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 아는 중에 가장 화려한 "속 빈 강정"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를 결국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제대로 개봉때에 보지는 못했는데, 결국 제가 독일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 외에 한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죠. 독일에서 영화를 볼까 했는데, 독일은 더빙으로 해버리는 상황이다 보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더군요. 고등학교때 제2 외국어로 독일어를 했는데,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몰라서 한참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덕분에 돌아와서 보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 고백을 좀 하자면, 사실 감독이고 제작진이고 뭐고 하나도 생각 안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신 이 영화에 관해서 생각한 것은 역시나 12월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낀 달이고, 호두까기 인형을 한 번쯤 봐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제작년에는 아예 발레를 보러 갔고, 작년에는 그럴 시간이 없는 관계로 그냥 블루레이 발레로 때워버린 전력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에는 영화로 상황을 해결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감독은 사실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라세 할스틀모은 그렇게 나쁜 감독이 아니기는 합니다. 과거에 길버트 그레이프라는 영화도 한 적 있고, 시끌벅적 마을의 이야기 시리즈를 한 적도 있고 말입니다. 사실 잘 안 알려진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이후에는 초콜릿 이라는 매우 강렬한 영화도 한 적이 있고, 혹스 : 욕망의 법칙 이라는 꽤 강렬한 작품도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으로 오면 상황이 좀 달라집니다. 하치 히야기는 평가가 나쁘지 않긴 하지만 원래 이야기 덕분이지, 영화 연출이 좋다고 말 할 수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 이후에 디어 존 이라는 매우 재미 없는 영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죠. 그나마 중간에 나온 사막에서 연어낚시나 로맨틱 레시피는 나쁘지 않다고 말 할 수 있었지만, 그 사이에 나온 최면 전문의 라는 범죄 스릴러는 정말 인간적으로 너무한 영화라고 말 할 수 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원작이 괜찮으면 좀 덜한 감독이라고 말 할 수는 있죠.

 대신 배우진은 정말 좋은 편입니다. 사실 주인공인 매켄지 포이는 상황이 좀 다르기는 합니다. 걸출한 작품이 몇 있기는 한데, 제가 이 배우를 기억하게 된 이유는 사실 컨저링 때문이었습니다. 묘하게 이미지가 좀 어딘가 수상한 면이 있어 보여서였죠. 그 이전에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나와서 좀 기묘하게 다가왔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인터스텔라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걱정을 덜 하게 만든 배우이기도 합니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슈가 플럼 요정 역할로 나옵니다. 최근에 워낙에 강렬한 역할을 주로 오가다 보니 오히려 이상하게 다가오는 배역이긴 하더군요. 그래도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 같은 영화에서 보여준 언기나, 세상의 끝까지 21일에서 나온 천연덕스러운 연기도 그렇고,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밀리지 않는 모습도 그렇고 연기력 면에서는 오히려 걱정이 별로 안 되는 배우이기는 합니다.

 헬렌 미렌 역시 이 영화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역시나 매우 다양한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죠. 키이라 나이틀리와는 나는 사랑과 시간과 죽음을 만났다 라는 작품에서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춘 적도 있죠. 레드에서 나온 천연덕 스러운 모습이나 우먼 인 골드의 강렬함, 그리고 트럼보의 표독스러운 모습은 모두 전부 괜찮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잉크 하트, 가디언의 전설, 몬스터 대학교 같은 작품에 나오면 묘하게 김빠지는 모습도 보이긴 하더군요.

 모건 프리먼 역시 이 영화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드로셀마이어 역할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뭐로 나와도 그다지 연기에 관해서는 걱정을 할 필요 없는 배우중 하나죠. 다만 최근에 배우 외적인 지점으로 좀 걱정되는 지점들이 있어서 말이죠. 이보다 더 심한 배우는 리처드 E. 그랜트 라는 배우로, 킬러의 보디가드에서 초반에 웃기게 나오고, 로건에서는 라이스 박사를 하며 표독스럽게 그지없는 연기를 하는 데에 썽공한 바로 그 배우입니다. 다만 너무 다양한 영화에 나와서 별로인 영화들도 간간히 있는 편이죠.

