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어 다크, 다크 우드 - 심리의 밑바닥을 훑다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다시금 책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스릴러 소설을 리뷰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기쁘게도 잘 쓰여진 스릴러 이더군요. 벌써부터 감상 이야기를 하기는 그렇지만, 일단 저는 이 책에 관해서 애초에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합니다. 말 그대로 스릴러니까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집어든 것이죠. 솔직히 다른 책들도 아직 산처럼 쌓여 있는 상황인데, 이 책부터 읽는 바보짓을 했습니다. 게다가 지금 바쁜데 말이죠.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스릴러 소설에서 무엇이 중요한가에 관해서는 그 소설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상당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각각의 상황들에 관하여 독자들이 그 긴장을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는 상황이고, 그 긴장이 결국 어떤 비극을 낳고, 그 비극의 결과로 인해 주인공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야기의 반전이 중요하다고도 말 할 수 있고, 다른 한 편으로는 각각의 단서 조합에 관해 게임처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죠.

 스릴러 소설은 상당히 기능적인 면이 많이 필요한 편이지만, 역으로 이 기능적인 면들이 아누 크게 눈에 띄는 상황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황 트릭을 크게 사용하지 않는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은 해당되지 않는 케이스 입니다. 이번 책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은 단서의 게임이라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계속해서 깔리고 있는 불안심리를 이용하는 쪽이라고 말 할 수 있긴 한데, 소설이 특정 상황을 먼저 시작함으로 해서 의문과 긴장으로 먼저 시작하는 것이죠. 이야기에서 불안심리를 설정하는 데에 있어서는 결국 감정적인 면이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에게 깔린 여러 가지 심리적인 면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급작스럽게 사고를 당한 시점으로 시작해서, 시점을 알 수 없는 시기에 친구의 결혼을 위해서 모이는 시점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다만 이 축하는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동시에 주인공에게는 매우 껄끄러운 부분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친구가 모이는 상황이 되어서 결국 현장을 방문하게 되는 상황이 되죠.

 이 현장은 그다지 즐거운 곳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소설은 매우 명확하게 만들어갑니다. 현장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은 어딘가 불편한 면을 매우 강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로 인해서 매우 많은 파열음이 나게 됩니다. 이 파열은 점점 더 많이 쌓이게 되지만 결혼으로 인해 모인 모임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억지로 입을 닫게 만드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매우 엉뚱한 사건이 터지게 되고, 이 소설은 결국 그 사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작품의 구조상 매우 묘한 것은, 전반부는 일단 사건 현장에서 먼저 벌어졌던 일들을 어느 정도 다루고 있는 사실입니다. 서로를 만나고, 서로의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불편한 감정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죠. 이 사이 사이에 이야기에 관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인공의 짧은 챕터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시간대가 서로 교차 되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 해서 이야기가 어딘가 불완전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기도 한 것이죠.

 전반부의 특성은 그 어딘가 불길한 느낌을 최대한 확대하는 데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작가로서 어느 정도 과거와의 단절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신이 마주치기 싫었던 과거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처음부터 아주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것 역시 지금 설명한 내용으로 인해 자연스럽지만 처음부터 강렬한 모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이 과정으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불길한 느낌을 더하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면을 드러내기도 하죠.

 약간 재미있는 것은 이 문제에 관해서 후반으로 가면 의외로 본격적인 심리극에서 벗어나 수사물의 형태를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의 기억의 재구성을 완전히 독자에게 노출한 시점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이 부분 부터는 주인공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주인공이 앞부분에서 이런 저런 문제로 해결하지 못했던 것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공격이 들어오는 것이죠. 이 문제는 결국 주인공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면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전반부의 정보는 결국 불안을 쌓는 것 이상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스쳐 지나간 것들중에 일부 정보가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작용되고 있기도 한 것이죠. 정황상 불안의 한 구석에 조용하게 도사리고 있던 것들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결국에 이 문제를 이용해서 사건이 꼬이게 되기도 하고, 동시에 사건의 실마리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전반부의 단서들은 곱씹어 보기에 좋은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책의 앞부분을 다시 들춰봐야 하는 정도는 아닌 정도이기는 합니다.

 후반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얽혀 들어가게 됩니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이미 전반부의 바지막에 벌어진 사건이 있고, 여기에서 단절된 기억으로 인하여 주인공은 엄청난 공포에 질려 있으며, 이 공포를 가중시킬만한 경찰이라는 존재가 주인공의 주변에서 계속해서 맴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찰은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동시에 독자로 하여금 상황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부분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야기를 읽는 데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약간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에서 단서의 등장과 조합이라는 면에 있어서 과도하게 단순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야기가 기억이라는 부분과 감정이라는 부분이 매우 훌륭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데에 반해서 이야기의 정작 기능적인 면은 시간대읩 분할이라는 것 외에는 그 시간대 속에 존재하는 단서들이 매우 단순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조합이라는 면에 있어서 너무 쉽다는 점이 아무래도 이야기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다고나 할까요.

 다만 단순하기에 받아들이기 매우 쉽다는 점 역시 생각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이 작품에서 시간대 구조가 상당히 꼬여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감정의 충돌이 있으며, 심지어는 이에 관해서 매우 훌륭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단서를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도 합니다. 대신 이 지점에 관해서 불안의 폭발이라는 것과 단서의 조합이라는 것을 동일화 함으로 해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끌어내는 데에 있어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겁니다.

 이 작품 최대의 특성은 결국 캐릭터에 있고, 이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와 매우 많은 관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작품 내에서 캐릭터는 과거의 아픔과 현재의 문제가 모두 연결 되어 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로 인하여 매우 고민이 많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친구가 반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매우 다층적이면서도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면을 작품 내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기도 한 겁니다. 덕분에 독자들은 감정적으로 강하게 이입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에 관해서 주변 캐릭터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인공이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주인공에게 힘이 되는 사람들도 있게 됩니다. 이 인물들 역시 상당히 강렬한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 인물들 역시 어떻게 움직이고, 동시에 주인공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관한 궁금증을 가지게 만듭니다. 이야기의 구조상 결국에는 이 궁금증이 불안으로 매우 훌륭하게 연결되어 있고 말입니다.

 꽤 괜찮은 스릴러라고 말 하기에는 어렵지 않은 작품입니다. 이야기의 구조적인 형태에 있어서 작품에 가장 알맞은 형태를 취하는 데에 성공했고, 이 구조를 이용하여 감정적인 불안을 강하게 강화 하는 데에 성공했고, 이 불안으로 인해서 캐릭터들이 가져가야 하는 스토리의 특성을 매우 잘 살리는 데에도 성공한 작품입니다. 아주 깊은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정말 흥미롭게 읽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덧글

  • 리퍼 2016/06/17 20:15 #

    표지부터가 강렬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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