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래빗 - 비웃음과 드라마, 휴머니즘의 기묘한 결합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가 결국 확정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솔직히 다른 영화들 보다 너무 늦게 확정 되었다는 점에서 좀 아쉽긴 합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도 그렇고, 이 영화가 개봉하는 주간도 그렇고 그렇게 복잡한 주간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별로 고민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죠. 좀 묘한게, 이 영화 2주 뒤 영화까지 볼 게 정해졌었는데, 이 영화가 있는 주간은 유독 빈 주간이었다는 겁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은 아무래도 토르 : 라그나로크로 더 유명한 감독이 되기는 했습니다. 마블에서 토르 시리즈가 가져가는 위치가 좀 미묘했기 때문이었죠. 토르 : 천둥의 신의 경우에는 가장 특색이 강하긴 했지만, 흔히 말 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었고, 토르 : 다크 월드의 경우에는 정말 재난에 가까운 제작 과정을 겪은 케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토르 : 라그나로크는 어벤져스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가면서, 동시에 감독의 색을 약간 첨가 하는 마블의 영화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제가 이 감독을 주목한 영화는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공개 되어서, 정말 어딘가 엇나가고 독특한 코미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 바 있습니다. 뱀파이어에 대한 여러 우리가 이미 익숙해진 사실을 일종의 다큐형식으로 풀어 가면서, 해당 내용을 적당한 코미디로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좀 당황스럽게 본 영화인데, 솔직히 그렇게 나쁘지 않은 영화라는 결론을 최근에서야 내게 되었습니다.

 배우로서도 노력 하는 감독중 하나이기도 한데, 불행히도 가장 유명한 배역이 그린 랜턴 : 반지의 선택입니다. 당시에 맨얼굴로 나오지는 않았는데, 솔직히 영화가 너무 엉망이어서 잘 기억 나지 않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당시에 그다지 좋은 역할을 보여주지 않아서 오히려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말았죠,. 하지만 직접 감독 자리에 오른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기는 합니다. 사실 코미디에 좀 더 특화된 인물이기도 하죠.

 하지만 배역으로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나 코르그입니다. 토르 시리즈에서 입만 산 혁명가 역할을 하는 기묘한 면을 보여주기도 했죠. 당시에 느낌은 묘하게 존 클리스가 브라이언의 삶에서 보여준 입만 산 유태인 해방전선의 느낌이기도 했죠.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 뭔가를 한다는 점, 그리고 그 속에서 포지셔닝을 제대로 잡고 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로 연기자로서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이번 영화에서 매우 강렬한 역할을 가져간 것이 그렇게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 가장 핵심 배역을 맡은 배우는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입니다만, 사실 이 영화 외에는 알려진 영화가 없다 보니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대신 스칼렛 요한슨은 다른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할 수 있죠. 블랙 위도우 역할로서 흥행 배우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결혼 이야기 같은 작품을 통해서 여전히 배우로서 연기력 하나만큼은 믿고 가도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강렬하게 기억하는 역할은 헤일, 시저!에 나왔었죠.

 물론 그렇다고 망한 영화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공각기동대 헐리우드판에 나와서 쿠사나기 자리를 가져갔는데, 배우는 감을 못 잡고, 이 상황에서 뭔가 해보려고는 하는데 영화가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엄청난 상황을 겪으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망한 영화가 거의 없다는 점, 심지어는 평점이 낮은 언더 더 스킨의 경우에, 우리나라에서 잘 안 먹히는 점 때문에 평점이 낮다는 점을 감안 하면 공각기동대는 정말 독보적으로 망한 케이스입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배우는 일단 레벨 윌슨입니다. 사실 좀 부담스러운 배우이기는 한데, 어쩌다 로맨스 같이 의외로 빛나는 영화들이 좀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개인으로는 하우 투 비 싱글에서의 모습이 정말 괜찮기도 했고 말입니다. 샘 록웰의 경우에는 쓰리 빌보드에서 프랜시스 맥도먼드에 좀 가리기는 했지만, 역시나 강렬한 면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기묘하게도 마블 영화가 무덤이 된 배우중 하나이기도 하죠. 알피 알렌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이 양반은 존 윅의 모든 시리즈가 시작하게 만든 그 찌질한 양반으로 나온 바 있죠.