 이 외에 눈에 띄는 배우라면 세르게이 폴루닌 이라는 배우입니다. 이 배우는 최근에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나와서 안드레니 백작 역할을 맡아 의외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죠. 매튜 맥퍼딘 역시 전에 본 적이 있는 사람인데, 다만 이 배우를 보게 된 것은 영화가 아닌 리퍼 스트리트 라는 드라마 였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힘들게 생각하는 드라마이기도 하죠. 이 외에 닉 모하메드는 곰돌이 푸 실사판에서 피글렛 목소리를 했다가 결국 얼굴을 보게 되었네요.

 이번 작품은 E.T.A 호프만의 원작인 동화를 베이스로 진행 되지만 변조가 많이 된 편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부 드로셀마이어의 파티에 참석한 클라라는 어머니가 남겨주신 선물을 열어볼 열쇠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불행히도 클라라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상황이죠. 그러다 대부가 남겨준 황금실을 따라가다 마법 세상으로 가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호두까기 병정과 함께 3개의 왕국을 즐겁게 여행하지만, 열쇠를 얻기 위해서는 모두가 무서워하는 4번째 왕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 되죠. 이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에서 우리가 아는 동화나 발레의 파트는 그렇게 크지 않은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지점을 확실하게 가져가는 쪽으로 문제의 지점들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거의 다 이 작품만이 가져가는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자신들만의 독립성을 어느 정도 가져갈 수 있는 기반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원작 동화도 그렇고, 발레도 그렇고 영화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에는 이야기 자체의 길이가 이제는 너무 짧은 데다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는 너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각색은 필수이며, 자신들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원작의 요소들을 적당히 변형해서 쓰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죠. 이 작품이 바로 그 느낌을 살리는 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쥬얼적인 면으로만 말이죠.

 각색의 방향이나 기본적으로 가져가는 이야기의 가장 핵심적인 지점에 있어서는 이 작품이 그렇게 욕을 먹을 만한 지점들이 많지는 않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너무 많이 리바이벌 된 이야기에 그냥 군살을 덧붙이기 보다는 그냥 아예 작품을 기본으로 해서 새로운 각색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쪽이어서 말이죠. 쥬라기공원 영화와 원작 소설을 비교 해보면 정말 원작에서는 시각적으로 필요한 요소들만 끌어다 썼다는 느낌이 제대로 올 정도이니 말입니다.

 스토리는 크게 두 가지 지점으로 이뤄집니다. 주인공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나름대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어머니가 남겨준 것들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가 한 부분이고, 다른 한 부분은 말 그대로 한 아가씨가 모험 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시각적인 지점을 강하게 내세우는 것은 후자쪽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큰 강점이 바로 이 시각적인 지점에서 발생하고 있죠.

 영화는 인형이 움직이는 세계를 만들어 내면서도 거대한 인형으로 표현 해버리는 식으로 가지는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환상 세계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인간적인 특성들을 드러내면서 확실한 판타지 세계를 구성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이죠. 현실 세계의 경우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크리스마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여기에 약간의 물리와 기계적인 지식을 투여 함으로 해서 이 영화만의 특성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이미 현실의 특성과 판타지 세계의 화려함을 실사 영화로 결합하려는 시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바로 그 시도의 일환이었죠. 다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시각적으로는 매우 화려한 면들을 가져갔으나, 솔직히 그냥 디지털로 만들어낸 세계 이상의 느낌이 없었던 관계로 오히려 관객에게 이상한 제한을 두게 되는 영화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가 오히려 더 평범하게 다가와버린 것도 사실이죠.

 이번 영화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가 아는 시각적인 특성을 더 강하게 사용합니다. 거대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지점에 있어서는 우리가 아는 디지털적인 면을 많이 사용 합니다만, 영화가 가까이 보여주거나, 발레 장면을 만드는 경우에는 오히려 아날로그의 특성을 강하게 가져가게 됩니다. 이로 인해서 영화는 비쥬얼적으로 투박함과 세련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영화는 시각적으로 꾸준히 멋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각적인 특성이 캐릭터에 영향을 잘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냥 디지털로 마구 과장한 캐릭터가 아니라, 시각적으로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진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 간 것이죠. 이런 특성은 디즈니의 또 다른 작품이자 약간의 논란이 있는 작품인 숲속에서와도 겹치는 지점이 있기도 합니다. 다만 이 영화는 숲속에서에 건 제한 보다는 좀 더 성기게 가고 있는 편이기는 합니다.

