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워터 - 뻔하디 뻔한 공포물 횡설수설 영화리뷰

 결국 이 영화도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 말고 다른 영화가 더 있나 싶어서 많이 뒤져보기는 했는데, 취향에 맞는 영화가 거의 없다 보니 아무래도 이 영화만 리스트에 올리게 된 것이 사실이기는 합니다. 몇몇 영화가 그래도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상황이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영화관에 간 걸 한동안 끊다 보니, 아무래도 다시 가는게 영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기는 해서 말이죠. 물론 이 글을 쓰는 다음 주간에 영화관에 두 번 갈 일이 있으니, 그 때는 또 모르겠네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 감독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바로 눈에 띄는 작품이 시그널입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홍보 낚시로 인해서 본 사람들이 꽤 되는 편입니다. 저도 그 중 하나였고 말입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사실 간단한데, 특정 신호를 추적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어느 시골에 가게 되고, 몸에 이상한 걸 달고 살게 되면서 뭔가에 쫒긴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걸 SF 스릴러 식으로 풀어내는 영화였었던 것이죠. 사실 저는 당시에 영화 견식의 깊이가 짧아서 하드 SF가 이런건거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정말 못 만든 영화였습니다. 계속해서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기는 한데, 영화 자체가 재미있다고 말 할 만한 구석을 너무 적게 가지고 있었던 것이죠. 솔직히 로렌스 피쉬번이 나와서 뭔가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도움이라고는 안 되는 이야기만 지껄이고 있고, 배우들 역시 뭔가 이상하게 붕 떠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제가 브랜든 스웨이츠 라는 배우를 그닥 좋아하지 않고, 폭망의 아이콘으로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 이 영화일 정도입니다.

 사실 감독으로 잘 된 영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러브 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솔직히 평가가 좋다고 말 하기 힘든 구석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북미 평가도 그냥 뜨뜻 미지근한 수준에 머물러버린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죠. 게다가 거의 대부분의 필모그래피가 촬영쪽으로 몰려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심지어 그 마저도 2014년 이후로 내용이 없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이쯤 되면 그냥 이번 영화는 피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배우진은 예전보다 훨씬 더 좋은 편입니다. 이런 저런 영화에 출연 해서 최근에 점점 더 주가를 올리고 있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죠. 개인적으로 이 배우의 연기에 관해서 한 번 생각 해보게 된 계기는 카페 소사이어티입니다. 당시에 유부남과 바람을 피면서, 그 유부남의 조카와 또 연예를 하는 인물로서 나온 적이 있는데, 이 인물을 밉지 않게 소화 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하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퍼스널 쇼퍼 에서도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고 말입니다. 그 이전에는 이퀄스 역시 있었죠.

 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영 좋게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오랫동안 해 온, 그리고 자신에게 유명세를 가져다 준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는 너무 좋지 않은 연기를 계속해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영화를 이해를 못 하겠다고 이야기 한 로버트 패틴슨 마저도 나름대로 연기를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 출연하면서 연기는 물론이고, 진짜 유부남 감독과 놀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했죠. 그 이후에 제게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는 배우가 되어버렸습니다.

