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 폭주 기관차 횡설수설 영화리뷰

 솔직히 이 리뷰 오프닝은 거의 4주 전에 결졍되게 마련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그때쯤은 개봉이 확정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영화의 경우에는 개봉이 늦게 확정된 케이스 입니다. 반가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솔직하게 말 해서 좀 짜증나는 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개봉작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낑겨 넣을 수 있는 상황이면 모르겠는데, 만약 이미 빈 슬롯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작품이 많은 상황이라면 결국에는 이미 쓴 거 지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거든요. 이 영화는 그래도 후자는 피하긴 했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애초에 미묘한 경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 흥행은 그래도 어느 정도 됐으나, 평가면에서는 완전히 망해버린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특정 캐릭터와 연결 되어 영화가 진행 되기 때문입니다. 워너가 새로운 시도를 슬슬 하면서 보여주기 시작한 기조인데, 전작에서 그래도 평가가 좋거나, 그래도 아직까지는 제작단계인 히어로 영화의 경우에는 그대로 두고, 전작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던 요소들은 전부 잘라내버리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벤 애플렉이 기획했던 더 배트맨은 새로운 배트맨이 차고 들어가는 상황이 되었고, 새로운 슈퍼맨 영화의 경우에는 상황이 미묘한 상황이 되었으며, 원더우먼은 그나마 평가가 좋았기에 살아남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역시 상황이 마찬가지인데, 거의 리부트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영화를 가져가기로 했고, 전작에서 평가가 괜찮았던 몇몇 캐릭터를 살리는 데에 신경을 쓰는 식으로 간 겁니다. 덕분에 할리 퀸이 여전히 한 배우가 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죠.

 마고 로비는 활실히 놓칠 수 없는 배우이기는 합니다. 최근에 정말 다양한 영화에 출연을 하면서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에서는 이미지적인 면을 더 강하게 내세우기는 했습니다만, 아이 토냐 같은 영화나 굿바이 크리스토퍼 로빈 같은 영화에서는 의외로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역시 연기력에 있어서는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본인이 직접 나온 상업성과 작품성 경계 언저리에 있는 영화에서는 좀 미묘한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소개 한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역시 영화 자체 평가에서는 좀 밀리는 면을 보여주고 있고, 그 전에 나온 터미널 이라는 영화는 평가가 이상하게 나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본 중에 가장 기묘한 영화는 포커스로, 이 영화에서는 이미지와 연기력을 둘 다 요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통제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이완 맥그리거의 경우에는 이번에 추가된 케이스입니다. 솔직히 연기력 면에서는 그렇게 뭐라고 하기 힘든 인물이기는 함디다. 곰돌이 푸 실사 영화에서도 그렇고, 트레인스포팅 시리즈에서도 상당히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데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닥터 슬립에서 은근히 멋진 연기를 잘 소화 해내기도 했고 말입니다. 다만, 역시나 영화 선택이 좀 미묘한 구석이 있기는 한데, 광야의 40일이나 모데카이, 트레이터까지 비슷한 시기에 쏟아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시작되면 정말 무시무시하게 떨어지는 사람이라나 할까요.

 버즈 오브 프레이가 사실은 할리 퀸이 주도해서 만든 그룹이 아닌 만큼, 아무래도 중요한 배우는 사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저니 스몰렛, 로지 로페즈, 엘라 제이 바스코입니다. 각각 헌트리스, 블랙 카나리, 르네 몬토야, 카산드라 케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죠. 사실 여성 배우 명단 중에서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인물은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정도입니다. 최근에 제미니 맨에서 그래도 영화 내내 균형을 잡으려로 노력한 면모가 이상하게 돋보이기도 했거든요. 이 외에 눈에 띄는 인물은 크리스 메시자 인데, 배우를 기억하기 보다는 배역 때문에 눈에 띈 케이스입니다. 빅터 재즈를 연기 하더군요.

 다만 진짜 이 영화의 상황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감독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캐시 얀의 이력을 아무리 찾아봐도, 장편 상업 영화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찾은게 재지 비츠가 출연했었던 데드 피그스 라는 작품인데, 그래도 평가가 나쁘지 않더군요. 다만 이 영화를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니라서 코미디가 어디로 간다는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까지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인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이번 영화는 할리 퀸이 조커와 헤어진 이후부터 시작합니다. 기본적으로 마음의 짐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뭘 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생각을 하게 되죠. 이런 상황에서 로만이 할리 퀸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한 소녀를 타겟으로 삼아 이를 인질 비슷하게 위협하는 상황이죠. 이 상황에서 할리 퀸은 헌트리스, 블랙 카나리, 르네 몬토야를 도와 로만에게 맞선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할리 퀸이 중심인 만큼, 어느 정도 그 스타일에 맞춰 짆애 되죠.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의 특성에 관하여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동안 DC 코믹스 관련 영화들은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해 왔고, 일단 아쿠아맨까지 온 것으로 봐서는 그래도 우리가 아는 블록버스터의 특성을 가져가는 식으로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이후에 나온 샤잠!의 경우에는 (감독의 전작이 모두 공포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코미디를 가미한 액션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샤잠은 국내에서는 매우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정도를 넘어서서 미국 특유의 코미디 액션 스타일로 이해가 되어버렸고, 덕분에 흥행이 아주 잘 된 케이스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평가도 그냥 그렇다고 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였죠. 저는 오히려 그동안 너무 무게 잡았던 저스티스 리그 이전 시리즈들 보다 나아 보이기는 했는데, 이건 소수 의견으로 치부 되는 정도까지 갔었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는데, 바로 조커 였습니다.