 덕분에 영화는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전부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영화가 현실의 질감을 어느 정도 가지면서도 한계를 무너트릴 수 있는 디지털의 방법 역시 섞어 쓴다는 점에서 그래도 영화가 가져가는 느낌이 잘 살게 된 것이죠. 캐릭터들은 그 비쥬얼 덕에 어느 정도 살아난 지점들이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캐릭터들이 그 시각적인 지점의 은혜를 입고 온전히 살아났다고 말 하기에는 어려운 편입니다.

 이 작품은 쉽게 이야기 할만한 캐릭터 구성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은 아픔을 안고 가는 상황이고, 이 아픔의 한 구석을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는 인물입니다. 굉장히 똑똑하고 능력도 있지만, 자신만의 이기심 역시 같이 있는 인물일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의 여정은 이 인물의 발전을 이야기 하는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발전에 관해서 영화가 매우 관념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시각적인 지점으로 너무 많은 부분들을 커버하려 하는 터라 정작 관객에게 확실히 다가가는 느낌은 아닙니다.

 악당은 더 묘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에서 악당은 속이 검은, 그리고 드러나기 전까지는 소위 말 하는 너무 밝아 성가신 존재처럼 보이는 기묘한 특성을 지닙니다. 반대로 초반에 악당처럼 보이는 존재는 주변에서 욕을 하지만 뭔가 묘하게 다르다는 느낌을 주고, 후반으로 갈수록 그렇게 박살이 나면서도 고결함을 보여주는 약간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덕분에 캐릭터의 변화상을 보는 재미가 있을 뻔 했습니다.

 문제는 스토리가 캐릭터의 에너지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앞서 말 했듯이 주인공의 구성 자체가 너무 핵심만 짚는 식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관객에게 거의 이해 되지 않는 존재로 보이고 있습니다. 초반에 악당처럼 보이는 존재는 애초에 처음부터 그렇지 않다는 지점을 팍팍 드러내면서 움직이고 있고 말입니다. 후반에 어느 정도 막아보려고 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잘 되었다고 말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악당의 경우에는 뭔가 생각해볼만한 여지를 만들어냅니다만, 이 역시 후반으로 가버리면 그냥 전형적인 악당의 마인드만 내비치면서 영화적인 특성을 모두 깎아 내리는 면모를 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스토리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정말 비쥬얼만을 내세우고 있고, 그 비쥬얼적인 면모를 모두 빼버리면 이야기의 매력을 살리는 데에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스토리가 시각적인 지점을 내세울 때는 그래도 제 역할을 합니다. 워낙에 시각적인 지점이 강렬한 영화이니 그걸로 충분할 것 같지만, 실상 보고 있으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너무 빈약한 데다가, 영화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요소들이 모두 시각적인 지점으로 몰려가버리는 바람에 우리가 아는 또 다른 뻔한 이야기에서 적당히 요소만 차용하는 방식으로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의 이야기가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죠.

 흐름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복합적인 스토리 라인을 가져가고 있는 듯한 면모를 가져가고 있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라인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영화가 극단적인 순차성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의 흐름은 소위 말 하는 게임 스테이지 구성도 아니고 심리적 흐름을 따라가는 구성이나 영화의 극적인 구성을 차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두루뭉술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에는 영화의 에너지 자체를 잃어버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죠.

 배우들의 연기는 천차만별입니다. 사실 헬렌 미렌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워낙에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다 보니 이 영화에서 가져가는 연기는 다른 망한 판타지 영화에서 본 연기와 별 차이 없다는 점에서 화가 나더군요. 키이라 나이틀리는 매우 다층적인 연기를 보여주려고 노력은 하는데, 솔직히 짜증만 나고 말입니다. 매켄지 포이는 정말 영리한 것이, 자기가 노출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는 정말 경제적으로, 그것만 보여주는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모건 프리먼은 그냥 모건 프리먼 이구요.

 시각적인 즐거움이 너무 확실하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무조건 나쁘다고 말 하기에는 좀 어렵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그냥 디지털로 그냥 떡칠을 해버리는 영화와는 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주는 데에는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짧은 길이는 영화의 진정한 문제를 어느 정도 시각적인 지점으로 덮는 데에 충분했고 말입니다. 문제는 스토리가 조금이라도 눈에 띄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영화가 극도로 재미없어진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좀 가려서 봐야 하는 영화가 되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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