 뱅상 카셀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다른 영화 보다도 한국 영화인 국가부도의 날에서 IMF 총재 역할을 한 것으로 더 유명하기는 합니다. 그 전으로 넘어가면 그래도 제이슨 본에 나오면서 본의 대립 구도에 선 인물로 꽤 괜찮은 연길르 보여주기도 했고, 테일 오브 테일즈 같은 영화에서는 나름 실험적인 혈알 역시 의외로 멋지게 소화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 이전으로 넘어가게 되면 데인저러스 메소드나 블랙 스완 같은 영화들도 있고 말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선택이 고르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앞서 이야기 한 국가부도의 날 같은 영화는 너무 감정적으로 밀고 가는 영화 였습니다. 단지 세상의 끝 같은 영화는 왜 상 받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영화였고 말입니다. 소년 파르티잔 같이 뜨뜻 미지근한 영화에도 출연했는가 하면, 심지어는 오션스 12부터 시작해서 두 편의 오션스 시리즈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두 편의 평가는 서로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번 영화는 해저 11km 밑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게 됩니다. 이 시설은 시추 시설로, 바닥의 밑바닥을 뚤으며 30일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인해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파손되고, 급류가 들이닥치면서 위기가 닥치게 됩니다. 사람들은 또 다른 해저기지로 이동해서 탕출 포트를 찾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이 와중에 전혀 다른 또 다른 무언가에 쫒기게 됩니다.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정말 간단히 말 해서 고립무원에서 사람들이 살아나가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그 와중에 알 수 없는 공포가 덮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건간에 살아 남아야 하는 상황이고, 믿을 것이라고는 자신과 동료들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것 외의 또 다른 미지의 공포가 주인공 일행은 덮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이미 영화판에서 수십번 써먹은 구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만의 특성이라고 한다면, 오랜만에 심해가 등장한다는 점 정도입니다. 인간이 숨을 쉴 수도 없으면서도 동시에 주변에 뭐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을 배경으로 설정 한 겁니다. 덕분에 영화는 익숙한 듯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공포를 구사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낸 겁니다. 실제로 영화에서 몇몇 지점에서는 우리가 아는 것들을 이용한 공포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해당 지점은 주로 가짜 공포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가는 식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생존에 대한 공포를 기반으로 깔고 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가 얻은 이득이라면, 사람들에게 매우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바다에서 느끼는 공포는 의외로 보편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상황에 대하여 강하게 주입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야기를 어느 정도 끌고 가는 데에 성공을 거두는 겁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어느 정도 상황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을 했고 말입니다.

 영화에서 배경 설명 역시 나름대로 간략하게 한다는 점 역시 돋보입니다. 영화가 정말 노리는 지점은 결국 공포이기 때문에 그 지점 외에 대한 설명은 별로 하지 않는 것이죠.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점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이야기 하지 않는 쪽으로 간 겁니다. 이야기가 더 필요하다 싶은 순간이 오게 되면 공포를 일으키는 에피소드로 전환하기 때문에 영화에서 배경 설명이 무제를 일으키는 순간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소소한 설정에서 어느 정도 승부를 보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띄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 배경 설명의 간략화로 인해서 설정을 다 뺀 듯 하지만, 나름대로 필요한 지점은 꽤 잘 구성 해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진행상 필요하다 싶으면 해당 설정들을 집어 넣음으로 해서 영화의 재미를 어느 정도 보장하려고 한 겁니다. 실제로 몇몇 지점에서는 정말 효과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바 대로라면 장르적인 쾌감에 있어서 영화가 나름대로 괜찮은 성과를 보였다고 말 할 만한 지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 외적인 상황으로 인해서 실제로 약간의 만족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는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입니다. 위에 모든 이야기들은 식상함과 늘어짐 이라는 두 가지 때문에 모든 빛을 잃어버리고 영화의 캐릭터들 이상으로 표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바다 속에서의 공포를 어느 정도는 이용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게 되면 미지의 무언가에 대한 공포로 슬슬 영화가 전환 되기 시작합니다. 이 공포는 에이리언 1편에서 처음 에이리언이 등장할 때의 느낌을 복제 하려고 시도합니다. 다만 여기에 흔히 말 하는 현대적인 감각이 들어가게 됩니다.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고, 이상하게 계속되는 압박을 활용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문제는 이 영화는 그 압박만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주인공 일행이 심해로 나아가게 되면, 그리고 나름대로 그 속에서 살아남는 일을 하려고 하면 이내 공포를 일으키는 주체가 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제대로 보이지 않으며, 미지의 무언가에 대한 공포를 최대한 확대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사람을 공격하고, 이내 사람을 죽여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이 상황이 반복 되면서 영화는 한계를 드러내게 됩니다. 이 장면이 매우 많을 것 같지만, 불안감만 계속 조성하는 식으로 영화를 가져가고 있는 식인 것이죠.

