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 홍상수식 영화 구조의 극단적 변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솔직히 추석 시즌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이번달 초에 이미 한 번 강한 폭풍을 겪은 상황이다 보니 그렇게 놀라울 부분들이 없는 것이죠. (두 주에 영화를 열 편 보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이제는 4편 정도는 좀 아슬아슬하다 싶은 정도 입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개봉관을 찾는게 더 힘들기는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즌 막바지를 주름잡는 작품들도 있고, 이 시기에 일부러 노리고 만든 작품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1년에 한 번쯤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됩니다. 이 영화 역시 홍상수의 영화죠. 제가 본격적으로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보게 된 것이 벌써 5년 전입니다. 그 사이에 영화들이 정말 많이 나왔죠. 물론 단편들도 몇 편 있었습니다만, 북촌방향부터 따지면 벌써 여섯편을 극장에서 본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극장에 걸리는 족족 극장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참 묘한게 대부분을 광화문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간에, 홍상수 감독은 상당히 재미있는 감독이라고 말 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영화에서 남자들은 불륜에 찌질이로 나오기는 하지만, 이 사람들의 기묘한 대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묘한 재미를 줬었죠. 심지어는 외국인에게까지 똑같이 들이대는 느낌 역시 비슷한 부분이 있었고 말입니다. (가장 최근작인 자유의 언덕에서에서는 아예 일본 남자 역시 똑같은 문제를 안고 사는 상황이 되었죠. 상당히 묘한 구성을 가졌지만, 기본적인 성격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고나 할까요.)

 아무튼간에, 그래서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도 있기는 합니다. 끊임없이 자가복제를 하는 영화인데, 발전이 거의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말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합니다만, 그래도 영화가 나올 때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정말 묘하게 달라붙는다는 점이 영화의 최대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습니다. 그 덕분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계속해서 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죠.

 홍상수 감독님 영화가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좋은 배우들이 줄줄이 붙어 있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우선 최근에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에서도 약간 들쭉날쭉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배우인 정재영이 이 영화의 주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에 이미 몇 번 홍상수 감독과 작업을 한 배우이기에 이번 영화에서 이름을 보는 것이 그렇게 놀랍지는 않지만 말이죠.

 오히려 놀라운 쪽은 김민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배우들 이후로 상당히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 배우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배우를 기대하게 된 면이 크죠. 영화가 별로만 아니었다면 우는 남자에서도 상당히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승승장구 할 수도 있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는 남자는 영화가 지루하다는 문제로 인해서 영화가 직접적으로 한계를 드러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 역시 상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상황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이외의 배우들중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몇 번 홍상수 감독님과 작업을 한 사람들입니다. 특히나 유준상의 경우에는 이번에는 조연이지만, 몇몇 다른 영화에서 이미 상당한 역할으 하는 주연으로 이미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정말 넉살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서도 어느 정도 기대하는 바가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윤여정씨도 마찬가지 이고, 서영화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이번 영화 이전에 이번 영화에 청므 등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김민희도 그렇지만, 최화정, 기주봉, 고아성이 이 케이스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죠. 물론 영화에 얼마나 등장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그닥 할 말이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다른 영화들에서 나름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들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다만 기주봉씨의 경우에는 좀 미묘한 작품도 많아서 말이죠.)

 아무튼간에, 이번 영화 역시 기대하는 점이나 보게 될 것들은 이미 다 알고 가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히 둥둥 떠 있는 듯한 이야기가 될 것이며, 여전히 찌질한 남정네가 등장하고, 이 속에서 정말 짝짝 붙는 대사들이 존재하기에 영화적인 재미를 보여주는 힘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의 재미가 그 속에서 얼마나 잘 발생할지에 관해서 기대 하는 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야기는 영화 감독인 함춘수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수언에 특강을 하러 가게 되나 실수로 인해서 하루 전에 가게 됩니다. 특강을 기다리면서 들른 궁궐에서 윤희정이라는 화가를 만나게 되고, 이 둘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점점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카페에서 술을 마시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서 함춘수는 자신이 결혼한 사실을 알리게 됩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시 반복되면서 조금 상황이 달라지죠. 영화의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영화에 관해서 제가 가장 먼저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영화는 전형적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구조를 거의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예술을 하는 주인공이 나오고, 그 주인공이 남자인 경우에는 처음에는 그래도 좀 괜찮은 것 같다가도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밑바닥을 드러낸다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유일한 분기점이라면 이 주인공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그 상황에서 이루는 데에 성공 하는 경우나, 아니면 정말 맨 밑바닥까지 긁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이 특성은 거의 모든 영화에서 비슷하게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카세 료가 나와도 비슷한 사람으로 출연하는 상황이죠. 여주인공이 해외 사람이라는 경우에도 주변에 꼬이는 남자들은 비슷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정도의 차이만 있는 상황이고, 이 상황은 영화 마다 반복이 됩니다. 사실 그래서 홍상수 영화는 전부 동어반복이라고 말 하시는 분들도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영화를 계속해서 본 입장에서 모든 영화가 비슷하고,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은 저도 동의를 합니다. 이 속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여서 말이죠.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느껴지는 것들은 거의 비슷한 상황이며, 일상의 일부라고 말 할 수 있는 것들을 홍상수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죠. 이 문제가 영화 마다 반복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정말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를 정말 다양한 사람으로 보여주고 있고, 같은 주제로 달려가는 이야기를 매우 세밀한 부분에서 다르게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형식적으로도 굉장히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형식에 관해서는 좀 있다가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최근 홍상수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공간은 확정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간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겁니다. 계절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만, 그 계절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알 수 업는 시간대를 보여주고 있죠. 정말 묘한 느낌이기는 한데, 분명히 하루를 표현하고 있고, 그 하루의 흐름도 알 수 있지만, 이 것으로 이 영화가 가져가는 시간대가 확실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 말입니다. 이 특성은 홍상수 영화의 가장 큰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홍상수 영화에서 순서는 그닥 중요하지 않게 보이는 부분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제가 그 느낌을 매우 강하게 느꼈던 것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일부 장소에서 보이는 일들이 마치 같은 시간대에서 가지치기로 차이가 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그래서 묘한 아이러니가 영화 속에 존재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그 아이러니를 따라가는 재미 역이 있는 상황이었죠.

