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 다크 피닉스 - 왜 이러나 싶은 마무리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개봉 밀리고, 온갖 이야기가 다 도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무척 궁금했습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말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마음에 대비를 하고 가는 상황이다 보니 정작 극장에서는 그럭저럭 괜찮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약간 들기도 하더군요. 어쨌거나, 완전한 독립 영화로 가는 엑스맨 관련 마지막 작품이 된 상황입니다. 물론 뉴 뮤턴트가 있긴 하지만, 개봉도 불확실하다 보니 아무래도 상황이 미묘하긴 하네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사이먼 킨버그는 정말 다양한 폭스 영화의 제작자로 있으면서도, 정작 감독으로 활동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직접 감독 대뷔를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 바로 이 영화이기는 했죠. 이후에 엑스맨 시리즈의 재부훙을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준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폭스가 디즈니에 팔려가고, 마블 엔터테인먼트로 통합작업이 진행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그 원대한 꿈은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힌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엑스맨 시리즈를 생각 해보면 이렇게 찬밥 취급 하면 안 되기는 합니다. 최근의 슈퍼히어로 영화의 구도에 관해서 곰곰이 생각 해보면 크리스토퍼 놀란 보다는 엑스맨이 더 중요한 상황이니 말입니다. 다크나이트 3부작은 정말 잘 만들기는 했습니다만, 독립된 시리즈의 품위를 가져가는 데에 성공한 것이지, 그 다음에 제대로 된 하나의 유니버스를 만드는 쪽과는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니 말이죠. 실제로 3부작 이후에 DC 코믹스의 영화화는 어딘가 이상한 곳으로 흘러갔다 겨우 구제된 상황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엑스맨 시리즈는 적어도 시리즈가 어떻게 굴러가야 하는가에 관해서는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기는 합니다. 1편은 그냥 그럭저럭인 평가를 받긴 했습니다만 적당한 떡밥과 괜찮은 캐릭터 소개를 통하여 시리즈가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 하기 시작했습니다. 2편에 들어서야 이야기의 상태가 나아졌죠. 물론 3편은 억대 가장 이상한 이야기로 꼽을만한 상황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역으로 흥행은 가장 괜찮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울버린이 독립된 작품으로 나오기 시작 했습니다. 울버린은 두 편을 거의 말아먹다시피 했죠. 첫 번째 작품은 국내에선 다니엘 헤니가 나온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궁금해 했지만, 그만큼 실망도 크고, 폭스가 영화의 이야기 구성을 위해서는 그간 설정을 물말아먹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울버린 2편은 솔직히 너무 뻔한 이야기이긴 했지만, 적어도 아예 못 볼 꼴을 내보낸 영화는 아니었죠.

 그렇게 한참 고생한 이야기들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또 다른 활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통해서 프리퀄과 시퀄의 이야기를 적당히 통합 하고, 동시에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설계 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탄생한 울버린의 경우에는 역대 가장 강렬한 영화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다만 프렌차이즈의 부흥과는 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죠.

 희한하게 이 와중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데드풀 시리즈였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울버린 1편에서 정말 한심한 취급을 당한 캐릭터를, 캐릭터의 똘끼를 살리는 동시에 자신 마저 그 똘끼에 내던지는 모습을 통해서 걸출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 반대라는 의견도 있는데, 피카츄 보고 있도라면 그 이야기가 더 맞아 보이기는 합니다.) 덕분에 엑스포스라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 결국 한계를 드러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포칼립스는 뜨뜻 미지근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에 그쳤죠. 덕분에 이번 영화에 가해지는 하중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되었고 말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영화와 같이 준비 되고 있었던 뉴 뮤턴트의 경우에는 영화 완성도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개봉이 사정 없이 밀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디즈니가 폭스를 샀고, 결국 그 이후 엑스맨 프로젝트가 모두 공중분해 되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번 영화가 폭스산 엑스맨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영화는 진 그레이를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비극적인 교통사고를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 케이스죠. 결국 자비에 영재학교로 호게 되고, 학교 내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들게 됩니다. 결국 나름대로의 성장을 이뤄내지만 구조 작업중의 사고가 발생하게 되고, 그 이후에 점점 더 힘이 폭주하게 됩니다. 결국에는 이 상황에서 자신 내면의 어두운 존재를 발견하게 되고, 이 존재를 부추기는 미스터리한 존재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진 그레이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엑스맨 3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진 그레이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나름대로의 각성을 거치면서 악당화 되는 과정을 거치고, 최종적으로는 결국 폭주의 과정을 거치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주로 액션으로 연결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결국 액션만을 위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솔직히 그래서 더 아쉬운 이야기가 되어버렸죠.

