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웨스트 - 느릿하지만 내실이 꽉 찬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어찌 보면 이 작품은 영화제용 영화, 그것도 부천의 판타스틱 영화라고 하기에는 약간 문제가 있어 보이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결국 영화제에 걸리게 되었죠. 이런 경우가 간간히 있는데, 이 영화의 경우에는 거의 확실하게 정식 개봉이 될 작품이라서 말이죠. (해외에서 평가도 상당히 좋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특히나 일단 먼저 처리를 하고 넘어가자는 계산이 깔린 덕분에 결국 먼저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예매는 정말 전쟁이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한가지 확실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서부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서부극은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며, 나온다고 하더라도 흥행이 힘들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상황에 관해서 서부극이 미국의 패권주의의 산물이니 황금 어쩌고 ㅗ하는 부분이니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가 굳이 미국 역사의 단면을 볼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맞겠고, 지금 할 이야기도 아니니 말입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 관해서 감독은 그닥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국내에 알려진 작품이 두 편 더 있기는 한데, 두 편 모두 단편이니 말입니다. 배우들은 그럭저럭 괜찮은 단편이기는 하지만, 단편 특성상 영화제 아니면 보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번 영화가 국내에 알려진 첫 장편이라고 할 수 있죠. 존 맥클린에 관해서는 그 이상의 할 이야기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배우들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죠.

 이 영화에서 솔직히 개인적으로 가장 놀란 배우는 코디 스밋 맥피입니다. 제 기억에는 더 로드의 힘겹게 살아가는 작은 아이로 기억이 되고 있기도 하고, 렛 미 인 미국판에서 역시 정말 고생하며 살아가는 아이로 기억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 기억에 이 두 편 외에는 파라노만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마지막이었던 상황입니다. 그 사이에 꽤 많은 작품이 있었는데 더 콩그레스는 아무래도 거의 대부분이 애니메이션으로 이뤄졌던 데다가 이야기에서 도구적으로 중요한 역할 정도로 마무리 되었었고, 혹성탈출은 제가 보니 않고 지나간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배우가 오랜만에 돌아와서, 갑자기 연기를 비평면에서 매우 잘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겁니다.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이 영화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다만 코디 스밋 맥피보다 더 영화를 기대하게 만든 배우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마이클 패스벤더죠. 이 영화 이전에도, 이후에도 정말 바쁘게 살아가는 배우중 하나입니다.

 제가 마이클 패스벤더를 확실하게 기억하게 만든 영화는 두 가지입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셰임이라는 영화죠. 이 두 영화 외에도 정말 걸출한 작품에 자주 출연한 바 있습니다. 카운슬러라는 삶과 죽음에 대한 매우 독하면서도 고요한 시선을 자랑하는 영화가 있었고, 역시나 삶과 죽음에 관해서 매우 독하면서도 고요한 시선을 유지했던 프로메테우스가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노예 12년이나 엑스맨에서 매우 무게감 있는 못브을 보여줬고, 프랭크에서는 오랜만에 어딘가 엇나간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벤 멘델슨도 이 영화에 출연합니다. 경력이 정말 긴 배우중 하나입니다만, 제가 이 배우를 정말 강렬하게 기억하게 된 시점은 킬링 소프틀리 였습니다. 당시에 정말 찌질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줌으로 해서 영화적인 강렬함을 이끌어 가는 데에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ㅍ여가는 좀 박하게 나가는 영화입니다만, 제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영화로 기억되는 작품이었죠. 그래서 이후 행보도 상다잏 괜찮게 보고 있는 배우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이 외에도 로리 맥칸이나, 알렉스 맥퀸, 앤디 맥피 같은 배우들이 전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에서 조연들 역시 주로 작은 영화나, 아니면 조용한 여오하들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왔던 사람들인 만큼, 이 영화 역시 비슷한 구도로 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제가 배우를 길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역으로 그 외에는 그닥 기대할 부분이 없다는 이야기이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한 소년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소년은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도망친 자신의 연인인 로즈를 찾으러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일러스라는 한 사람이 나타나게 되고, 이 정체 불명의 인간은 갑자기 주인공을 보호해주겠다는 말을 합니다. 이 둘의 기묘한 여행이 진행되고, 영화는 대체 사일러스라는 사람이 왜 주인공을 보호 해주려 하는지, 그리고 이 상황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부를 여행하는 젊은 여행자와 그 여행자를 도와주는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묘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헐리우드나 이탈리아의 전통 웨스턴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웨스턴에서 나오는 세계가 얼마나 비정하기 짝이 없는지 정말 자주 나와 있기 때문이죠. 그나마 최근작이라고 할 수 있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애초에 감독이 비트는 데에 매우 능숙한 사람이기 때문에 논외로 해야 하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서부에 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한 청년과 그 청년을 따라다니면서 도와주는 다른 사람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그 도와주는 사람의 정체는 시간이 갈 수록 밝혀지는데, 소위 말 하는 현상금 사냥꾼이라고 하는 사람이죠. 아무튼간에, 이 두 사람의 묘한 유대가 영화를 지배하고 있으며, 영화의 결말로 갈 수록 그 에너지를 최대한 확대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 클라이맥스는 그 유대가 시험대에 오르는 상황이 되고 말입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에서 광활환 서부의 전경을 일부러 잡는 화면도 거의 없는 상황이죠. 이 영화는 오롯이 인물에게 집중하고 있으며, 이 인불들이 하는 일들에 관해서 관객들에게 최대한 전달해 주려는 식으로 영화를 구성 했습니다. 이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서 영화의 스케일은 그렇게 크지 않아 보입니다. 대신 사람들의 깊은 곳들을 일부러 건드린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죠.

