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 혼란스럽고 고색창연한데 기묘하게 즐거운 영화 횡설수설 영화리뷰

 뭐, 그렇습니다. 이 영화를 결국 리스트에 올린 겁니다. 이 영화가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묘하게 이야기 할 지점들이 좀 생긴 것도 사실이기는 해서 말입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 관해서 이미 많은 분들이 그닥 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실줄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냥 일단 보려고 합니다. 워낙에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감독이다 보니 웬만큼 심하게 망하지 않고서는 그래도 나쁘지 않게 다가오기는 해서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하게 말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롤랜드 에머리히는 참 뭔가 찔리게 만드는 감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감독이 가져가는 이야기들이 참으로 유치하면서도, 동시에 미묘하게 재미있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특성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 것이 최근작들인데, 바로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와 화이트 하우스 다운 이었습니다. 심지어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는 솔직히 두고두고 보면서 즐기는 영화가 되어버렸을 정도입니다.

 물론 능력이 아예 없는 감독은 아닙니다. 사실 이 능력에 관해서 가장 잘 이야기 할 수 있는 작품은 다른 영화도 아니고 2012와 투모루우입니다. 두 작품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말 그대로 전 세게를 때려부수는 이미지였습니다. 사실 아이맥스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이전에 나온 영화여서 그렇지, 아이맥스에 정말 잘 어울리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규모 감각에 관해서 거의 천부적인 면을 지닌 감독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죠.

 이 규모 감각에 관해서 이미 싹수를 보여준 면이 있긴 합니다. 바로 인디펜던스 데이와 스타게이트죠. 두 작품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뭘 가져가야 하는가에 관해서 고민을 많이 한 작품들이죠. 물론 인디펜던스 데이는 정말 인간적으로 다 때려부수는 데에 특화되었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두 영화 모두 정줄 놓고 반복해서 보기에 특화된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걱정을 안 할 수는 없는 감독이기는 합니다. 만비씨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인간적으로 손 대고 싶지 않았던 느낌까지 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나름 매력적일 수 있었던 영화였는데, 너무 심하게 늘어지는 느낌이었죠. 심지어는 저는 좋아하긴 해도 다른 사람에게 절대 추천할 수 없는 영화인 고질라 헐리우드판도 있습니다. 정말 문제의 고질라는 질라 라는 이름을 따로 받을 정도로, 그리고 제가 그걸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어딘가 이상한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좀 기묘하게도 배우진이 꽤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에디 스크레인은 좀 묘한 배우이기는 합니다. 알리타에서 나온 이미지를 생각 해보면, 그리고 데드풀이나 킬 유어 프렌즈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생각 해보면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는 해서 말이죠. 하지만 트랜스포터 리메이크에서 보여준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느낌이 있었고, 타우에서 보여준 기묘한 이미지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말레피센트 2의 경우에는 제가 아는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병풍이었고 말입니다.

 비슷한 문제는 패트릭 윌슨도 가져가고 있습니다. 나쁜 배우는 아닙니다. 애나벨 집으로 에서 보여준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고, 아쿠아맨이나 커뮤터에서 악역을 처리하는 느낌도 의외로 나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워낙에 컨저링 시리즈로 유명하긴 하지만, 코미디 영화부터 심각한 영화까지 모두 소화하는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스페이스 스테이션 76 같은 여러모로 애잔한 영화도 리스트에 올라온 상황이기도 합니다.

