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비수기 한복판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주는 사실상 제게는 그냥 그런 주간이 될 줄 알았습니다만, 의외로 궁금한 영화들이 걸리기 시작해서 말이죠. 이 영화가 4주 전에 첫 번째로 선택된 영화가 될 정도로 말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이 영화 하나만 리스트에 올린 상황입니다만 또 모르죠. 워낙에 많은 영화들이 줄줄이 리스트에 올라올 판이다 보니 좀 기다려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스탠리 투치는 사실 저는 배우로 더 강하게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필모그래피가 무시무시할 정도로 빡빡한데, 정말 다양한 영화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제가 이 배우를 처음 기억하게 된 영화는 더 코어로, 워낙에 느끼하게 나와서 기억을 했었죠. 사실 그래서 대머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에 터미널 덕분에 그가 대머리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어쨌거나, 연기를 정말 다양하게 해낼 수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연기력에 관해서는 별로 걱정 하지 않는 이유는 줄리 &줄리아 라는 영화와 러블리 본즈 라는 두 영화 때문입니다. 러블리 본즈에서는 음험하기 짝이 없는 살인마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지만, 줄리 & 줄리아에서는 너무나도 착한 남편을 연기 했기 때문이죠. 덕분에 연기에 관해서는 정말 아무 걱정도 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출연한 영화들의 완성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는 배우만 보고 결정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말입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영화를 걱정하는 이유는 그가 배우가 아닌 감독이기 때문입니다. 연출작이 앙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의외로 국내에서도 알려진 영화가 다섯편이나 되고, 하나는 아예 평가가 좋은 편이죠. 하지만 정상적인 루트로 들어온 영화는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평가를 하기 좀 미묘한 상황인 것이 사실입니다. 제게는 어떤 면에서 스탠리 투치가 감독으로서 과연 어떤 면을 보여줄 것인가에 관한 시험대에 가까운 영화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도 배우진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배우는 역시나 제프리 러쉬입니다. 최근에 드라마 지니어스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 역할을 정말 화끈하게(!) 소화 해버린 덕분에 연기면에서 전혀 죽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물론 샤인이나 킹스 스피치, 뮌헨, 네드 켈리, 샤인 같은 영화에 나온 면면을 보면 절대로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사람이기는 합니다만, 많은 분들이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나온 헥터 바르보사 역할만 기억할 거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아미 해머 역시 눈에 띄는 배우입니다. 최근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죠. 물론 제가 기억하게 된 영화는 윙클보스 형제로 나왓던 소셜 네트워크 입니다만, 그 이후에 제이 에드가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걱정을 덜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후에 론 레인저 라는 이상한 영화와 맨 프롬 UNCLE 라는 해괴한 영화를 거치면서 걱정이 매우 많이 되었고, 녹터널 애니멀스는 좋은 영화였지만 그냥 얼굴마담 정도로 지나가는 느낌이어서 할 말이 별로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 외에 눈에 띄는 배우라면 역시나 토니 샬호브입니다. 이 배우를 극장에서 제대로 본 이유는 맨 인 블랙 시리즈에서 머리를 총으로 날려도 복원되는 사람 역할을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정말 웃기기도 했구요. 다만 이후에 탐정 몽크 시리즈 덕분에 이 배우의 진가를 정말 제대로 알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좋은 영화에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스파이 키드 시리즈에 꾸춘히 출연 한데다가, 픽사의 그저 그런 작품인 카 시리즈, 닌자터틀 시리즈에서 스플린터 역할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죠.
이 외에는 다른 영화에 관해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플뢰르 역할을 맡았고, 127시간에도 나왔었던 클레멘스 포시가 이름을 올렸다고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는 상황이고, 최근에 서스페리아 리메이크, 루르드 라는 영화, 피의 복수 라는 홍콩 영화에 나왔던 실비 테스튀 같은 배우 정도가 눈에 띄기는 합니다. 사실 영화들이 좋다고 하기에는 상황이 좀 미심쩍어서 다른 배우들은 할 말이 별로 없긴 합니다.
이번 영화는 1964년 파리를 배경으로 합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이미 조각가이자 화가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런 상황엣서 오랜 친구이자 작가인 제임스 로드 라는 사람에게 모델이 되어달라고 부탁 하게 됩니다. 자코메티는 작업을 시작하지만 완벽주의자 면모로 인해서 끊임없는 수정을 하게 됩니다. 제임스 로드는 비행기 스케쥴을 바꾸면서까지 작업을 도와주지만 결국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게 되죠. 영화는 이런 상황과 작품의 진행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의 핵심은 자코메티라는 한 화가의 변덕과 그 변덕을 견디는 사람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 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코메티는 우리가 잘 아는 예술가의 변덕 이라는 것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는 사람은 제임스 로드는 그 벼덕을 견뎌내면서 나름대로의 특성을 갛가게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는 자코메티가 벌이는 모든 변덕을 제임스 로드라는 한 사람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죠.
영화는 기본적으로 제임스 로드의 행적을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자코메티 말년의 초상화 작업의 모델로 참여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막판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영화에서 다루게 되는 것이죠. 영화는 그 과정을 보여주면서 대체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는 것은, 이 와중에 뭔가 인생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하는 식의 작품은 전혀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그냥 흘러간느 이야기를 좀 더 강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영화가 일상의 이야길르 강하게 가져가고 있는 만큼 영화의 이야기는 크게 굴곡이 있지는 않습니다. 확실하게 갈등이 있는 지점들이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그 갈등을 강하게 부각하는 식으로 가고 있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이야기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흔히 말 하는 극적인 강렬함에 관하여 그렇게 크게 강하게 밀고 가지 않는 모습을 영화에서 보여주는 식으로 간 겁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강렬한 맛으로 보기에는 정말 어려운 편입니다.
