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결국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관해서는 조금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3월 개봉작중에 그래도 눈길이 가는 영화라서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 관해서는 미묘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제가 이 영화를 보기로 확정한 것이 2월 초이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느낌은 그래도 괜찮아 보이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된 4개봉일이 없다 보니 좀 불안해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게 말 해서 감독 때문입니다. 토드 헤인즈의 여러 작품들을 매우 좋게 본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캐롤 이라는 작품을 정말 좋게 봤죠. 이 외에도 아임 낫 데어 d라는 매우 강렬한 영화도 좋아하고 말입니다. 캐롤의 경우에는 정말 보면서 놀란 영화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말 그대로 의외의 사랑에 관하여, 상당히 심도 깊게 다루는 면을 보여주면서 영화적인 재미를 만드는 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다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는 아임 낫 데어입니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정말 강렬한 편이었는데, 밥 딜런 이라는 인물에 관해서, 밥 딜런에 대해 다루지 않고 너무나도 멋지게 묘현하는 데에 성공한 영화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쉬운 영화라고는 절대로 말 할 수 없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영화로서 한 번쯤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면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밥 딜런의 여러 면을 여러 사람으로 쪼개서 설명하는 기묘한 면을 만드는 데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취향에 반드시 부합하거나, 반드시 좋은 영화를 만드는 인물이라고 말 하기에는 아무래도 미묘하게 다가오는 면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벨벳 골드마인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분명히 잘 만든 영화이고, 영화적인 성취가 있기도 합니다만 취향에 맞다고는 할 수 없는 작품인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원더스트럭은 작품이 좋다고 말 하기 정알 힘든 영화로, 솔직히 이미지적으로는 멋지긴 한데, 영화적인 강렬함이 지배하는 작품이라고 말 하기에는 좀 미묘한 것도 사실이어서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기묘한 작품은 밀드레드 피어스입니다. 분명히 잘 만든 작품이고, 심지어는 취향에도 어느 정도 맞는 작품인데, 한 번 이상 보기에는 너무 어렵고 힘든 작품이었던 겁니다. 이런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 작품이 그 사정권에 직접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만큼 토드 헤인즈의 작품은 기묘하고, 어딘가 받아들이기 힘든 지점들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감독이 그동안 다뤘던 작품과는 거리가 좀 있는 상황이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배우진은 믿을만 한 편입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 마크 러팔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최근에는 헐크로 훨씬 더 유명하기는 합니다만, 이전에 정말 다양한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는 배우이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비슷한 사회 고발물인 스포트라이트에서 의외로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면서 여전히 연기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고 말입니다. 폭스캐처에서는 매우 조용한 역할도 확실히 수행해내는 면을 보여주기도 했고 말입니다.
앤 헤서웨이 역시 이 영화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오션스8에서 상당히 거만한 역할을 매끈하게 수행해내는 면모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인턴에서도 상당히 인간적인, 하지만 능력이 있는 인물을 연기 하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인터스텔라 에서도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었습니다. 그만큼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만드는 데에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잘 풀린다고 하기에는 최근에 세레니티 라는 영화가 너무 심하게 망가졌고, 콜로설이나 거울나라의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배우는 팀 로빈스, 빌 캠프, 빅터 가버, 필 풀만, 루이자 크로즈입니다. 팀 로빈스의 소개가 이렇게 뒤로 밀릴 정도가 된 것이 정말 놀라운 상황이기는 한데, 세상이 그만큼 변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빌 풀만의 경우에는 인디펜던스 데이 시리즈 때문에 기억하는 상황이었고 말입니다. 루이자 크로스를 기억하는 이유는 사실 이 영화 이전에 숨바꼭질 이라는 어딘가 헐렁한 영화를 본 기억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독성 폐기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젖소가 갑자기 떼죽음을 당하고, 메스꺼움과 고열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가게 되죠. 심지어는 기형아 출생이 늘어나기까지 하고, 한 마을은 질병이 휩쓸고 지나가게 됩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한 로펌 변호사가 듀폰이라는 거대 화학히업이 독성 폐기물질을 유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게 됩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법적인 싸움을 벌이게 되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들은 정말 많습니다. 그 실화가 더 독하고 신기한 것일수록 그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을 정말 많이 나오죠. 실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에 따라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감독들이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을 만들게 됩니다. 그 이야기가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각색에 따라, 그리고 영화 제작 하는 사람들에 따라 매우 달라지게 됩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바로 그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실화 기반 중에서도 어떤 사건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있고,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일종의 고발 형식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다크 워터스는 명백하게 후자에 들어가는 영화입니다. 실제 사건이라는 점 때문에 관객에게 좀 더 확실하게 다가가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영화에서 설파 하는 데에도 매우 쉽기 때문입니다. 많은 영화들이 같은 방식을 택했고, 그렇게 해서 망한 영화들도 부지기수입니다.
