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심리물 횡설수설 영화리뷰

 솔직히 이번주에는 영화를 한 편만 보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 만사가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갑자기 영화가 추가 되는 경우가 있죠. 이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봉이 1주일 남겨진 상황에서 이 오프닝을 쓰고 있는 상황이죠. 물론 제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는 것도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덕분에 이번주는 두 편이 되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재미를 보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볼 수 있었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경우는 정말 극장에서 보기 미묘한 영화였고, 님은 먼곳에는 정말 취향에 안 맞았으니 말입니다. 평양성은 좀 낫기는 했는데 힘든 영화였고 말이죠. 소원의 경우에는 좀 상황이 다르기는 했지만, 제가 울리는 영화는 정말 약해서 말입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이 영화 역시 좀 미묘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기는 했습니다.

 어쨌거나, 그래도 능력이 없는 감독은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왕의 남자 같은 경우는 상당한 인기를 누린 바 있으니 말입니다. 그 이후에 나온 라디오 스타 역시 평가가 꽤 좋은 영화였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후에 흥행에서는 재미를 크게 보지 못했지만 즐거운 인생 같은 영화도 상당히 좋은 평갈르 받은 바 있고 말입니다. 소원의 경우에는 제가 상당히 어려운 영화로 꼽기는 했지만 그래도 영화적으로 나쁜 물건은 절대 아니었죠.

 아무래도 능력이 있는 감독이다 보니 이 영화에 관해서 상당한 기대를 하게 되면서도, 제가 극장에서 본 영화들은 정말 그닥이다 보니 아무래도 미묘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잊고서, 영화가 이번주에도 꽤 많이 개봉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선택하게 만든 사람은 역시나 배우들입니다. 이 영화에는 상당히 좋은 배우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그 중에서도 제 입장에서 가장 믿을만한 사람은 역시나 송강호 였습니다.

 물론 송강호라고 해서 반드시 영화가 망하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울링이라는 작품은 정말 이상했고, 푸른소금의 경우에는 비주얼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의형제 같은 영화나 밀양, 우아한 세계, 괴물, 관상, 변호인 같은 영화들은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오는 영화들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영화 명단만 나열해도 어느 정도 이상이 보이는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죠.

 이 문제에 관해서 유아인은 조금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제가 유아인 이라는 배우에 관해서 잘 알지는 못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한국 드라마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상황이기 때문이죠. 다만 제가 본 영화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에서는 다른 배우들에게 밀리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완득이는 그럭저럭 괜찮았고, 베테랑에서는 쩡말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문근영에 관해서는 조금 미묘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 배우의 팬이 아닌 데다가, 불의 여신 정이 같은 드라마는 아예 신경 끊고 살았었으니 말입니다. 그나마 본 영화가 댄서의 순정, 어린 신부인데, 이 두 영화는 정말 뭐라고 하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말입니다.) 다만 이 배우 외에도 상당히 괜찮은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점에서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면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아무래도 영화의 몸집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얼마나 잘 해 내는가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영화에서 인원황후 역으로 김해숙이, 홍봉한 역으로 박원상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배우 모두 영화에서 상당히 받쳐주는 힘이 좋은 배우들이죠. 다만 영화가 그 받쳐주는 것 이상으로 영화가 한계가 드러나 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도 하지만 말이죠.

 아무튼간에, 이 영화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기대하는 면이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가 영화인 만큼, 어느 정도는 즐겁게 볼 수 있으면서도, 사극으로서의 에너지와 한 가족사의 비극이라는 것을 어떻게 결합하는가 역시 상당히 기대가 된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제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소위 말 하는 야사의 사도세자의 느낌을 살리는 쪽도 영화적으로 꽤 괜찮은 에너지를 보여줄 거라는 기대를 했었던 것이죠. 유아인도 거기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배우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영화 속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역사속의 그 이야기입니다. 왕위 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는 영조는 그 아들만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 아들은 총명하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자유분망하고, 예술과 무예에 뛰어나면서 점점 더 강한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한 편으로는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점점 더 한계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결국 비극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게 되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 제가 최근 사극 작품들에 관해서 느꼈던 것들에 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야 할 듯 합니다. 솔직히 제게 최근 극장용 사극들은 현대적인 느낌을 너무 많이 가미한 나머지, 그냥 사극 코스프레를 하는 현대극이라는 느낌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이 문제로 인해서 이번 재해석에 관해서 역시 좀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준익 감독의 전작중에 왕의 남자 라는 작품이 이미 있었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 이후에도 사극을 다룬 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 그렇게 평가가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 해보면 솔직히 좀 이번 영화 역시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영화가 가지고 가야 하는 것들에 관해서 무엇을 더 강하게 가져가야 하는가에 관해서 웬지 감독이 제대로 알지 못 할 거라는 미묘한 불안감도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이 영화가 그냥 뻔한 영화가 될 거라는 생각도 들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이번 영화는 사실 우리가 흔히 말 하는 퓨전 사극을 만들기 쉽지 않은 소재를 가져가고 있기는 했습니다. 사도 세자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고, 그 문제에 관해서 이미 많은 미디어가 보여줬던 상황이니 말입니다. 여기에서 과연 무엇을 새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 솔직히 미묘한 상황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권력의 암투로 인한 희생이라는 것은 이미 엄청나게 많이 써먹은 부분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의 정통 사극이 끌어내는 길을 그대로 갔습니다. 다만 초점이 권력으로 인한 외적인 갈등이 아니라, 말 그대로 왕의 자리라는 지점으로 인해서 압박을 받던 사람들의 내적인 갈등의 표출을 그려내기 시작한 겁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왕과 그 아들인 사도 세자의 문제이며, 이 문제가 어떨게 표출되기 시작했으며, 왜 사도 세자가 뒤주에 갖히는 결과가 일어났는지에 관해서 주로 사람들의 심리적인 부분들을 건드리는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력 문제로 인해서 대리인을 세우거나,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이 정점에 서 있는 듯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의 재미는 결국 이 속에서 얼마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각자 하지 못한 이야기로 얼마나 고통을 받으며 살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영화 속의 왕은 매우 능력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끊임없이 정통성에 대한 의문이 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나 위험을 안고 사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으로서는 속내를 숨기고, 동시에 불안한 평화를 유지 하기 위해서 매우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남들보다 우월해져야 살아남고, 자신에게 주어진 왕가의 존속이라는 지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이 모든 것들에 관해서 아들만은 벗어나기를 바라죠.