그렇다고 영화에 맞게 각색을 하는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그 상황에서 각각의 강렬한 지점이 있긴 하지만,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상으로 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일부러 일부 상황에서는 그냥 이상한 면모만 살짝 보여주고, 그 이후에 영화의 극적인 면을 끌어내는 식으로 갈만 한데도 매우 자제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그냥 흐름 가는 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영화적인 각색이 이뤄졌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죠.
영화 속 이야기는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며 시작해서, 초상화 작업이 중간에 중단되고, 그 다음날로, 또 그 다음날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다루게 됩니다. 매일 같은 작업이 반복되고, 각자의 속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그러면서 자코메티라는 한 사람의 일면들이 점점 강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화가의 내면과 그 기묘한 특성을 영화에서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날이 진행 되는 것을 다루게 되면서 각자의 상황이 어떻게 누적되고, 어떤 일들이 더 벌어지게 되는지를 영화에서 보여주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화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듯한 면모를 보여주고,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예술가의 면모를 어느 정도 드러내게 됩니다. 여기에는 부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 앞에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듯한 면모까지 보여주게 되죠. 영화는 결국 우리가 흔히 말 하기 힘들지만, 전형적이라고 말 할 수도 있는 불화라는 지점을 다루게 됩니다.
이 영화는 문제의 불화의 발전을 통하여 사건을 만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자코메티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말 하는 사람이며, 최종적으로는 속내를 어떻게 드러내고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과정 자체도 강렬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헛웃음을 발생시키는 영화의 감정을 우러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의외로 상당히 강하게 다가오는 상황이 되죠.
영화 속에서 제임스 로드는 자코메티의 여러 특성을 관찰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예술가로서의 무게감으로 초반에는 지배를 당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자신의 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동시에 나름대로의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상황이 되죠. 그리고는 점점 더 시점이 모델로서의 제임스 로드가 아닌, 나름대로의 동료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변모하게 됩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이 과정을 매우 확실하게 그리며 결국에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영화에서 다른 사람들은 자코메티 라는 사람의 나름대로의 특성을 다시 한 번 편하게 관객에게 다가가게 만드는 쪽으로 사용됩니다. 기본적으로 동생인 디에고는 예술가를 받쳐주는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아내인 아네트는 사랑의 기반이면서도 일종의 의지자인 동시에 어느 정도는 바람기로 인한 충돌로 발생하는 장벽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캐롤라인은 현재의 사랑의 대상으로, 예술가의 강렬함과 불꽃, 그리고 자코메티의 이상한 지점을 동시에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엉켜들어가면서 결국에는 한 사람을 구성하고, 점점 더 예술가와 한 사람으로서의 모두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 속에서 친숙함을 만들어 내는 식으로 가는 것이죠. 영화의 이야기는 그 과정을 매우 매그럽게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며, 결국에는 영화의 스토리를 통하여 영화가 주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구성과 그 속에서 나오는 진짜 우정이라는 지점, 그리고 각자의 특성에 대한 강렬함까지 모두 이해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제임스 로드라는 존재는 관객들이 그 감정들을 모두 이해하는 동시에, 관객으로서 일정한 강렬함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죠.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들에 관하여 아무래도 제임스 로드라는 존재의 시선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을 제임스 로드라는 사람을 통해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됩니다. 제임스 로드와 관계 없는 지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일정한 연장선으로 작용하는 장면들에 더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역시나 한 캐릭터의 시선을 게속 따라간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 시선에 관하여 매우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관객들이 감정의 간극에 고나하여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을 매우 세밀하게 구성해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으며, 영화에서 한 사람의 시선이 닿는 속에 나름대로의 영화 전체의 흐름을 통제 함으로 해서 말 그대로 이야기 자체가 강렬함 보다는 점점 더 녹아드는 듯한 면모를 더 강하게 가져가는 데에 성공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 영화가 그렇다고 너무 느리다고 말 할 수도 없는 상황들을 여럿 만들어 놓았기에 영화가 지루해지는 면 역시 매우 확실하게 차단하고 있기도 하죠.
영상 역시 매우 강렬합니다. 약간 기묘하게도 일반적인 영화 치고는 흑백에 가까운 영화톤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자코메티라는 한 화가의 특성에 더 가까운 상황이기는 하죠. 영화는 그 그림의 특성을 매우 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영화에서 매우 강렬한 지점들을 여럿 만들어주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음악이 또 하나의 감정적 트리거 역할을 하면서 영화의 재미를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상황이 되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괜찮습니다. 제프리 러쉬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역할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강렬한 지점들을 만들어주고 있는 상황이 되죠. 아미 해머는 점점 더 속이 타는, 하지만 내색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멋지게 연기 해내고 있죠. 다만 이 와중에 가장 놀라운 사람은 토니 샬호브입니다. 이 영화에서 토니 샬호브는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연기 내공을 무시무시하게 끌어올리고 있죠.
의외로 가벼운 영화입니다. 영화의 흐름만 제대로 타면 정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기본적으로 자극이 강한 영화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지점들에 관하여 최대한 매력적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극이 강하고 뭔가 강렬한 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의외로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오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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