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홀 - 혼돈의 감정과 인간관계를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영상 자료원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주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래왔던 영화중에 그나마 시간이 맞는 두 작품을 보게 되었죠. 그것도 혼자가 아닌 상태에서 말입니다. 아무튼간에, 지금 다루고 있는 작품은 바로 그 두 작품중 하나 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해 하던 작품이자, 어찌 보면 우디 앨런을 이해하는 데에 한 축을 담당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솔직히 이번에 다루는 두 작품은 시기상으로 매우 비슷한 작품이기는 합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제가 최근 들어서 거의 매년마다 우디 앨런 영화를 한 편씩 다뤘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기점이 맞다면 제 기억에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일겁니다. 그 이전에는 해당 감독의 영화에 그닥 손이 안 가는 상황이어서 말이죠. 솔직히 매치 포인트나 스쿠프는 나름 궁금하기는 했는데, 당시에는 제가 영화 보는 식견이 굉장히 짧았습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서 결국에는 거의 아무 영화도 극장에서 보지 않는 바보짓을 했었습니다.

 물론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역시 절대로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환상의 그대와 함께 국내 제목 번역이 가장 바보같은 케이스로 꼽히고 있으니 말입니다. (참고로 국내 개봉 제목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였고, 심의로 인해 가슴골을 지우는 해프닝까지 벌어진 바 있습니다.) 아무튼간에, 솔직히 두 영화가 모두 제 취향이 아니었던 관계로 굳이 더 봐야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나온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전혀 다른 영화였습니다. 물론 영화적으로는 그렇게 다른 영화는 아닙니다. 여전히 정신 없이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고, 여전히 다양한 불편함이 들어가 있었습니다만, 그 속에는 제가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겁니다. 매우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절대로 현실을 잊지 않는다는 어떤 면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꿈을 꾸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제게는 최대 매력이었던 것이죠.

 이 문제로 인해서 새로 개봉하는 영화들은 거의 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중 하나를 열심히 보게 되는 상황이기도 했죠. 다만 이후에 나온 로마 위드 러브는 다시금 제 취향에서 살짝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 여전히 이 영화 역시 상당히 괜찮은 느낌 이었습니다. 이후에 나온 블루 재스민은 취향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는 상황이었고 말입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매직 인 더 문라이트의 경우에는 평가가 아무래도 좀 낮기는 합니다만, 이상하게 제 취향에는 맞는 작품이었고 말입니다.

 우디 앨런이라는 감독은 그래서 제가 어떤 면에서는 이해 할 수 있고, 어떤 면에서는 난해한 감독중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나쁜 감독도, 배우도 아닙니다만, 극명한 취향으로 인해서 제가 힘들어 하는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반면에, 특정 시점에 가서는 매우 강렬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제 마음에 드는 영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때는 취향을 완전히 넘어버리고 다른 영화를 만들어내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고 말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서 과거 영화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과거 정보들은 제 블로그에서도 다뤘던 우디 앨런 :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라는 다큐멘터리 덕분에 어느 정도 알게 되었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 이전에도 그렇게 많은 영화들을 만들었으리라고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고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예전 작품을 시작 하려고 했는데, 결국에는 지금까지 상황이 밀리게 되었습니다. 분명 미디어는 매우 접근성이 좋아졌는데, 분량 문제로 인해서 어디서 어떻게 손을 대야 할 지 모르게 되었던 것이죠.

 솔직히 이 문제에 관해서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어디까지 돌아가야 하는가에 관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영화중 초기작부터 즐기려면 돈을 갖고 튀어라부터 봐야 한다는 사람이 있었고, 연출력에 관해서는 타이거 릴리부터 봐야 한다는 사람, 아니면 작가주의로서 제대로 뭔가 보여주기 시작한 사랑과 죽음이나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 번 같은 작품들을 봐야 한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결국 저도 꽤 과거로 돌아가기는 했죠. 다만, 제가 가장 궁금한 작품중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튼간에,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 리뷰의 타이밍을 먼저 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시기의 힘을 입어, 그리고 주변의 도움을 입어 이 영화를 최근에 극장에서 보는 호사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집에서 TV로 봐도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 올만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극장에서 즐기실 수 있을 때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뉴욕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 주인공은 코미디언으로서 자리를 잡기는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비관적이고 성적 호기심이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죠. 결국 15년 동안 정신 상담을 받고 두 번의 결혼 실패를 거치게 됩니다. 그런 그가 애니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이 여성에게 사랑 고백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애니와의 관계는 점점 이상한 곳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 영화는 그런 애니와의 헤어짐과 재결합읩 반복을 보여주면섲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시간대에 맞게 설명을 했습니다만, 이 영화는 시간대가 조금 섞여 있습니다. 이 영화의 시간대를 간단하세 설명하면 주인공의 어렸을 적 회상, 애니와 소원한 시절, 그리고 애니와 불타는 사랑을 하던 시절, 그리고 모든 것이 정리된 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애니와 불타는 사랑을 하던 시절은 곧 다시 애니와 소원해지기 시작하는 과정을 시작한느 시작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영화의 특성을 위해서 시간대를 약간 흩어 놓은 상황입니다.