 좀 기묘하게도 루크 에반스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솔직히 미녀와 야수에서 보여준 이미지나 패스트 앤 퓨리어스에서 보여준 느낌은 괜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빗 시리즈에서 바드에 관한 느낌도 잘 소화 해냈고 말입니다. 하지만 안나에서 보여준 어딘가 기묘한 느낌도 있었고, 심지어는 하이 라이즈에서도 뭔가 이상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아예 말 못하는 영화는 걸 온 더 트레인이 있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사실상 이런 문제는 아론 에크하트, 우디 해럴슨, 아사노 타다노부 같은 배우들 마저도 비슷하게 안고 가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론 에크하트는 좋아하는 배우입니다만, 설리나 블리드 포 디스 같은 영화에 비하면 인카네이트나 프랑켄슈타인은 정말 거지같은 영화이죠. 우디 해럴슨은 좀 덜한데, 평이 그닥 좋지 않는 한 솔로에서도 나쁘지 않은 면을 보여줬던 반면, 헝거게임 같은 영화에도 거리낌 없이 출연하는 면모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아사노 타다노부는 사일런스와 아웃사이더의 극도의 대비를 보여주면서 미묘한 면을 드러냈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1941 진주만 공습 이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은 점점 더 미쳐 날뛰고, 결국에는 미국 본토 공격까지도 염두에 두게 됩니다. 이에 대항하여 미국은 진주만 다음에 일본이 공격할 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 알아내려고 애쓰게 됩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새로운 핵심 타겟이 미드웨이 라는 사실을 알아내게 됩니다. 하지만 상황이 미묘하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죠. 이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쟁 영화는 여러 가지 면들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쟁의 참상의 한 복판에 있는 인물들을 보여줌으로 해서 전쟁의 비인간성과, 그 속에 그래도 숨어 있는 인간애를 드러내는 식으로 많이 진행 되고 있죠. 결국에는 전쟁 자체의 참상에 더 집중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이 영화 이전에 가장 최근에 가장 크게 만든 작품인 덩케르크 역시 이런 느낌이 매우 강해진 것이 사실이죠. 덕분에 전쟁 영화는 나름대로의 살 길이 열린 것도 사실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의 전쟁 영화들은 일종의 프로파간다 싸움으로 진행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장에 카사블랑카 역시 길이 남을 로맨스 영화로 기억되지만, 만들어질 당시만 해도 전쟁의 핵심에 선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미화로 그려졌던 영화죠. 그나마 잘 만들면 모르겠지만, 전쟁 영웅에 관한 서사가 그 영웅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그 문제에 관해서 영화가 좀 멀리 가게 되면 말 그대로 소위 말 하는 시덥잖은 영웅물이 됩니다.

