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감사합니다. 살 부데끼며 사는 이야기

 한 해가 흘러갔습니다. 올 해는 제 인생에 큰 변화가 한 번 있었고, 또 다른 큰 여행의 길목에 선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민의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그 고민은 남에게도 밝힐 수 없고,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말 할 수 없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만큼 제 인생에 흔들림이 많은 시기였으니 말이죠.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여서 이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후회스러운 한 해 이기도 했습니다. 해결 하려면 뭔가 새로운 둥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이야기는 지금 하지 않기로 하죠.

 이런 이야기를 넘어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은 블로그였습니다. 저는 이제 슬슬 구세대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블로그에 계속해서 매달리고 있고, 인스타그램은 아직까지 계정도 없는 상황이며, 페이스북에는 뿌리 깊은 반감이 있으니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로 뭔가 서비스가 나오게 되면 그다지 즐겁지 않습니다. 그리고 블로그 시스템이 서서히 죽어 가고 있는가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버틴 것은 블로그 때문이었습니다.

 이 블로그 덕에 인생에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저는 일정한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나마 있다고 한다면 책을 사서 모으는 것 정도? 인데 솔직히 그것도 그냥 원하는 책이 존재할 때 이야기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이뤄 보려고 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정말 무시무시하게 오래 굴리게 되었고, 결국에는 이 덕분에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취미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오래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기도 했죠.

 책 이야기 역시 제가 생각 했던 것을 남에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쁨이었습니다. 제게 책은 어떤 면에서는 애증의 존재입니다. 제 인생에 재미 있는 책이 더 적었다면 저는 남들이 보기에 사회적인 성공을 거두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올해의 제 고민을 빼면 제 인생은 정말 행복했고, 전체적으로 보기에 남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매우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자부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내년에 더 잘 하겠다는 이야기는 사실 못 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이 상황이 즐겁고, 영화 보는게 즐거우며, 책 읽는 것은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읽고 본 이야기를 하며 투덜거리기는 하지만,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매우 기묘한 상황에 처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제 슬슬 그 자리에 여행도 추가될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건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은 아무래도 들어가는 비용 단위가 아무리 적어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말이죠.

 아무튼, 올 해 저는 그 자리에 머물렀습니다. 많은 분들이 발전하는 세상에서 그 발전을 선도했습니다만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저를 지나쳐 가시면서 한 마디라도 건네주셨던 분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제가 남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데에는 영 잼병이어서 그 분들이 남겨주신 흔적에 제가 답변을 일일이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저는 그 분들이 매우 고맙습니다. 지금 이 블로그가 굴러가는 원동력중 하나이니 말입니다.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내년에도 변하지 않고 한 번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P.S 픽쳐호러쇼 라는 팟캐스트에 계속해서 참여 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역할이에요. 내년에도 변화가 없을 또 하나의 습관이랄까요.

덧글

  • 이젤론 2018/01/01 01:20 #

    복 많이 받으세요!
  • 라피니 2018/01/01 11:54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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