 이 영화는 조조 라는 한 소년을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이 소년은 2차 대전에 독일 한복판에서 살고 있고, 당연하게도 나치에 감화되어 살면서 히틀러 유스에 소속되어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 소년의 상상 속에서는 아돌프 히틀러가 친하게 지내고 있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살아가던 도중에, 어머니가 다락방에 유태인 소녀를 하나 숨겨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미 많은 데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2차 대전시의 독일을 배경으로 진행 되며, 심지어는 주인공은 히틀러의 사상을 주입 받은 상태입니다. 암울하기 짝이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작품이 진행 되는 것이죠.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시대적인 측면을 이용하여 진행 시키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점을 만들기도 하죠. 다만 이 상황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마냥 암울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전쟁 배경의 영화에서 암울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우는 대부분이 액션 블록버스터인 경우입니다. 당장에 올해 초에 미드웨이라는 매우 거대한 작품이 나오기도 했죠. 다만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액션 블록버스터가 나오는 경우에는 대부분이 영화에 극적 비장미를 많이 넣게 됩니다. 전쟁이 농담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일종의 룰이 작용하는 셈이죠. 정말 실력이 좋은 감독이 아니고는 그 룰을 이용해서 영화를 만드는 쪽을 더 많이 택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실력이 좋은 감독 조차도 코미디에 휩쓸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덕분에 다루는 이야기가 성장과 코미디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상황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가장 잔혹했던 시절중 하나를 다루고 있으니 더더욱 쉬운 이야기가 아니죠.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그 쉽지 않은 지점입니다. 대신 이 영화에서 다루는 것은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말 그대로 전쟁의 한복판에, 그것도 우리가 흔히 말 하는 적국의 심장부에 사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죠.

 영화는 이 소년의 일상을 천천히 따라가게 됩니다. 전쟁을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하고, 그 놀이를 즐기는 삶을 살고 있죠. 일종의 야영을 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면서는 그 내용이 보이스카웃 캠핑처럼 보이게 하는 면을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이 속에서 전쟁이라는 것에 천진난만함의 필터를 씌웠을 때 보이는 것이라는 테마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ㅡ이 이야기는 그렇게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 면을 초반에 보여주고 있죠.

 스토리에서 더욱 강다헤 노리는 것은 그 무겁지 않음에서 다가오는 기묘한 괴리감입니다. 이미 관객은 교육을 통해서 전쟁의 참상이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이야기는 그 참상과는 일견 그렇게 관계 없어 보이는 것들이 이어지게 됩니다. 말 그대로 이 속에서 일종의 괴리와 함께, 동시에 상황이 기묘하게 뒤틀어지는 측면에서 보여주는 지점들이 생기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그만큼 독특한 지점을 가져가게 됩니다.

 초반 소개가 넘어가고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만나는 다른 인물들을 만날 시에 발생하는 여러 일들은 그 뒤틀림 속의 진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유머로만 보였던 이야기들이 현실과 직접적으로 충돌 하면서 전쟁의 참상과 특정 인종 핍박이라는 측면을 더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죠. 심지어는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는 데에도 매우 인간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습니다만, 그 인간적인 요소가 발현 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은 실제 있었던 여러 일들과 맞닿게 되며 점점 더 복합적인 양상을 띄게 됩니다.

