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 과도한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가는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번주도 서서히 늘어나는 전형적인 주간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 결정하는 주간에는 한 편도 없다가, 시간이 가면서 점점 더 늘어자는 전형적인 주간이죠. 덕분에 영화 배치에 매우 신경 쓰이는 주간이기도 합니다. 워낙에 많은 영화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관계로 어느 정도는 봉합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기도 하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주간이 정말 잘 풀렸으면 하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 영화를 뺄까 했는데, 이 정도 덩치 되는 영화면 빼기 힘들더군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영화의 감독인 박정우 감독에 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기는 합니다. 전작인 연가시를 제대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에 묘하게 시기가 맞아 떨어지면서 영화가 크게 터진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묘하게도 이번 영화 역시 시기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면서 영화가 상당히 주목 받는 케이스이기도 하죠. (물론 후쿠시마 원전 문제는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며, 정말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기에 이제는 정말 어떻게 되었는지 국제 조사단을 제대로 한 번 꾸리자고 주장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무튼간에, 이 영화 이전에 연가시가 있었고, 평가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정말 다양한 영화를 만든 바 있고, 사실 가장 괜찮았던 것은 2004년에 나왔던 바람의 전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아서 피해갔던 작품이었습니다만, 최근에 다시 보고 나서 의외로 괜찮다는 생각을 했죠. 다만 이후에 나온 쏜다나 맞짱의 경우에는 그가 각색이나 각본을 주로 하던 시절에 하던 영화들과 맞닿아 있던 영화들이었고, 딱 거기까지인 동시에,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영화라서 건너 뛰었습니다.

 배우진은 상당히 화려한 편입니다. 일단 이번 영화의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 면면이 다들 화려한데, 김남길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편입니다. 무뢰한에서 상당한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의외로 나쁘지 않은 배우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얼굴로 밀어붙이는 배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최근오로 오게 될수록 연기를 점점 다듬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 배우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김영애씨도 이번 영화에 출연합니다. 최근에 의외로 영화쪽 행보가 상당한 분이죠. 이 영화 이전에 올해에 특별수사에 출연한 경력이 있고, 카트 라는 의외의 사푀하 작품에 출연한 경력도 있습니다. 변호인에서도 매우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말입니다. 물론 사이에 우리는 형제입니다 같은 약간 삐끗한 작품도 있기는 하죠. 허삼관의 경우에는 평범했지만, 본인이 소화할 수 있는 역할에 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문정희 역시 나름대로 눈에 띄는 배우입니다. 개인적으로 달콤살벌 패밀리는 정말 별로였습니다만, 역시나 카트로 어느 정도 기억이 되는 부분들이 있었던 배우이기도 하죠. 그 이전에 제가 제대로 기억하게 만든 영화는 역시나 숨바꼭질이었고 말입니다. 숨바꼭질은 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는 합니다만 그 이야기는 지금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이 영화 이전에 연가시라는 작품으로 이미 한 번 감독과 연이 닿은 적이 있는 배우입니다.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의 경우에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작품중 정말 나쁜 작품 최근작 두 편에 나온 적이 있는 정진영의 경우에는 본인이 열심히 할 때와 아닐때를 너무나도 확실하게 구분하는 사람이고, 이경영의 경우에는 아예 쿼터제를 해야 한다고 말 해야 할 정도로 다양한 영화들에 나온데다, 심지어는 센스8 이라는 드라마에까지 나온 바 있는 사람입니다. 물론 워낙에 많이 나왔기 때문에 영화 평가도 다양하죠. 강신일의 경우에는 정말 다양한 작품에 나와서 다양한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주로 이미지로 인해서 거의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감독과 연가시로 이미 한 번 인연이 있었던 배우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쯤 되면 배우들도 그럭저럭인 상황에서 감독에 관해서 제가 확신이 없기 때문에 피해야 하지만, 오프닝에도 썼듯이 이 영화의 소재에 관해서 상당히 궁금한 면이 있기에 결국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원전 사고가 있었던 곳에 또 다시 지진이 있었던 만큼 아무래도 해당 무제에 관해서 약간 궁금하게 다가오는 면도 있었던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결국에는 소재가 영화를 고르게 만든 주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는 역시나 지진이 나기 시작하면서 벌어집니다. 상당히 강한 지진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노후되었지만 계속해서 가동되던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게 되죠. 이로 인해서 혼란에 휩쓸리게 되고, 정부는 믿을 수 없는 상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점점 공포 심리가 확산되게 되고, 해결방안을 찾으려 동분서주합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2차 폭발 위험성까지 대두되죠. 이 영화는 해당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가 가져가는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 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지진 이후에 원전이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집과 터전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 상황에서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원자력 발전을 줄여가는 추세로 가기로 한 상태입니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다른 나라에 지어주겠다고 한 상황이고, 심지어는 국내에서도 몇몇 발전소를 새로 짓고 있는 상황이기까지 합니다.