 그리고 이 속에서 세자는 가능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이내 기대에 못 미치는 지점들인 동시에, 세자의 성향과도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왕은 안달복달 하게 되고, 자신이 지켜야 하는 것들에 관해서 세자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가지기에 이릅니다. 이로 인해서 점점 더 강하게 상대를 밀어붙이게 되죠. 이는 결국 엄청난 파국을 가져가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반대로 세자는 가능성의 희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왕과 같은 약점을 가지고 출발한 상황에, 비슷한 능력에 대한 가능성을 이미 보여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자리를 보전하는 것 외에도 다른 것들을 더 원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한 가족의 사랑이라는 지점 말입니다. 이 지점에 관해서 요구를 하지만 절대로 말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속앓이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점점 더 곪게 되고, 결국 자신을 죽여가는 상황으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이 상황에 관해서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끊임없는 이익 투쟁이라는 지점에 관해서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심지어는 자신의 가족의 정통성도 또 다시 미묘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죠. 영화 내내 이런 상황이 세자에게 벌어지면서 결국 정신적으로 완전히 박살이 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결국 이 역시 파국의 한 축이 되는 것이죠.

 제가 위 두 사람의 성격을 매우 자세하게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대립이 중심이고, 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래서 스케일이 아주 크게 가는 것을 막고 있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최대한 내세워서 영화의 강렬함을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심리에 관해서는 굉장히 내밀한 면까지 관객에게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두 사람의 성격을 전달하는 데에 매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믿고, 서로에게 가능성을 봤던 짧은 시간에 관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둘이 어떻게 극심하게 갈라서는지에 관해서 영화가 직접적으로 다루기 시작하죠.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각각의 사건들은 성격들의 차이를 보여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성격으로 인해서 사건이 어떻게 벌어지고, 이로 인해서 최종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지에 관해서 매우 정밀하게 구성되어 관객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중반을 넘으면 완전한 파국의 양상으로 가게 됩니다. 두 사람은 후반 들어서는 한 화면에 아예 나오지 않으며, 둘 사이에서 고생하는 다른 가족만이 영화에서 등장합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가족들은 각자의 문제를 매우 고생하면서, 동시에 두 사람이 가진 고민을 모두 보게 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판단을 내리게 되죠. 이 영화가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이 가족의 시점은 관객들의 판단을 정리해주는 데에 도움을 주기도 하는 동시에, 영화의 흐름을 관객에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흐름은 그래서 상당히 주목할만한 면들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흘러가는 동안 보여주고 있는 흐름은 감정의 흐름과 유사합니다. 서로를 믿었지만 점점 더 용서할 수 없는 차이를 보이고, 이로 인해서 극도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리고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죠. 이 영화는 이 심리의 흐름의 강약을 조절해서 관객들에게 매우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왕가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 사람 역시 비슷한 감정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이요해서 말입니다.

 다만 이 지점들에 관해서 흐름의 환기를 가져가는 또 하나의 지점은 영화상 현재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는 파국의 감정을 확대하며, 이 둘이 얼마나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면서도,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여지가 있었는지, 그리고 왜 지금의 선택이 있게 만들었는지에 관한 의문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영화에서 감정을 하나로 정리해서 영화가 보여줬던 것들의 비극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매우 슬픈 비극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성공했고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는 영상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갈하고, 몸집을 최소화 한 느낌으로 영화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죠. 사극이라는 틀을 보여주는 데에는 아낌 없이 다양한 면들을 가져가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스케일로 승부하는 영화는 절대 아니라는 것을 영화에서 매우 잘 이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고, 사람들을 잡는 데에 더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매우 성공적이죠.

 보통은 이쯤에서 마무리 합니다만, 이 영화는 앞서 말 했던 대로 캐릭터 영화입니다. 결국 연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솔직히 송강호는 기대했던 대로입니다. 자신만의 왕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면서, 매우 놀랍게도 아버지와 왕이라는 모습을 매우 멋지게 섞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유아인은 기대를 받던, 하지만 곧 엄청난 압력을 받아가며 미쳐가는 사람의 연기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소화 해냈습니다. 필연적으로 베테랑과 비교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이 영화는 아니꼬운 망나니가 아니라 무게감으로 인해 미쳐버린 사람이라는 것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괜찮은 편이며, 심지어 영화 마지막에 잠시 등장하는 소지섭 마져도 엄청난 무게감을 드러냅니다.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문근영의 연기죠.

 아무튼간에, 매우 걸출한 영화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서 호흡이 상당히 느린 영화입니다만, 이 느린 호흡 속에 정말 제대로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이 연기로 완성해낸 캐릭터, 그리고 이 캐릭터들의 인생이 흘러가는 데에 있어서 보여주는 스토리는 아픔과 슬픔의 매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제대로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이를 영화라는 거대한 스케일에 맞게 제대로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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