 극적인 균형감이라는 단어가 이 상황만큼 어려워지는 경우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에는 영화가 어느 정도 톤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전쟁의 참상을 이야기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말입니다. 균형을 잃고 어느 한 쪽으로 흘러가게 되는 경우에는 전쟁의 무조건적 희화화 라는 수렁으로 빠져들게 되거나, 아니면 너무 심각한 나머지 슬픔 그 자체로 돌변 해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그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고심을 많이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말 했듯이 영화에서는 2차 대전 당시의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 속에서 교육 받는 아이들을 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히틀러의 사상을 주입 받는 교육을 이야기 하지만, 동시에, 이 사상을 주입 받으면서 하는 일들은 흔히 이야기 하는 보이스카웃과 크게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과 천진난만함이 서로 붙어 있는 상황에서 천진난만함과 전쟁의 심각성을 번갈아 보여주게 됩니다.

 그 번갈아 보여주는 데에서 오는 괴리를 주로 코미디로 연결 하고 있다는 점 덕분에 영화의 색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보여주는 여러 사건들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건들은 필터와 현실 사이의 모든 일들을 거의 코미디로 풀어간다는 원칙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웃음 짓게 하는 지점들이 생기게 됩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그러기 때문에 의외로 가볍게 다가오는 면모를 보이고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쟁의 참상을 잊고 지나가지 않습니다. 웃기는 장면이 지나가더라도, 지금 당장은 여전히 전쟁중이며, 그 전쟁 당사자인 국가의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을 영화에서 풀이 하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영화는 여전히 전쟁에 대한 무게를 잃지 않으며, 이 속에서 끌어내야 하는 여러 감정적인 지점들을 제대로 포착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가 의외로 묵직한 면 역시 제대로 잡아내고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캐릭터들은 스토리가 만들어낸 지점들 속에서 움직이며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주인공의 성장을 따라가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 되기 때문에 전쟁의 실상으로 다가가는 지점을 주인공의 성장과 같이 보게 되는 것이죠.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말 그대로 한 사람을 따라가며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하는 이야기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가져가고 있고 말입니다.

 약간 독특한 존재라고 한다면, 주인공의 상상 속에 존재하틑 히틀러 라는 존재입니다. 상상 속의 히틀러는 쉽게 말 해서 상상 속 친구 그 자체입니다. 그냥 히틀러의 형태를 빌려서 이야기를 하는 쪽에 더 가까운 편이죠. 그렇기에 우리가 흔히 아는 히틀러의 특성과는 매우 거리가 먼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개그 하기 곤란한 타이밍에 좀 더 확실하게 써먹는 지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영화에서 주인공의 심리를 좀 더 쉽게 설명해주는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히틀러의 측면과 괴리를 강하게 주기 때문에 더더욱 기묘한 느낌이죠.

 다른 인물들 역시 도구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나치 사회에서 살면서 그 속에 들어 있는 여러 기묘한 면들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고 있는 이야기를 매우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자가 생각 하는 바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성격과 이야기를 동시에 전달 하는 식으로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꽤 단단하게 구성 되어 있기도 합니다.

 기본적인 흐름에서 역시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희화화를 통한 깎아내기를 하면서 인물들은 낭만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적인 강렬함이 이야기 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영화의 흐름은 모든 이야기가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으며, 심리의 흐름과 극의 흐름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적인 재미가 좀 더 강해지기도 하죠.

 시각적인 면에서도 영화가 허투루 흘러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과 놀이라는 두 가지 면을 모두 시청각적으로 풀어내는 데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데, 영화상에서 극한의 강렬함을 강조하기 보다는 계속해서 이야기 한 희화화에 좀 더 중점을 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시각적으로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가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가벼움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꽤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이야기가 보여주는 대부분의 지점들이 전쟁에 대한 기묘한 낭만을 이야기 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나치에 대한 극한의 비웃음과 인간애에 대한 지점이 동시에 발현되는 매우 독특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상한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코믹한 터치가 매우 효과적인 영화이기도 해서 영화 자체를 편안하게 즐기는 데에도 문제가 별로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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