 이 영화는 실제 일어났던 일과 어느 정도 겹치는 면을 다루고 있고, 결국 그 특성으로 인해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은 2차 사고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도 노력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이 속에서 끝난다면 인간 드라마가 가미된 블록버스터라고 마무리 되겠지만, 정부가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가 라는 지점에 있어서 역시 상당히 많은 부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소위 말 하는 인적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테마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상정을 해 놓은 상황이기까지 하죠. 기본적으로 정권이 현재 추진하는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해서 점검이 제대로 되지도 않은 발전기를 가동시킨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사건이 처음 발생한 상태에서는 아예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지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까지 합니다. 말 그대로 분노를 일으키기 위한 모습이라고밖에 말 할 수 없습니다.

 영화가 의도한바는 꽤나 명확한 편입니다. 정부가 하는 일에 관해서 끊임없이 감시를 해야 하고, 이에 관해서 절대 긴장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위험한 내부 정보는 숨긴다고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실제로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죠. 그 정보들 덕분에 실제로 엄청난 원전사고가 바로 옆나라에서 있었으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이 영화에서는 일본에서 일어난 일들을 거의 그대로 가져가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 덕분에 관객들로서는 현재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상황에서 정부의 태도 역시 묘하게 현실과 얽힌다는 점 역시 아무래도 영화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국내의 정부 불신에 관한 면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니 만큼, 해당 지점에 있어서 더 크게 다가오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시기를 잘 못 잡았다고 말 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가 가져가는 특성을 생각 해보면 시기가 나름 맞다고 말 할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여지는 영화는 대단히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영화는 해당 특성으로 인해서 매우 강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위에 설명한 모든 것들은 우리가 실제로 걱정하는 것들에 관해서 영화가 실제라면? 이라는 가정으로 출발해, 그 지저분한 면들을 모두 드러내는 식으로 영화를 구성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결국에는 실제 상황과 맞물려 매우 독하게 다가온다는 점 덕분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고, 상당히 능숙하다는 점에서 영화가 좋다고 말 할 수 있는 면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장점은 이내 단점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원전이 폭발했고, 이로 인해서 여러 문제가 생겼으며, 더 큰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사람들의 희생을 필요료 한다는 이야기를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재난 블록버스터의 기본 골자를 거의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끌어내는가는 결국에는 영화 제작자들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지금까지 설명했듯이 매우 사회적인 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쪽을 택했습니다.

 여기에서 영화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영화가 그나마 보기 편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잇습니다. 전자는 사실 사고를 너무 가볍게 보이게 만들 수도 있고, 영화의 메시지를 이용해서 그냥 편하게 보는 영화만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면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상황을 쉽게 피하기 위해서 감정적으로 심각한 면을 여럿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발전소에서 하청업체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정말 초반부터 사망 플래그를 여기저기에 뿌리고 다니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사건이 터지게 되고, 주인공은 여러 영웅적인 일들을 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자기 목숨을 내버리는 대신 다른 사람들을 구하는 쪽을 택하는 영웅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해당 지점들로 인해서 감정적으로 매우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가져가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한 발짝 더 나아갑니다. 방금 이야기 한 주인공의 가족에 관한 애절함을 더 끼얹다 못해서 주인공의 친구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집어넣고, 친구들의 가족 이야기까지 집어넣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손발 못 맞추는 정부 이야기까지 하면서 자기 안위만 걱정하는 사람들을 넣음으로 해서 관객들의 분노를 더 끼얹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가 가져가고 있는 전반적인 특성은 현실과 맞닿아 있는 면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더더욱 상황을 크게 가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은 솔직히 극영화, 특히나 극장용 영화에서는 매우 심각한 감정적 과잉을 가져가게 됩니다. 물론 일부러 감정적 과잉을 일으키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은 그 감정적 과잉을 이용해서 영화의 또 다른 특성을 만들어내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오직 끝없는 감정적 울림만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많은 면들이 해당 특성을 너무 강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야기에 문제가 있어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던 면도 있고 말입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의 특성은 기본적으로 매우 간단한 이야기에 시각적인 강렬함을 끼얹고, 여기에 감정을 연결하는 사이드 스토리를 더 끼얹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이 구성에 있어서 조금이라고 풀어주는 상황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점점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는 시각적인 강렬함은 초반전에만 등장하고, 중반을 넘어가게 되면 감정적인 강렬함을 강화하기 위한 스토리를 더 강하게 가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초반에 쌓아는 것 위에 감정만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 영화의 시각적인 면에 관해서는 솔직히 반반입니다. 스케일과 폭발을 다루는 면에 관해서는 정말 시각적으로 매우 훌륭한 면을 가지고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 심각성에 관해서 몇몇 특성들은 꽤 뻔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문제는 중반부터는 그 강렬함이 주로 잔혹한 면으로 더 부각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감정적 강렬함만 가지고 밀어붙이는 면이 더 강하다는 것이 이 영화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배우들의 연기는 좀 들쭉날쭉 합니다. 김영애의 경우에는 꽤 괜찮은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고,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합니다. 정진영과 이경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말입니다. 김남길의 경우에도 나름대로 괜찮은 면을 가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묘한 면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후반으로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점점 더 힘이 빠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일부 배우들은 사투리라는 지점에 있어서 약한 모습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감정적인 면에 너무 심하게 기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영화에 관해서 가슴으로 보겠다는 해괴한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줄로 압니다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감정은 이내 허상으로 변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영화를 보는 동안 지치는 느낌을 가져가고 있는 면이 있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영화가 나태하다고까지 말 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약간 가려서 보셔야 할 영화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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