 그렇게 돌아온 이야기는 몇 가지가 겹쳐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크 피닉스가 된 이유는 두 가지로 진행 되는데, 더 강한 힘을 받아들이게 되는 외부적인 요인과, 예전에 진을 지키기 위해 했었던 어떤 일 때문입니다. 두 가지가 결합 되면서 점점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되고, 최종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이야기 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국에는 과거에 했었던 촉발점과, 현재의 문제를 결합 함으로 해서 영화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아이디어 자체는 괜찮은 편입니다. 전작과는 달리 강한 힘을 가져가는 이유에 관해서 아무 설명을 안 하는 식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을 가져온 데다가 그 힘을 손에 넣은 상황에서 심리적인 혼돈이 오는 것으로 인해서 선과 악 사이에서 계속 고민을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죠. 이 영화에서 진 그레이라는 존재가 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재미는 이런 상황에서 이야기의 강렬한 지점을 끌어내고, 이야기적으로 단단하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사실상 이 영화는 여러 캐릭터들이, 영웅의 서사를 가지지 않은 특수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세상에 자신이 있어야 하는 위치를 위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 해야 하고, 주로 가진 능력으로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인물들이죠. 결국에는 정체성 외에도 자신이 속한 곳에 관한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영화에서 스토리는 그 운을 띄우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딱 거기까지만 합니다. 이내 영화에서 여러 아이디어들은 길을 잃고 엉뚱한 데로 흘러가버리며, 결국에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살리기 위한 지점으로 모든 것들이 물러나버리게 됩니다. 진 그레이의 능력은 액션 보다는 거대한 시각적인 스펙터클을 더 강하게 가지려는 듯 합니다만, 사실상 영화의 시각적인 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리며 능력의 강대한 지점은 아무짝에 쓸모 없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영화에서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은 역시나 악당입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이 영화에서 매그니토가 이끄는 단체는 악당이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한 쪽 구석으로 물러나 있는 식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선한 편이라고 하기에는 관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본격적인 악이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죠. 대신 이번에는 진 그레이가 손에 넣은 힘에 관해 이미 알고 있고, 이 힘을 가지고 전혀 다른 데에서 사용하려는 존재를 만들어냈습니다.

 영화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존재가 진행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악당은 매우 뻔한 서사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인간세상에 들어온 새로운 존재로, 자신들의 세상이 파괴된 상황에서 지구에 와서는 인간을 모두 없애고 자신들의 세상을 세우려는 식이죠. 자주 본 이야기인 동시에, 뭘 해도 새0롭기는 힘든 이야기입니다. 앞에서 한 이야기 덕분에 지금 이야기 하는 악한 존재가 선과 악 사이의 문제들을 이야기 할 수 있게, 그리고 좀 더 악한 이야기를 하면서 본격적인 비틀어짐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겁니다.

 불행히도 그 힘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합니다. 영화에서 설정들은 꽤 매력이 있지만, 그 설정이 조금이라도 이야기에서 진행이 되면 그냥 우리가 아는 웬만한 작품과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도 이야기 자체가 아예 처지는 모습까지 모여주고 있는 상황이죠. 이 영화의 문제는 결국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한계가 매우 확실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죠.

