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 스컬 아일랜드 - 괴수 영화의 왕도란........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가 어떤 면에서 보자면 올해 첫 제대로 된 미국형 블록버스터라고 말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3월부터 거대 영화들이 휩쓸고 지나가는 것이 상당히 놀랍기는 합니다만, 세상이 그만큼 바뀌었으니 이제는 적응할 때가 된 것이죠. 아무튼간에, 이 영화는 제 입장에서는 약간 미묘하기는 합니다. 저는 정말 유인원류를 싫어하기 때문이죠. 해당 문제로 인해서 이번 영화 역시 그냥 넘어가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했었고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보게 되었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킹콩 이라는 캐릭터의 역사는 의외로 깊은 편입니다. 흑백 시절에 등장해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기어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로 인해서 괴수 영화에 관해 꿈을 꾸는 사람들이 생겼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리메이크가 나왔고, 이에 관련된 수많은 후속작 내지는 스핀오프들이 마구 뒤따르게 되었습니다. 퀸콩 같이 매우 희한하기 짝이 없는 영화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죠. 이 모든 것들을 뒤집고 피터 잭슨이 결국 킹콩을 다시 한 번 리메이크 했고, 상당히 서정적인 영화로 부활시키는 데에 성공했슴니다.

 문제는 이 소재가 이대로 어딘가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는 이를 가지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 시작되었죠. 그리고 실제로 이번 영화가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더 거창하게, 아예 고질라와 묶어서 몬스터에 관한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도 같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유명한 괴수 둘이 결룩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이 되기도 한 겁니다. 이미 고질라는 영화가 나왔으니 결국 킹콩 차례가 된 것이죠.

 약간 묘한 것은 이 상황에서 선택된 감독이 조던 복트-로버츠 라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국내에는 알려진 필모가 거의 없을 정도이며, 그나마 킹 오브 썸머 라는 작품이 있는 정도인데, 솔직히 이 작품도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미묘하게 다가왔던 것이죠. 아무래도 감독의 역량중 현장 다루는 역량 정도만 가지고 영화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긴 하지만, 속사정에 관해서는 제대로 알 방법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역으로 배우진은 의외로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좀 놀란게 이 영화에 톰 히들스턴이 출연을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국내에는 토르 1편부터 나와서 로키 역할로 굉장히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윌랜더 라는 BBC의 TV 시리즈에서도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토르 이후에는 스필버그나 우디 앨런 같은 감독들과도 작업을 하기도 했죠. 연기라는 지점과 흥행이라는 지점을 모두 가지고 가는 데에 성공한 몇 안 되는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괴수물인데다, 그 괴수가 직접적인 주인공인 상황에서 흔쾌히 나올만한 배우라고 하기에는 약간 미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이와는 반대로 사무엘 L. 잭슨의 경우에는 나올만 하다 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기는 했습니다. 워낙에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이기 때문이죠. 본인이 정말 연기를 잘 해 낼 수 있는 영화에도 곧잘 출연하지만, 그냥 편하게 놔도 되는 영화도 흔쾌히 나오는 배우입니다. 이 문제는 그동안의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와 트리플 엑스 리턴즈를 모두 보신 분들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확실한 면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배우로서 연기에 관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이 되는 사람은 아닙니다.

 존 굿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영화가 다양한데, 얼마 전 클로버필드 10번지에서 정말 무시무시한 연기를 소화 하는 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 이전에 트럼보 라는 영화에서는 거칠기 짝이 없는 사람 역할도 매우 잘 해 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 필모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복잡하고, 이런 영화가 있나 싶을 정도의 면들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좋다고 말 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이 외에도 룸 이라는 작품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브리 라슨이나, 역시나 매우 다양한 영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존 C.라일리 같은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 영화가 진짜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오히려 궁금할 지경입니다. 그만큼 매우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서 이번 영화에서 대체 무러 보여줄 것인가가 정말 궁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스컬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괴생명체를 쫒는 모나크 라는 팀은 이 섬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포착했다는 소식을 입수합니다. 이 상황에서 결국 탐사팀을 구성하게 되죠. 지질학자와 생물학자를 포함해 전투원, 정글 전문 가이드, 사진기자가 작전에 동참하게 됩니다. 다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진짜 탐사 목적이 무엇인지를 의심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결국 섬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하려면 괴물 이야기를 하고, 그 괴물이 보여주는 스펙터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만, 일단 그 이전에 스토리와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두 가지 모두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며, 이로 인해서 실상 이 영화가 괴물 외에는 아무것도 볼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킹콩이 나왔던 가장 최근작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죠.