메시지가 강한 영화들에 관해서 가장 애매하게 다가오는 것은 역시나 그 메시지에 휩쓸려서는 영화가 극적으로는 재미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실화가 가져가는 에너지가 이씩 때문에 여오하에서 분명히 이야기 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내내 메시지만 이야기 하는 상황을 벌이게 되면 영화가 재미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많은 영화들이 같은 문제를 안고 가다가 결국에는 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영화 중에서도 사회성 짙은 주제를 영화에서 가져가는 경우, 메시지에 휩쓸리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예 실제 사건이 기반이 되는 경우에 메시지가 강화 되는 경우에는 정말 영화관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벌어지게 되죠. 제가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매우 싫어하고 경계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번 영화 역시 어느 정도는 그런 느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상당히 심각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독성 물질로 인하여 환경이 오염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경제 논리로 독성 폐기물을 마구 버리는 공장이 가진 돈 이라는 권력과, 말 그대로 목숨 자체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생각 이상으로 매우 뚜렷한 선악 구도를 가져가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구도도, 시선도 모두 영화가 극도의 설명주의로 빠질 만한 지점들을 보여주게 됩니다. 아니면 선한 쪽에 있는 사람들을 구국의 영웅처럼 묘사할 확률도 정말 많죠. 하지만 이 영화는 의외로 그 모든 문제를 피해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이야기를 최대한 냉정하게 다루려고 노력하고, 사람들 역시 최대한 평범하게 그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말 그대로 평범함 속에 든 노력이라는 것을 내세우는 식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영화에서 내세우는 인물들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인물들로 그려지게 됩니다. 이웃이자, 동시에 우리가 고용할 수 있는 변호사들 말입니다. 사람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어느 정도의 돈과 약간의 사회적인 정의감에 의해 한 자리에 모여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영화는 그 심각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영화가 가져가는 핵심이 무엇인지 이내 보여주게 됩니다. 동시에 핵심 인물들은 사건의 본질을 이야기 해가면서 점점 더 자신이 무엇을 해나가고 있는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인물들이 사건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쉽게 말 해 민사 소송 공판을 준비하는 과정인 동시에, 영화에서는 사건의 심각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긴장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됩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이야기 하면서 영화에서 현장감과 사실감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은연중에 영화가 필요로 하는 메시지의 크기에 관해서 관객이 스스로 짐작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관객들이 뭔가를 배워 간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사건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전달에서 캐릭터들은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고충과 흔들림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들은 결국 관객들이 영화를 감정적으로 강렬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캐릭터들이 발현하는 감정과 이야기들을 좀 더 쉽게 전달 받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는 논리가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적인 전달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영화를 이해하는 면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악역의 역할을 매우 분명합니다. 관객들이 악역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당장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에 관해서 단순한 경제 논리와 탐욕이라는 것이 작용하고 있지만, 그 힘이 워낙 크기 때문에 쉬쉬하고 있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죠. 이 속에도 인간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긴 하지만, 여기서는 인간성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비정함과 욕심이 동시에 드러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모두 상징화 하고 극도의 단순화를 목표로 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알기 쉽고, 흔히 보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악행을 보여주는 식이죠.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매우 인간적인 듯 하면서도 비인간적입니다. 영화는 이 사건들을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영화가 과잉으로 빠지거나, 지루한 연설로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일부 지점에서는 직접적인 연설을 활용 하기도 하지만, 이 지점은 말 그대로 감정적으로 그게 필요하기 때문에 쓰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감정의 과잉으로 지배 되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고 화 낼 수 있는 면을 가져가게 됩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흐름 역시 설명하고 있는 지점들을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흥분하여 세밀하게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빨리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영화에서 전달 하고자 하는 세부사항에 집중 하면서도 동시에 영화의 흐름이 어딘가로 치우치거나 화를 내는 식으로 가지 않는 모습으로 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여유롭게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동시에, 영화에서 그 속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조심스럽게 결정해서 넣고 있는 식입니다.
시청각적인 면에 있어서 역시 상당히 냉정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인물들을 바라보는 것에 관해서 뭔가 화가 난다거나, 아니면 그 속에서 일부러 감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무리수를 가져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그다지 새롭지 않은 영상과 음악들이 사용된다는 점이 약간 눈에 띄긴 합니다만, 이 영화가 평범함 속의 악한 면을 내세운다는 것을 생각 해보면 오히려 맞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특히나 마크 러팔로는 특유의 이미지를 사용하면서도, 영화가 내세우는 지점들에 관해서 어떻게 부각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확실히 알고 있는 모습입니다. 앤 해서웨이 역시 의외로 영화에서 필요한 지점들을 잘 집어 내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빌 풀먼 역시 인디펜던스 데이의 모습이 아니라, 이번 영화에서 내세워야 하는 지점을 가져가고 있죠. 팀 로빈스 역시 영화가 필요로 하는 지점을 끌어내는 동시에 한 캐릭터가 가져야 하는 면을 가져가는 데에 성공했고 말입니다.
상당히 강렬한 영화이면서도, 메시지를 부담스럽게 전달하지 않는 매력적인 모습을 지닌 영화입니다. 영화가 그냥 즐기는 쪽으로 가는 것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그다지 달갑게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만, 사회에 실제 있는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것도 매우 효과적으로 극영화로 옮겼다는 점에서 영화의 장점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바라보고 있으면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 훨씬 더 무섭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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