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 추리물과 군상극 사이 횡설수설 영화리뷰

 결국 이 영화가 추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관해서는 좀 묘하기는 한데, 딱 한 주만 먼저 개봉 했다면 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도 그렇고 저는 너무 궁금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실 감독의 특성을 생각 해보면 이 영화가 너무 독특하게 다가오는 면모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안 보기에는 저는 이런 영화 스타일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와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라이언 존슨은 참 미묘한 감독입니다. 물론 저는 상당히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루퍼 라는 작품이 너무나도 괜찮았기 때문이죠. 당시에 정말 괜찮은 영화를 찍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죠. 매우 삭막한 풍경을 그려내는 동시에, 거대한 능력을 지닌 인물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적절히 끌어내면서도 영화 자테 스토리를 부각하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에 이후 영화에 관해서 기대를 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이전에 만든 브릭이라는 영화 역시 절대로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매우 강렬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죠. 오랜 스릴러의 느낌을 대단히 잘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전통적인 영화의 구성을 가져가는 식으로 간 것이 아니라, 좀 더 현대적인 영화의 특성을 가져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독특함이 같이 존재하는 영화가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게다가 라스트 제다이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워낙에 옥특한 지점과 묘한 이야기를 가져가는 식이 되었기 때문에 평가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만, 의외로 영화적으로 뭘 끄집어내야 하는가에 관해서 잘 아는 작품이었죠. 사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그간 스타워즈가 가지지 못했던 배우 독특한 지점들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스타워즈가 거대한 우주 전쟁물을 넘어 다른 지점을 보여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정작 걱정하게 만든 작품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블룸 형제 사기단 이라는 작품이죠. 이 작품은 범죄물과 가벼운 사기 코미디를 합치는 데에 주력한 작품이엇고,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만, 정작 영화 자체가 너무 뻔하고 평범한데다, 심지어는 굴곡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재미가 바닥을 기어버리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일말의 불안이 있는 감독이 되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배우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 영화가 별로 걱정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메인 탐정 역할을 맡은 배우가 다니엘 크레이그 라는 점 역시 기대를 하게 만드는 점이 있는 것이죠.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할 이라는 점이 더 유명하기는 합니다만, 로건 럭키 같은 영화도 곧잘 출연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제임스 본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상당히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다지 걱정 되지 않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이 영화를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이유는 크리스 에반스가 어벤저스 시리즈를 완전히 벗어나서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이사이에 꽤 여러 영화들을 찍기도 했고, 날므 괜찮은 결과도 여럿 내기는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동안은 캡틴 아메리카에 가리는 지점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만한 위치로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오랜만에 젊은 껄렁패로 나온다는 점에서 의외로 과거에 해 왔던 연기와 연결 되는 지점도 있고 말입니다.

 역으로 정말 놀라게 만든 배우는 역시나 제이미 리 커티스, 토니 콜렛, 아나 디 아르마스입니다. 아나 디 아르마스는 최근에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의외로 괜찮은 여길르 선보이는 데에 성공해서 기대를 하게 만든 케이스이고, 토니 콜렛은 정말 탄탄한 연기 덕분에 여러 영화 살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앞에 이야기 한 두 남자배우보다 나은 정도죠. 제이미 리 커티스는 얼마 전 오랜만에 로리 스트로드 역할을 하면서 여전히 강렬한 영화를 잘 가져간다는 느낌을 줬지만, 프리키 프라이데이 같은 영화를 통해서 가벼운 연기도 소화 한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그것 시리즈에서 어린 빌 역할을 한 제이든 마텔이나, 거장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플러머까지 끼어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더 기대하게 된 이유는 사실 이 작품이 옛날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의 작품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서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 작품이 최근에는 좀 힘든 상황이기는 합니다. 특히나 삐뚤어진 집이 얼마 전 개봉하면서도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경우에는 흥행은 잘 됐는데,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좀 미묘한 지점이 있어서 말이죠. 물론 이 영화 역시 비슷한 지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말입니다.

 이 영화는 베스트셀러 미스터리작가가 사망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작가는 85세로, 심지어는 온 가족들과 친척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사망해버린 상태가 되었죠. 온갖 의혹이 들끓는 가운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찰과 함께 브누아 블랑 이라는 탐정이 같이 파견됩니다. 영화는 브누아 블랑이 여러 진실들을 찾아내는 동안,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 되는 여러 이야기들을 하며 사건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한 사람이 죽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을 죽인 사람이 누군가인지 알아내려고 하는 과정을 담고 있죠. 물론 그 사이에는 더 많은 의심과 황당한 면이 생기는 상황이 됩니다. 영화의 이야기는 그 관계 속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이 영화에서 미스터리를 이루는 과정에서 의외로 누가 그랬나 하는 지점은 약간 뒤로 밀린다는 점입니다.

 추리물에서 누가 그랬는가가 뒤로 밀린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결국 가장 큰 미스터리로 사용할 지점을 일부러 어느 정도는 배제 하고 간다는 이야기가 되니 말입니다. 그리고 많은 최근 추리 영화들이 이 문제가 뒤로 밀림으로 해서 이야기가 오히려 힘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역으로 문제의 누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과정이 너무 재미 없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결국 최소한 전자의 문제는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그보다 더 큰 미스터리를 만들어가고 있죠.

 영화에서 가져가는 이야기가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서부터입니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누가 그랬는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지점을 어느 정도 미룬 만큼,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바로 그 지점에 집중 해서 진행이 되고 있죠. 약간 재미있게도 고전 추리극 요소에서 자주 사용되는 요소를 흔히 말 하는 가족 군상극 요소로서 치환해내는 지점으로 변모되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기도 합니다.