 영화에서 이야기가 진행 하는 방식은 매우 간단합니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에 관해서 주인공 일행이 주절거리다가, 결국에는 진 그레이를 구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죠.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진 그레이의 특성과 새로 생긴 정체에 관하여 이야기를 더 하게 되면 이 영화가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만, 영화는 계속해서 진 그레이가 과거에 가졌던 정체성만 이야기 할 뿐, 현재 문제가 되는 지점에 관해서는 사실상 이야기 진행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약간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비스트이고, 그 덕분에 매그니토가 들어가는 상황이 됩니다. 사실 매그니토로 넘어가게 되면 뭔가 새로운 면이 보일 거라는 기대를 했습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매그니토의 캐릭터 변화에 관해서 이야기 할 거리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실질적으로 영화에서 행동의 변화를 어느 정도 가져가는 상황이기는 한데, 그 촉발점이나 설명에 관해서 설득력이 매우 떨어지는 나머지, 캐릭터의 성격이 정말 영화 진행에 따라 바뀌는 문제를 겪게 됩니다.

 다른 캐릭터들이라고 해서 캐릭터 특성이 변화하는 데에 그다지 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일단 미스틱의 경우에는 정말 이용만 당하다 끝나는 상황이고, 비스트의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감정을 가져가긴 하지만, 수박 겉 핥기식으로 표현됩니다. 심지어 과거의 캐릭터 특성이 이번에도 완전히 깨지는 기적을 경험하기까지 하죠. 대부분의 캐릭터가 이런 식인데다가, 심지어 영화에서 캐릭터 설명을 거의 안 하다 보니 영화가 무너지는 문제를 겪는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되지만, 액션이라도 살려내면 그래도 이 영화의 문제가 덜하다고 말 할 수 있는 구석들이 있기는 했습니다. 영화 구조상 아무래도 액션이 들어갈 만한 지점들이 꽤 있었으니 말입니다. 사실 액션에서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는 합니다. 의외로 하반신 마비 정신 능력자가 할 수 있는 장면에 관해서 고민한 흔적도 보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내 거의 모든 지점을 상실 해버립니다. 특히나 이 영화가 후반부로 가면 더더욱 그렇죠.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의 스펙터클은 저스티스 리그의 마지막과 매우 비슷합니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 원대히 일어선 강한 사람이 정신 차리고 악당을 처리 한다는 식으로 가버리고 있는데, 솔직히 그렇게 매끈하게 나오는 편이 아닙니다. 힘이 어느 정도 대등하게 들어가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에 원래는 어느 정도 기대를 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이 영화는 그 지점들을 모두 놓치고 그냥 불꽃놀이로 영화를 마무리 해버립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황당함과 빈곤함 어딘가를 헤매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비에 학교에 관한 지점은 과거에 워낙에 자주 써먹었으니 할 말이 없기는 합니다만, 캐릭터 디자인도 그렇고 빈곤함의 극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강자중 하나로 평가받는 매그니토의 등장 장면은 실소가 나올 정도입니다. 이미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황당하다고 이야기 했던 미스틱의 분장은 영화로 보면 더 강렬합니다. 나쁜쪽으로 말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천차만별입니다만 그나마 공통점을 꼽자면, 무난한 연기 이상을 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 정도입니다. 그나마 열심히 하는 사람이 니콜라스 홀트와 제임스 맥어보이인데, 솔직히 어딘가 갈피를 못 잡는다는 느김이 매우 강합니다. 이런 문제는 스톰 역할을 한 알렉산드라 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타이 쉐리던은 얼굴을 어느 정도 가렸다는 점 덕분에 연기를 거의 놓고 있고, 제니퍼 로렌스는 그냥 빠른 최근을 원하는 느낌입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헌츠맨때와는 달리 전혀 열심히 안 하고 있고 말입니다.

 엑스맨 시리즈가 거의 마무리 되었건만, 지금까지 나온 모든 것들이 결국 바보가 되고, 모두 무너져 내렸다는 느낌만 드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 비하면 직전 작품인 아포칼립스는 양반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죠. 부족한 액션과 스펙터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미술, 어딘가 계속 놓치는 듯한 연기, 심지어 수박 겉 핥기만 반복하는 스토리까지 해서 엉망진창이라고밖에 말 할 수 있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판타스틱4 보다는 좀 낫다는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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