 영화의 구조적인 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이는 것은, 내가 왜 그렇게 되었을까, 그리고 지금 상황이 왜 이럴까에 관해서 대화를 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영화에서 각자의 지점들은 신세 한탄과 연결이 될 수도 있고, 주인공의 스트레스와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와도 영향을 미치며, 결국에는 영화에서 각자의 특성이 드러나고, 그리고 인물간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에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영화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대사에 관해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할 듯 합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앨비 싱어라는 주인공이 다 끌고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속에 나오는 대사들 역시 거의 앨비 싱어가 끌고 가는 대사들입니다. 이 대사들은 일종의 독백인 동시에, 어떤 면에서는 정말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으며, 오직 짜증만 불러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들에 관해서 영화는 굉장히 다양한 면들을 가져감으로 해서 각자의 역할이 어떤 것임을 매우 세심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대사들의 특징은 주인공을 정립하는 동시에, 일종의 촉발점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 짜증을 일으키는 대사들은 그 짜증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충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게 되며, 동시에 주인공과 애니의 관계에 관해서 계속해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면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 관계의 방식으로 인해서 영화의 이야기가 점점 더 우리네 인간 관계의 특성을 가져가는 느낌을 주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이는 영화의 구조상 매우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수많은 말들이 어떤 의미를 가져간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당시의 상황에 관한 일종의 희화를 더 많이 담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를 리점으로 해서 영화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상황에 관해서 반사적인 부분들을 더 강하게 받아들이는 식으로 영화를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이 영화는 이 과정 자체를 매우 탁월하게 관객에게 전달함으로 해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두고 있는 것이죠.

 이런 식의 대사가 관객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전달되기 위해서 한 가지 더 해낸 점이 있는데, 캐릭터들에게 대사 외의 매력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영호의 가장 미묘한 면모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되죠. 이 영화는 액션 영화도 아니고, 일종의 로맨스와 코미디가 가미된 드라마성이 짙은 서늘한 영화라는 점입니다. 이 지점에서 캐릭터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매력이 있다는 말을 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의 대사가 훌륭한 점은 바로 그 특성 덕분입니다. 앞서 말 했듯이 이 영화의 대사들은 매우 평범한 대화들에 가깝습니다. 주인공의 발작적인 대사들 역시 어떤 면에서는 그런 스타일의 인간이라면 칠 수 있는 대사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지점을 활용 했습니다. 그 캐릭터를 규정할만한 대사들을 영화에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죠.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해당 캐릭터들의 특성을 생각 해내게 되고, 동시에 대사의 흐름을 따라 캐릭터들을 이해하게 되는 겁니다.

 이 캐릭터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상호 관계를 바탕으로 성격을 드러내게 됩니다. 주인공이 아닌 이상은 독백 처리가 중심이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상당히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죠. 서로 주고 받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성격의 또 다른 면들이 발현되고, 동시에 영화에서 캐릭터의 성격 변화를 매우 쉽게 드러내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구조 덕분에 영화의 재미를 이야기 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황이 되었죠.

 영화의 구조적인 면들 역시 이런 특성을 매우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진행에서 가장 중요한 면모는 바로 구조적인 면들이 영화의 특성을 좀 더 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죠. 앞서 말 했듯이 이 영화는 시간대를 영화에 맞게 재구성한 구조이고, 이 특성으로 인해서 왜 이렇게 되었나, 그리고 왜 이렇게 진행이 되었나에 관한 답안을 주는 식입니다. 그리고 그 후일이 어떻게 되었나에 관해서 역시 이야기를 하는 식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영화의 재미는 그 구조 덕분에 생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전반적인 흐름 역시 여기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식입니다. 이 영화가 진행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앞서 말한 시간 구조이기는 합니다만, 그 외에도 상당히 느린 시간을 다루면서도 이야기가 상당히 빠르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는 겁니다. 많은 시간들을 한 번에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 흐름은 하나로 단일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관계의 발전이라는 것을 굉장히 집중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이야기가 매우 세밀하고 느긋하다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반대로 이야기가 빠르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계속해서 휘몰아치는 대사들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ㅇ여화의 대사 분량은 정말 살인적인 것이어서,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드러내는가 정말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정말 다양한 감정들인 동시에, 사람들이 주고 받는 에너지와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서로 오가는 느낌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그 강렬함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면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해서 다루는 여타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또 하나의 구조적 특성을 드러냄으로서 영화에 또 다른 특별함을 추가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특정 장면에 관해 일부러 현실감과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진짜 관객에게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이야기 함으로 해서 영화의 특성을 더 강하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장면은 아예 실사 영화가 아닌 방식으로 처리 함으로 해서 그 속의 감정을 좀 더 극화 하여 전달하는 식이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이는 영화 형식의 자유로움으로 이해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이 자유로운 느낌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자칫 산만해 질 수도 있는 면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기존에 영화가 가지고 있던 특징과 결합 함으로 해서 영화의 에너지로 변환 하는 데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코미디 같은 면모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 기점으로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감정을 좀 더 강하게 분출하는 효과를 가져가기도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하여 영화가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느낌도 받게 되는 것이죠.

 배우들의 연기는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우디 앨런은 감독으로서의 역량 뿐만이 아니라, 배우로서 코미디와 정극 사이를 명확하게 저울질 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이앤 키튼은 어기에서 사랑의 일부 면모를 드러내는 데에 매우 좋은 면을 보여주고 있죠. 이 영화에서 나오는 다른 배우들 역시 각 상황에 맞는 연기를 끌어내고 있으며, 그 강렬한 에너지를 정리 하는 데에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 영화는 제가 거의 미사여구로 채워 놓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는 인간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관계라는 점에서 굳이 입 밖에 잘 내지 않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영화 내에 흘러다니는 매우 묘한 감정들에 관해서 훌륭하게 극화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실 수만 있다면 극장에서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고, 집에서 혼자 보면서 곱씹어 보기에도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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