 조커는 과대평가 된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화로서 뭘 가져가야 하는가에 관하여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일종의 상징으로 어떻게 변모하는가에 관하여 이야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 할 수 있었기는 합니다. 문제는 새로운 유니버스가 발표되고 난 다음에 보여준 조커이다 보니, 사람들은 새로운 기조가 이쪽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했던 겁니다. 불행히도 버즈 오브 프레이는 과거 샤잠! 스타일의 기조에 더 가까운 작품입니다.

 할리 퀸이 출연했던 전작의 특성을 보고 있으면 쉽지 않은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 퀸은 캐릭터로서 완성 되었다기 보다는, 액션 머신 내지는 조커를 끌어들이기 위한 존재 정도로만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할리 퀸은 온전히 홀로 선 존재로서의 특성을 보유하게 됩니다. 특성이 약간 바뀐 것이죠. 아쿠아맨의 이해 방식과 약간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다행히 아쿠아맨은 나름대로 비슷한 방식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영화이다 보니 오히려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죠.

 물론 여기에서 원작 팬이 생각하는 버즈 오브 프레이의 특성을 생각 해보면 굳이 할리 퀸 이라는 존재가 핵심에 나와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들어가기는 합니다. 게다가 할리 퀸이 뭔가를 해서 버즈 오브 프레이가 생겨났다는 인상을 주기도 쉽고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영화는 의외로 영리하다고 볼 수 있는 선택들을 꽤 많이 보여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손해도 있지만, 그 문제는 나중에 따로 약간 설명 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앞서 말 했듯이 할리 퀸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게 됩니다. 할리 퀸의 존재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고, 존재 가치와 그 특성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죠. 한 캐릭터의 특성을 이야기 하면서, 캐릭터를 건드릴 수 없었던 방패가 사라지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하여 다루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 일들이 동시에 벌어지게 되고, 서로의 일들은 점점 더 하나로 묶이게 되면서 영화의 방향을 설정 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잘 된 점이자, 문제점 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엮어내는 스토리는 할리 퀸의 이야기 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 악당에 얽힌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조커가 없는 자리를 차지한 한 악당을 통하여 이야기를 모두 엮어내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서 영화는 왜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가를 설명하고, 동시에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한 악당을 통하여 엮는 이야기도 그렇고, 여기에 얽힌 여러 사이드 스토리를 가져가는 것도 의외로 멋지게 구성 되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는 중반 까지는 핵심 캐릭터 단위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할리 퀸은 앞서 말 했듯이 핵심 스토리를 이끌어가게 되지만, 동시에 일에 끼어든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시에, 엮여 있는 다른 이야기에 처음부터 들어가 있다기 보다는 그주변을 돌다 살기 위해서 이야기에 끼어든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겁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버즈 오브 프레이의 핵심에 들었다기 보다는 합석 했다는 느낌을 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죠.

 주변 캐릭터들 역시 의외로 상당한 비중으로 이야기기가 다뤄진다는 점에서 영화에서 나름대로의 배분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덕분에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에 있어서 의외로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할 수 있죠. 각자가 모이는 이유르 설명 하는데에 성공을 거뒀고,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나름대로의 방향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캐릭터는 영화에서 나름대로 뭉쳐 다니게 됩니다. 이야기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각자의 캐릭터를 구성하는 데에 나름대로 방향성을 설계하는 식으로 가는 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영화에서는 각자의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가 상당히 많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래도 이 정도 되는 영화에서는 그래도 나름대로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편화를 완전히 막는 데에는 실패한 면도 있다는 겁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캐릭터 설명을 전부 할리 퀸이 한다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 캐릭터가 주도해가는 상황이다 보니 분위기면에서는 그래도 연결을 가져가는 상황이 되기는 했는데, 정작 이야기를 진행 하면서 이야기가 과거 이야기로 갑자기 돌아가는 지점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고, 이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이 오히려 끊기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캐릭터성을 포함한 이야기 서술 방식이 오히려 영화의 독이 된 기묘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로만 시오니스라는 악당에 관하여 이미지적인 면을 내세우는 나머지, 악당 자체의 이야기 깊이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악당에 관해서 뭔가 머리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각 상황에 관해서 그냥 반사적인 움직임을 더 많이 보여주는 느낌으로 간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한계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덕분에 악당이 그냥 샌드백으로 보이는 상황까지 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영화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있으면 필요한 지점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자주 터지지 않는다는 점으로 인해서 영화에서 너무 심각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방향이 나름대로 유지 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액션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우려 되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그렇게 간단하게 이야기 하기 힘들기는 합니다. 기본적으로 몇몇 지점에서는 약간의 허술함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띄긴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영화에서 뭘 내세워야 하는지 정확하게 짚었고, 덕분에 촬영과 편집으로 전체적인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액션 뿐만이 아니라 음악같은 부분에 있어서도 이 영화는 나름대로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말 할 수 있는 지점들을 많이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정말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마고 로비가 할리 퀸 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상 마고 로비 본인을 거의 지워버린 수준으로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전투 기계이자 허술한 인간을 한 사람 안에 집어 넣는 데에 성공 했고 말입니다. 로지 페레즈 역시 공권력 안의 정의로운 인간을 표현하는 데에 성공했고 말입니다. 이완 맥그리거 역시 한 줌 밖에 안 되는 캐릭터성을 살리는 데에 성공을 거죠. 다른 배우들 역시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말입니다.

 세간의 평을 믿기 힘든, 의외로 상당히 볼만한 영화입니다. 약간 산만하다는 점을 빼면 의외로 다시 보고 싶은 중독성을 가져가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흔히 말 하는 한 히어로 내지는 그 팀의 발전에 관해서 매우 좋은 아이디어를 보여줬고, 그 위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에 관하여 좋은 결과를 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잔인함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는데,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도 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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