 몇 권을 같이 구매했고, 결국 메그레 시리즈는 완성에 다가가는 상황이 되었죠. 그래봐야 두 권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지만 역시나 상당히 힘들게 읽고 있는 존 르 카레의 작품이기 때문에 약간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죽은자에게서 걸려온 전화 같은 작품들은 정말 쉽게 읽히긴 하더군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존 르 카레의 작품을 다루고 있으면 상당히 우울한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상황을 극한으로 바라봐야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들의 인생은 극한이라기 보다는 회색지대 어딘가이니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도 극적인 면모를 자겨가게 되고, 이 문제에 관해서 주인공들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절망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결국에는 상당히 망가지거나, 아니면 회한에 찬 인생으로 마무리 되는 경양을 상당히 많이 보여주게 됩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다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주인공은 찰리라는 여자입니다. 이 여자는 연극 배우로서의 재능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고, 머리도 좋으며 아름답기까지 하지만 이런 저런 자신만의 철학과 젊은 반항심으로 인해서 성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홀연히 중동 남자인 요제프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 남자가 팔레스타인이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이 여자를 이스라엘 첩보부 하 가운데로 데려가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한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능력이 예술이 아닌, 말 그대로 다른 사람들을 홀리면서 정보를 빼내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용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이 과정은 상당히 독특하지만, 동시에 스파이가 가져야 하는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들에 관해서 말 그대로 실제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한 가지 이 작품에 관해 주의해야 할 것이 나오게 되는데, 작품이 진행되면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뭔가 신나는 스파이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건덕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저 그 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죠. 살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일 하는 사람들이 준비하는 과정에 관해서 역시 굉장히 자세하게 나오기 때문에 더더욱 처절한 인생으로 보이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절대로 쉽게 내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준비 과정을 벗어나서 사랑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그 이야기가 절대로 쉽게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대단히 불편하며,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결국에는 이런 삶도 삶이라고 받아들이라고 억지 부리는 느낌까지 가게 됩니다. 사실상 소설에서 읽게 되리라고 생가갛는 매우 신나는 삶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겁니다. 다만 스파이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심지어는 보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에 떨게 만들만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계속해서 읽게 만드는 힘은 이 삶을 따라가는 궤적 자체를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분이 전면에 나와야 하고 아니고를 제대로 알고 있는 상황이며, 인생을 그린다는 것과 동시에, 그 속에서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매우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한 겁니다. 결국에는 작품 자체에서 또 다른 에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기본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첩보라는 것을 빙자해서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서구 열강과 중동,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사람들의 고충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죠.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정보들은 때로는 쓸모가 있고, 때로는 다른 국가를 위협하게 될만한 것들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그 정보가 역으로 주인공들을 공격할 때도 있습니다. 국가는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에게 보상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역으로 공격 당할 때는 정말 비정하게 내버리는 경우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아무래도 이런 것들이 사랑과 얽히면서 상당히 기묘한 특징을 부여하게 됩니다. 소위 말 하는 이중 스파이라는 면을 같이 다루고 있는 것인데, 이 부분은 이야기에서 나름대로의 강렬함을 만들어가는 부분이기도 한 동시에 이야기에서 긴장감을 만들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소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작품을 이야기 하는 데에 있어서 최고의 에너지를 내기 위한 조건을 캐릭터에게 부여한 겁니다.

 이 작품에서의 캐릭터들은 각자의 목적이 있고, 이 목적을 위해서 정말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적인 감정이 일에 절대로 끼어들 것 같지 않은 프로페셔널함을 지녔다는 것이 이야기가 진행 되지만, 결국 이내 이 사람들 역시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 기묘한 관계의 핵심은 결국에는 각각의 작전에 관해서 벌어지는 여파들을 겪고, 사람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에서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에너지는 이 사람들이 부딪히는 데에서 매우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 편입니다. 결국에는 나름대로의 방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도 결국에는 각자의 문제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관해서 자신은 제대로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아이러니를 낳게 됩니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이 각자의 문제는 점점 더 전면에 부각이 되는 동시에, 이 면들이 촉발한 감정들이 결국 각각의 작전들을 뒤흔들어놓는 면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 작품은 이 간극들에 관해서 매우 멋진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물들과 사건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스토리 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는 이야기에 관해서 상당히 복잡한 면모를 드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이 문제 관해서 역시나 편하게 다가오는 작품은 아닙니다. 게다가 복잡한 상황이 계속해서 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접근도가 좋은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번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탐독하게 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특유의 느릿한 호흡을 가져가면서도 이야기 자체를 매우 치밀하게 구성함으로 해서 진행 자체를 상당히 꾸준하게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으로 인해서 재미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능해졌고, 결국에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동조하면서도 이 사람들을 평가하게 만드는 상황을 매우 훌륭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으로 인해서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오고 있고 말입니다.

 물론 이야기의 구조가 구조인 만큼 현재 세계와도 상당히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야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실제로도 대단히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이번에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서로 이해를 해야 한다는 강요가 아닌, 상황이 이지경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스트레스 쌓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말입니다.

 결론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소설중에서, 그것도 장르 소설에서 이런 소화하기 힘든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상당히 복잡하고 느릿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죠. 하지만 제대로 읽기 시작해서 이야기의 참 매력을 파헤치기 시작하면 무시무시할 정도로 와닿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 일, 국가관계라는 어찌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것들이 서로 충돌하는 것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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