 캐릭터의 이야기가 중요해지는 것은 각자가 결국에는 문제를 안고 있고, 그 문제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순간 용의자로서의 의심을 받는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사망 초기 단계에서는 모두가 떳떳한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를 하고 있죠. 결국에는 어느 정도의 가식적인 면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 가식에 관해서 영화 초반에 이야기 하는 식입니다. 이야기가 진행 되면 그 가식이 점점 더 무너져 내리는 식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겁니다.

 캐릭터들의 각자의 이야기는 새로운 면이 강하게 있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숨기려고 했기에 더더욱 치명적인 비밀로서 작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영화는 그 과정을 스토리로 풀어냄으로 해서 스토리에 흥미로운 면들을 더 드러내는 식이 됩니다. 그릭 그 이야기가 촉발한 갈등이 새로운 이야기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사람들이 점점 더 다른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까발리게 되면서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게 됩니다.

 영화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사실 다른 캐릭터들에 과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실상 본인만 당할 수 없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에는 남의 이야기 역시 집어내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죠. 결국에는 각자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 동시에, 그 문제들을 통하여 영화의 방향성을 설계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는 군상극의 극적인 면을 확실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파문을 던지는 존재가 바로 수사관들이죠.

 영화에서 용의자로 떠오른 인물들을 조사하는 사람은 바로 수사관입니다. 그리고 이 수사관이 가져가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누가, 왜 그랬는가에 대한 탐구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물들 각자에게 흠집을 내고, 그 틈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면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탐정의 역할이 하나 더 등장하는데, 그 검은 면 중에서도 이야기에 필요한 지점을 정리 하고 정제 해서 관객에게 전달하는 면입니다.

 수사관의 캐릭터는 여기저기에서 많이 봐 왔던 탐정의 면모를 결합해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딘가 알 수 없으면서도 남의 신경을 긁고, 그 와중에 자신이 가져가는 면들에 관해서 좀 더 강렬한 지점들을 드러내는 식입니다. 덕분에 영화의 이야기는 한자리에 모이게 되며,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대한 일정한 대답을 가져가는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일이 벌어졌는가에 관해서 보여준다는 것이 누가 했는가에 대한 집중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영화가 필요한 면을 가져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수사관의 면모 역시 상당히 독특합니다. 앞서서 이야기 했듯이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화적으로 포장될 수 있는 평범함이 나오고 있지만, 탐정이 가져가는 캐릭터의 특성은 대사에서도, 행동에서도 매우 독특한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만한 일상 생활의 주변인의 모습은 아닌 것이죠. 물론 평범한 면을 약간은 비틀어서 진행하는 면이 보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독특함이 더 강한 편이죠. 덕분에 극영화로서의 재미 역시 매우 충실하게 잡아가는 편입니다.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중요한 만큼, 영화에서 관계의 핵심이 되는 인물 역시 철저한 설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바로 첫 피해자죠. 이 인물은 다시금 인간 군상의 기묘한 면을 드러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스토리의 핵심에서 무엇을 끄집어내고, 그 씨앗으로 무엇을 써야 하는가에 관하여 매우 많은 연구를 거친 캐릭터를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을 가져갈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앙상블이 중요해지는 만큼, 영화의 사건 다루는 이야기 역시 꽤 철저합니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처럼 보이는 지점을 확실하게 짚어주고,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단서를 만들어내면서, 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절정의 글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식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단서들에 관하여 정리하는 데에 급급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적당히 드러내고, 관객에게 궁금해 할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식으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마지막에 가져가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고전 추리물과 현대 군상극이 결합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둘이 섞이면서 보여주는 시너지는 의외로 강렬한 편으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스토리에서 정리 하는 데에 성공하는 한 편, 동시에 관객에게 시청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려고 하는 데에도 상당히 놓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설이 아닌 영화에서 할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관객에게 드러내는 데에 성공을 거둔 것이죠.

 특성상 이야기가 파편화 될 수 있는 지점이 몇 군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매끄럽게 잘 진행 된다는 점 역시 눈여겨볼 만 합니다. 누가 그랬는가, 왜 그랬는가와 함께 이 사람들이 왜 의심 받아야 하는가에 관한 지점들을 드러내면서도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면모를 보여주고, 각 단계가 극영화가 가져가야 하는 흐름에 맞춰서 움직이는 지점들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가 적당한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관객에게 확실하게 다가가는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합니다.

 살인에 대한 충격이 시청각적인 면에서 다른 영화들에 비해 약간 잔잔하다는 점 역시 특이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점이 촉발점으로 발휘되고, 이 특성을 통하여 그 다음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영화에서 한정된 공간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매우 화려하면서도, 동시에 그 속에서 관객들이 불온한 분위기를 감지 할 수 있는 면들을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대단히 매끄러운 편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단단합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 동안에 보여줬던 면들을 십분 활용하는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로건 럭키에서 봐 왔던 지점이 약간 발휘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제이미 리 커티스나 마이클 섀넌, 크리스 에반스 모두 잘 알려진 이미지를 사용하면서도 그 속에 묘한 면을 드러내는 식으로 연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이 영화의 핵심을 온전하게 가져가는 데에 성공했다고 말 해야 할 정도의 연기를 보여줬고 말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아기자기함이 주는 재미라는 것에 관하여 정말 많은 연구를 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시에 고전 추리물과 현대 군상극이 만나는 지점에 관해서 역시 고민을 한 영화라고 할 수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주 신나거나 하는 영화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내세우고자 하는 지점에 관해서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동시에 이를 극적인 재미로 연결하는 데에도 성공한 멋진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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