 이 영화 역시 비슷한 구조적인 특성과 스토리적인 특성을 가져가게 됩니다. 영화에서 매우 다른 장소에 와서는 결국에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이야기 하는 상황이고, 이 만남은 사실상 서로의 깊숙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냥 그 당시의 즐거움을 더 원한 듯한 방향으로 작품을 진행 해가고 잇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홍상수 영화 답게 이 흐름들을 상당히 잘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특성으로 인해서 홍상수 특유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구조적인 면에 관해서 홍상수 영화의 한 특성을 정말 강하게 만든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기묘한 점이기도 한데, 이 영화는 앞부분과 뒷부분이라는 것에 관해서 역사상 가장 반복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일단 앞에서 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가 거의 반복되는 것이죠. 다만 후반부 진행에 관해서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동어 반복은 아닙니다.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상황이죠.

 다시 북촌 방향 이야기를 할텐데, 이 영화는 북촌방향의 술집 에피소드를 상당히 확대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같은 공간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계속해서 반복 되고 있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캐릭터들의 기본적인 지점 역시 비슷한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영화가 보여줄 것들에 관해서 그냥 간단하게 반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같은 상황을 반복하면서 캐릭터들이 약간의 성격 변화를 통해 어떨게 다르게 움직이는가를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서 영화의 가장 독특한 재미가 드러나게 됩니다. 영화의 이야기가 두 편인 느낌이 분명히 오는 겁니다. 사람들이 어디로 가고, 어디에서 만나고 하는 것들에 관해서 같은 공간과 같은 시작점이 반복되는 것에 관해서 영화가 정말 제대로 건드리고 가는 겁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서 영화의 구조를 바라보는 재미 역시 같이 존재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 구조적인 반복만으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면 영화의 재미가 있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겁니다.

 이 영화는 그래서 약간 다른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전반전에서는 우리가 흥히 봤던 홍상수 영화의 캐릭터중 하나입니다. 특히 남자 캐릭터 말이죠. 소위 말 하는 자신의 약점같은 것들이나 여자를 꼬시기 위해 말이라는 것을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말로 인해서 영확 모조리 무너지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순전한 실험 그 자체로 남아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다행히 이 영화는 그 문제에 관해서 약간 다른 느낌의 캐릭터들을 이용해 영화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안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기본적인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앞부분과 비슷하게 이야기를 가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되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이 영화는 그 미묘한 구석을 만들어 가는 것에 관해서 상당한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가장 중점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결국에는 두 사람의 만남에 관해서 영화의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재미가 되는 것이죠.

 다만, 이 둘에 관해서 영화가 한 편으로 이어져 있는 상황인 관계로 영화가 한 편이라는 느낌을 제대로 가져간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의 홍상수 영화들이 거의 그렇듯 영화가 흘러가면서 영화의 흐름이 영화적인 흐름을 가져간다기 보다는 의식의 전반적인 방향을 더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이 영화 역시 그 의식의 흐름이 두 번 반복이 되는 것이죠. 이 영화의 재미는 그 흐름을 비교하는 데에 더 강한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묘합니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두 사람도 그렇지만, 그 주변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방향을 가져가고 이라고 말 할 정도는 됩니다. 약간 미묘한 점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 보통은 기존의 캐릭터라기 보다는 일반 사람들의 특성을 더 강하게 드러내는데, 이 영화에서 몇몇 인물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느낌도 있는 상황이죠.

 이 모든 것들을 보여주는 화면은 솔직히 그렇게 특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홍상수 영화에서 봤던 화면들이고, 좀 더 정렬되고 좀 더 단촐한 느낌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홍상수 영화가 기본적으로 매우 단촐한 화면이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지켜본다는 느낌을 주는 화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영화의 경우에는 그 특성이 더 강하게 드러나고, 심지어는 좀 더 태평하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길게 이야기 했습니다만, 이번에도 홍상수 특유의 스타일이 드러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영화의 경우에는 형식적인 면에 관해서 좀 더 고민 하는 영화이며, 자신이 보여줬던 것들을 좀 더 형식적으로 강화해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 특성으로 인해서 영화적인 재미를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이 특성으로 인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을 만한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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