 영화에서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베트남전 직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전쟁에서 실패를 겪은 몇 안 되는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당시에 미국은 여전히 최강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 상황에서 주인공 일행이 결성되는 모습부터 영화에서 보여주게 됩니다. 좀 재미있는 것이 이 영화의 오프닝부터 이미 콩은 한 번 모습을 드러내기는 합니다. 이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해버리는 것이죠. 그리고 이 장소에 관한 탐사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 영화는 탐사를 하는 데에 있어서 철수를 준비하던 미군과 미국 내에서 괴물이 있다고 주장하던 괴짜들, 그리고 스컬 아일랜드를 처음 발견한 위성을 다루던 랜드셋 사람들 이야기를 같이 다루게 됩니다. 새로운 섬에 관해서 탐사를 시작하게 되죠.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심지어는 스컬 아일랜드를 탐사해야 하는 괴짜들의 경우에는 이번 탐사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그리고 자신들의 탐사가 정말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한 일이기도 하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삐걱거리는 팀이 인류가 정말 접근하기 힘들어하는 섬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됩니다. 이 섬은 우리가 아는 세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는 것이 목적이 된 겁니다. 하지만 곧 이 섬이 엄청난 지옥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속에서 매우 다양한 감정들이 발생게 만드는 것이 스토리의 임무입니다. 약간 독특하게도 이 영화에서 킹콩의 포지션은 인간을 초반에는 공격하면서도 약간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으로 진행됩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많은 백그라운드 스토리를 깔고 진행합니다. 탐사를 그토록 원한 사람들은 이 섬에 관해서 뭔가 숨기고 있다는 분위기를 계속해서 가져가고 있고, 그러한 사람들이 고용한 생존 전문가는 소위 말 하는 거칠고 나쁜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 대한 냄새를 맡은 사진기자가 붙게 되죠. 이 영화에서 이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섬에 들어가게 됩니다. 영화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모든 백스토리가 쓸모 없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 특히나 생존 전문가로 나오는 사람의 경우에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속물적인 면을 드러내는 쪽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점을 드러내는 것은 영화 초반이 다입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죠. 특히나 이 영화에서 팀을 조직한 사람의 보조의 경우에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외에는 아예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죠. 이 영화에 나오는 다른 캐릭터들 대다수가 같은 문제를 줄줄이 안고 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나마 이 영화에서 상황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섬을 탐사하겠다고 한 중심 인물입니다. 이 사람은 숨기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 매우 음험한 모습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다른 배우들보다 더더욱 잘 하는 배우를 캐스팅했죠. 그리고 임무를 받아들인 군인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 영화에서 악을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관해서 매우 꽉 막히기는 했지만, 영화에서 인간측 악당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관해서 매우 잘 표현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이 둘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에는 영화에서 전반부의 악몽이 왜 나타나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전자가 설명하고 있고, 후자가 괴물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관한 힘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에 관해서 영화는 아주 표면적인 이야기를 가져가고 잇는 상황이고, 캐릭터에 뭔가 다른 깊이를 더 가져가려고 하는 식이 전혀 아닙니다. 덕분에 영화는 매우 얄팍한 캐릭터들이 활동하는 무대가 되고 말았죠. 대부분의 캐릭터가 이 이상의 모습은 생존의 모습과 적당한 개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죠.

 이 영화의 스토리는 결국에는 캐릭터에게 닥치는 상황과 캐릭터들이 연출한 상황에서 오게 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굉장히 간단하면서도 악역과 선역이 의외로 확연하게 갈리는 스토리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을 가져간 겁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매우 묘한 특성을 드러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 보다는 괴물이 등장하기 위한 플레이그라운드와 그 설명만을 기반으로 하기 위해 움직이는 느낌이 더 강한 편입니다.

 영화에서 스토리는 얼핏 보면 복합적인 듯 보입니다. 이미 설명했듯이 인간이 탐사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콩은 공격을 했는데, 이 상황에 관해서 콩보다 더 나쁜놈이 있고, 이를 해치우려면 반드시 콩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봐야 하는 모습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 영화의 재미이자 아이러니는 해당 지점에서 시작해서 영화가 보여주고 하는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이는 구도만을 만들어내고, 상황은 그냥 괴수 스펙터클을 끌어내기 위한 쪽으로 구성하는 식으로 간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참으로 다양한 사이드 스토리가 나와도 아무짝에 쓸모 없다고 말 해야 할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영화의 분위기 조절에 있어서도 매우 얄팍한 정도의 모습으로 흘러가버리고 있을 뿐 그 이상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끌어내고 있지 못한 상황이죠. 영화 내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결국에는 인간들은 시청각적인 면의 들러리로 전락 해버리고 맙니다. 이 섬이 얼마나 인간에게 위험한 곳인지를 보여주는 척도 정도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괴수가 등장해야 하는 타임밍에 관해서는 정말 기가 막히게 알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괴물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일들을 벌여야 영화가 강렬해지는지 매우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등장하는 콩과 섬에 사는 다른 괴물들은 정말 무시무시하며, 관객들에게 정말 다양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이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영화의 스펙터클은 정말 효과가 좋은 편입니다. 말 그대로 거대한 괴물에 관한 거대한 느낌을 살려주면서도, 동시에 이 영화에서 왜 콩이 필요한지에 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 상황에 관해서 액션으로서의 모습도 매우 강하게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 벌어지는 것들에 관해서 모든 것을 잊고 괴물이 활동하는 모습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인간은 정말 쓸모 없는 존재라는 것 역시 매우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묘한 쾌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괴물이 왜 세상을 뒤흔들어놓고 있는지, 인간이 왜 콩이 그동안 해친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냥 넘어가야 하는지에 관해서 영화의 스펙터클이 시청각적으로 설명해버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백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게 낫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제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죠. 이 지점들 덕분에 영화는 매우 강렬해지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배우들의 연기가 크게 중요한 영화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때문인지 브리 라슨과 톰 히들스턴은 연기에 일가를 이룬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크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사무엘 L.잭슨과 존 굿맨의 경우에는 영화에 의외로 불온한 기운을 불어넣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무래도 큰 역할을 하는 두 인물인 만큼 해당 지점에 관해서 의외로 머리를 쓴 것이죠. 배우들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고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은 영화입니다. 현대 영화에서 괴수 스펙터클이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가에 관해서 나름대로 머리를 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괴물이 퇴치의 대상이라는 지점에서 벗어나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영화에서 잘 살려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스토리가 좀 더 탄탄했으면, 그리고 영화에서 의도했던 캐릭터의 모습이 좀 더 잘 살아났다고 한다면 이 영화가 더 좋은 모습으로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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