 어찌 보면 이 영화는 웨스턴 영화라고 하기 보다는 로드트립 영화라고 부르는 쪽이 더 적당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 구성을 취하고 있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서부를 처음 여행하는, 서부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고 이 사람이 서부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자신의 약혼녀를 찾으러 간다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다양한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이 영화의 특성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 영화는 선악을 이야기 하는 상황이라기 보다는 그냥 사람들간의 묘한 관계를 더 중요하게 이야기 하는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어느 순간에 서로 총을 들고 서로를 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대화를 하거나, 아니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되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현상 수배범들 마져도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 되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이런 속에서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는 주인공이 어떻게 변해가는가 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에 관해서 영화가 가지고 가는 감정이 그냥 오롯이 주인공에게 할당이 되는 것은아닙니다. 주인공을 도와주는 의문의 조력자에게도 미슷한 감정이 할당 되고 있는 상황이죠. 다만 이 속에는 미스터리와 좀 더 깊은 부분들이 숨겨져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또 다른 주인공이 되는 셈이죠. 이 사람들은 서로 감정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변화해가고, 영화의 특성을 규정 해가고 있습니다.

 영화가 가지고 가는 대부분의 감정은 그래서 다양하고, 동시에 매우 복잡하게 연결 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가 잘 해낸 지점은 바로 그 감정들을 관객들에게 명확히 전달하면서 캐릭터들에게 관객들이 마음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느릿한 구성은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공백을 만들어주고 있는 관계로 관객들로 하여금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하여 어느 정도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고 있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결국에는 매우 명확한 계산을 하고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혼란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관계에 관해서 명확히 포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비슷한 부분에서 출발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인물상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 관해서 영화에서 필요한 만큼 명확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그 매력이 더 강해지는 상황이 됩니다. 그 덕분에 영화에서 나름대로 미스테리라고 말 할 수 있는 부분 역시 제대로 작동하는 상황이 되고 말입니다.

 미스터리의 발생은 솔직히 지금까지 말 하는 부분과는 매우 다른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제가 앞서 설명한 것들은 그 인물듸 성격을 관객들이 매우 명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인데, 미스테리는 바로 그 성격에 관련된 미스테리이니 말입니다. 영화가 감추고 있는 비밀과 그에 따른 혼란에 관해서 결국에는 영화가 나중에 시각적으로 설명을 해 주지만 영화에서 모든 것들을 명확히 밝히고 가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 역시 나름대로 계산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영화의 인물들에게 감정 이입할 수 있는 부분들에 관해서는 최대한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한 단서를 해설할 수 있는 감정에 관해서는 최대한 영화에서 아끼고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과정 덕분에 영화가 나름대로 굉장히 묘한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적어도 미스터리라는 것을 써먹을 수 있는 여지가 남게 된 것이죠.

 물론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스터리는 뭔가 아주 화려라다고 말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냥 어느 정도 쓸 수 있는 것들인 동시에, 영화적으로 그 재미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죠. 이 미스터리의 기능은 영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를 설명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클라이맥스를 끌어 내는 데 까지만 사용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후반부는 매우 강렬하게 흘러가는 편입니다.

 이 후반부까지 가는 호흡은 굉장히 느립니다. 분명히 나름대로 문제가 있는 부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필요로 하는 호흡이기도 하죠. 영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까지 가는 과정에 관해서 매우 착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결국에는 그 감정에 관해서 최대한 쌓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느리기는 하지만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게 계산하는 식으로 영화를 구성해 내는 데에 성공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마지막 혼란에 관해서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오는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유혈 낭자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의 후반부는 그 유혈 낭자함이 극에 달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피가 강을 이룰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지점은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충격을 주기 위해서 구성 되었다기 보다는 좀 더 감정적인 부분들을 건드리기 위해 구성이 되었다고 말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들은 이 속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잘 해 내고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와 중반부를 채우는 두 사람인 코디 스밋 맥피와 마이클 패스벤더는 이 영화의 내실을 알차하기 하면서도 상당히 기묘한 관계라는 것을 매우 잘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를 흔들어 놓는 배우인 벤 멘델슨 역시 그 역할을 매우 멋지게 수행하고 있고 말입니다. 다른 배우들 역시 감정적인 방아쇠라고 말 할 수 있는 지점을 훌륭하게 만들어 냈습니다.

 영상은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매우 매력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긴장감이 아예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계에 관해서 매우 인간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있죠. 물론 서부 영화에서 쉽게 쓸만한 것들을 영화에서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를 영화에 맞게 건드리는 것 역시 영상이 매우 잘 해 낸 부분이라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를 받아들이는 관객의 입장이 좀 더 쉬워진 면도 있고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한 로드 트립 영화입니다. 영화의 후반부는 웨스턴 영화의 특성을 거의 그대로 가져가기는 했지만, 그 마지막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상당히 괜찮게 다가오는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호흡이 생각 이상으로 느리게 구성되어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뭔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맛을 가진 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미묘하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