 배달의 기수로 대변 되는 영화들이 무척 많이 나왔던 시대가 있습니다. 이 영화들은 전쟁 영화를 액션 영화의 쾌감으로 치환되면서, 영화에서 실제 있었던 인물들을 영웅화 하는 식의 작품들이죠. 이 문제에 관해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영화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다만 이 문제에 관해서 잘 만든 경우에는 평가가 정말 잘 만든 프로파간다 영화로 취급되고, 그렇지 않은 영화들의 경우에는 혼란스러운 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최근에는 해당 영화들의 평가가 좀 달라졌는데, 아무래도 최근에는 전쟁에 관해서 미화를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파괴적인 면을 드러내는 식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영화가 낡았다는 평가를 받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영웅성을 강조하고, 영화적인 쾌감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버리는 영화들이 전부 낡은 영화 취급을 받아버리게 된 겁니다. 사실 저도 낡은 영화 취금을 좀 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메시지가 매우 낡았다고 생각할만한 지점들이 많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수많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실제 있었던 인물들이고, 전쟁에서 몇몇 일들을 함으로 해서 전쟁의 판도를 바꾸 는 데에 역할을 한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의 인간적인 지점을 극화 하고, 동시에 이를 영화에서 내세우기 쉬운 극적인 영웅성으로 바꿈으로 해서 영화의 재미를 만들어가는 식이 된겁니다. 다만 이 문제에 관해서 새로운 느낌은 더 이상 끄집어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문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영화는 아무리 용을 써도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치환 하는 지점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는 이야기의 방향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에 영화의 문제가 시작되는 겁니다. 영화에서 새로운 면이라고 만든 것들은 새롭다기 보다는 영화에서 튀는 지점들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새로운 것은 따로 놀고, 헌 것은 그대로 진행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캐릭터들의 감정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그 튀는 새로운 시도 마저도 없는 상황입니다. 소위 말 하는 반항적이지만, 동시에 영웅으로서의 자질을 가진 인물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신의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인물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입을 벌리기 시작하면 우리가 아는 이야기 바깥으로 전혀 나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일부 대사들은 혼란스러울 정도로 고색창연합니다.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스토리는 정말 아무것도 매력적인 면이 없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 했듯이, 이 영화는 매우 익숙한 이야기를 매우 철저하게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가 불가능한 장면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심지어는 일부 장면에서는 매우 유치하고 뻔함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있다는 겁니다. 뭘 건드려야 하는지에 관해서 명확히 알고 있는 구성을 가져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의 특성도 동일하고, 캐릭터들 특성 마저도 예전 영화에서 거의 다 가져온 만큼, 영화의 구성 마저도 옛날 영화에서 가져온 것들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물들간의 대화는 반항적인 인물과 군대에서 한참 돌다 보니 오히려 그 자리에 굳어버린 인물이 충돌하기도 하고, 동시에 말 그대로 자신의 일을 끝까지 하는 인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인물들은 서로 섞여 들어가면서 각자의 특성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특성을 내보이고, 각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와 충돌하는 모습 마저도 우리가 아는 영화와 그다지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심지어는 이 영화가 오히려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영화의 화면을 구성하는 지점이 있는 상황이죠. 심지어는 굳이 여기에서 그 긴 이야기를 상대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도 있죠. 흐름을 끊을 것 같이 보이기는 하는데, 재미있게도 그 다음 장면에 필요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의외로 흐름을 끊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는 기묘한 특성을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떠받치는 것은 역시나 특수효과입니다. 감독이 감독이니만큼 거대한 화면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거의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대한 바다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전쟁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전달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거의 본능적으로 알고 잇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의 화면 구성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매우 전통적이고 일부 화면에서는 좀 덜떨어진 효과를 가져가기도 하지만, 아내 잊혀지고 전쟁에 정말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한 가지 액션에 관하여 지양하는 지점이 하나 보이기도 하는데, 긴박감을 살리기 위해서 어설프게 속도를 올리는 짓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흐름 전체와 비슷한 지점이 있는데, 영화의 액션 진행에 있어서 상황을 만들고, 거대한 판을 짠 다음, 그 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영화에서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영화는 액션 영화 치고는 흐름이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흐름이 매우 늦은 편이죠. 앞에서 말 한 이야기들을 영화의 정석 대로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액션이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는 기묘할 정도로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의 이야기가 전쟁에 뒷받침 되는 지점을 설명하고 있으면 이내 지루해지기 직전까지 흘러가 버리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웃기게도 지루해지지 않는다는 불가사의함이 있지만요.

 영화에서 이야기에서 흐름이 느릴 지언정, 영화에서 내세울 지점을 확실하게 관객에게 전달하고, 나름대로 그 속에 영화에 필요한 장치를 집어 넣었다는 점에서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 한 겁니다. 게다가 액션 마저 속도를 늦추고 시대적인 격렬함과 화려함을 더 많이 집어 넣음으로 해서 영화의 시각적인 면을 더 화려하게 만들어내고 있죠. 고색창연한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영화의 뻔뻔함 정도면 오히려 그냥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솔직히 좀 놀랍습니다. 개인적으로 에디 스크레인에게 기대한 면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의외로 이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죠. 매우 뻔한 연기를 오히려 천연덕스럽게 해낸 것이죠. 이 문제에 관해서는 패트릭 윌슨, 루크 에반스, 우디 해럴슨 마저 마찬가지여서 영화에 기묘한 매력을 부여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데니스 퀘이드나 쿠니무라 준의 뻔뻔하기 짝이 없는 티피컬한 연기 마저도 영화와 맞아들어가면서 오히려 묘한 재미를 주고 있고 말입니다.

 솔직히 추천은 못 하는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 좋다고 하면 오히려 너무 뻔하고 얄팍한 인간이라고 몰릴 정도여서 말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묘하게 볼만한 영화입니다. 좀 지루하고, 일부 장면에서는 영화적으로, 나쁜 쪽으로 아슬아슬하기까지 합니다만, 그 문제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영화적인 쾌감이 지배하는 기묘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말로는, 시간 때우기에 정말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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