 앞서 이야기 한 모든 것들은 영화가 100분 남짓한 시간동안 진행되는 대에 필요한 거의 요소들입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아는 것들을 재조립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인데, 이 상황에서 공포를 보여주기 보다는 불안감 조성이라는 쪽으로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실체가 없어 보이는 미지의 공포를 만들긴 만들었는데, 그 요소를 너무 과신한 나머지 영화가 계속해서 떡밥만 뿌리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대로 동작하는 몇몇 장면을 자세히 보고 있으면, 이 장면들 마저도 이미 다른 영화들에서 꽤 써먹었던 것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사람들에게 엄청난 불안을 덧씌우는 상황까지는 왔는데, 공포 그 자체를 다루는 데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이 공포를 보여주는 데에 딱 한 개의 패턴만으로 영화를 진행 하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영화의 진행에 있어서 금방 질리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게다가 후반으로 흘러갈수록 영화에서 이야기 자체가 늘어지는듯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뭔가 이야기 할 것이 더 있기는 한데, 그 사이에 채울 요소들이 부족하다는 듯이 움직이고 있죠. 새로운 것들이 나름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 내에서 새로운 것이지, 영화를 여러편 보신 분들에게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는 것들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후반부쯤 가게 되면 그냥 대체 어떻게 수습하고 영화가 끝날 것인가에 관해서 관심도 없을 정도가 됩니다.

 흐름이 정상이 아닌 것은 물론입니다. 굉장히 당황스러운 느낌이기도 한데, 영화가 예피소드 단위로 끊기는 것도 모자라서, 각 상황에 따라 불안과 공포가 서로 분리 되어 있는 듯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사건이 벌어지려는 기미가 보이고, 이에 관해서 이야기하 간 박자 쉰 다음 공포스러운 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가는 겁니다. 심지어는 이게 계속 반복 되고 있죠. 이 상황 때문에 공포가 제대로 동작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으로 보일 정도로 이야기가 분리 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소재들을 매우 단순화 해서 보여주고 있고, 소소한 설정을 필요한 때에는 사용하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별로 새롭지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걸 굉장히 자랑스럽다는 듯이 관객에게 내밀기까지 합니다. 관객들에게 이건 몰랐지 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는데, 앞선 모든 것들이 이미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관객에게 호기심을 완전히 이끌어내는 데에 실패한 상황에서 자랑스럽게 실체를 내미는 모습을 보이게 되다 보니, 그냥 놀림감 되었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시청각적인 면은 그래도 공포영화로서 뭘 가져가야 하는지 연구를 한 느낌이기는 합니다. 바닷 속에서 뭘 보여줘야 하는지, 그리고 뭘 덜 보여줘야 공포를 느끼는지에 관해서 나름대로 연구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그 연구라는게 이미 남이 한 연구이고, 이걸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점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영화가 새롬다고 말 할 만한 지점이 별로 없는 것도 상당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생각 외로 나쁘지 않습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영화에서 비명만 지르고 도망만 다니는 인물이 아니라, 나름대로 뭔가 해보려고 하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데 까지 성공 했습니다. 영화가 허락하지 않아서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이런 상황은 일부 배우도 마찬가지여서, 왜 이렇게 열심히 하나 싶은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T.J.밀러는 뭔가 낌새를 알아챈건지, 적당히 끝내고 치워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아쉬운 영화입니다. 사실 공포영화로서, 그냥 적당히 머리 비우고 보는 쪽으로 생각 하면 나쁘지 않은 영화인 것은 사실입니다. 어떻게 공포가 발현이 되는지, 그리고 그 발현된 공포가 어떻게 작용되는지에 관해서 레퍼런스를 열심히 끌어 모았거든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새로운 것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이야기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뭔가가 더 특별한 공포를 일으킨다고는 말 할 수 없겠습니다. 적당히 보기에는 괜찮지만, 굳이 찾아다니면서 볼 영화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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