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 고전 스파이 스릴러에 물리학을 얹어 나오다 횡설수설 영화리뷰

 결국 이 영화도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경우에는 거의 유일하게 리뷰가 필요하지 않을 영화이기는 합니다. 오히려 최근 개봉작들은 뭔가 탐구 하면서 볼만한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 만큼은 그럴 필요가 별로 없는 것이죠. 과학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에 관해서는 이제 분석이 미친듯이 쏟아질 것인 동시에, 그걸 그냥 무시하고 보고 즐겨도 무방할 경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뷰는 해야죠. 나름 봤다는 증거랄까요.






 곰곰이 생각 해보면 크리스토퍼 놀란이 가장 유명해지게 된 영화는 다크나이트입니다. 배트맨 이라는 슈퍼히어로 만화 주인공을 어떤 걸작의 반열로 올리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이 시점 이후로 DC 코믹스에서 배트맨의 역할이 무시무시하게 커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감독이 모든 면에서 자율을 보장받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영화가 된 것이죠. 그 이후에 다양한 영화를 했지만, 여전히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후에 나온 영화들을 보고 있으면, 기존 장르 위에 좀 더 다른 무게감을 싣는 쪽으로 더 특화된 감독이라고 말 하는 것이 가능할 듯 합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다크나이트 3부작이라고 불리우는 작품의 마지막이 되면서 강렬한 마무리를 가져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그 사이에 인셉션 이라는 꿈 속의 세사에서 정보를 훔치는 이야기라는, 독특한 테마를 장르물로 풀어내는 데에 성공했으며, 인터스텔라를 통해서 우주 이야기로도 넘어가고, 덩케르크로 전쟁 이야기를 하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쯤 되면 정말 거장 반열에 진입 한 감독이라고 말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다만, 저는 의외로 장르색이 매우 확실했었던 이전 시절을 더 좋아하는 사람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프레스티지 같이 마술 이야기를 하는 작은 영화나, 배트맨 비긴즈 같이 매우 우리가 잘 아는 특성을 잘 드러내는 쪽의 영화를 더 좋아한다는 겁니다. 메멘토는 그다지 할 말이 없기는 하고, 인썸니아는 고용감독에 가까웠던 케이스이다 보니 좀 미묘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번에도 마이클 케인이 나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정말 열심히 고용하는 배우중 하나이죠. 나이 문제로 인해서 은퇴 한다는 이야기도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결국 이름을 올리게 되었죠. 물론 출연 분량은 좀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나이 먹은 시절에 아신 분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놀란과의 작품 외에도 나우 유 씨 미 시리즈에도 나오고, 고잉 인 스타일 같은 가벼운 코미디도 했으며, 심지어 유스 라는 매우 걸출한 영화도 했으니 말입니다.

 다만 젊은 시절에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당장에 이탈리안 잡 오리지널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고, 알피 오리지널 에서도 알피였었죠. 이때도 연기가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제가 이 대 배우의 오점을 몇 가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007 시리즈 아류물에 주인공으로 출연을 한 적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나름 나쁘지 않은 작품들도 있지만, 정말 눈 뜨고 봐주기 힘든 작품들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눈에 띄는 배우는 일단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입니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사실 아버지인 덴젤 워싱턴 때문에 더 기억되는 배우였다가, 블랙 클랜스 맨 이라는 걸출한 작품을 겪으면서 배우로서의 제대로 된 가능성을 알리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로버트 패틴슨은 트와일라잇 시리즈 때문에 엄청나게 저평가 되었기는 한데, 의외로 많은 에술 영화를 거치면서 정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당장에 라이프 같은 영화도 있으니 말입니다. 엘리자베스 데비키는 백메스와 나이트 메니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억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반가운 쪽에 가깝습니다.

 애런 존슨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장에 이 영화 외에도 올해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자주 보게 될 상황이죠. 심지어 루머이긴 하지만 마블판 퀵 실버의 부활 이야기 역시 계속 나오고 있고 말입니다. 캐네스 브래너는 덩케르크 이후에 다시 감독과 작업을 하는데, 최근에 아르테미스 파울을 통하여 직접 연기를 하거나, 아니면 고전물을 해야만 성공한다는걸 확실히 보여줬습니다. 망했다는 이야기죠. 클레멘스 포시의 경우에는 왜 이렇게 익숙한가 했더니,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플뢰르 역할을 했던 배우더군요. 이 외에도 최근에 예스터데이에서 노래를 했던 히메쉬 파텔과 주로 시덥잖은 악당으로 잘 나오는 앤드류 하워드가 나옵니다.

 이 영화는 인버전이라는 현상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버전은 영화 속에서 나오는 미래 기술로,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기술이죠. 이 기술을 이용해서 세상을 파괴하려는 사토르 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을 막기 위해 일행이 모이게 되죠. 주인공은 이 영화에 새로 투입된 사람과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잘 아는 사람, 그리고 미술품 감정사이자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이 넘치는 인물이죠. 이 사람들이 모여 악당을 막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제게 가장 기묘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소재의 도구적인 면에서는 최신 물리학의 일부를 채용하면서도, 이야기의 기본 골자는 우리가 매우 잘 하는, 심지어는 최근에는 변형이 많이 된 “스파이 스릴러”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는 두 가지의 특성을 모두 가져가면서 둘을 결합 하려고 상당한 시도를 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이 상황에서 액션 영화의 특성을 가져가려고 하는 면까지 보이게 됩니다.

 장르적인 면에서 스파이 액션 스릴러라는 것은 사실 놀란 감독이 그동안 추구한 것들과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셉션도 남의 머릿 속에 든 정보를 훔치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알고 있는 것에 관한 지점을 바꾸는 작전을 내세우는 영화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많은 액션을 결합 하면서 영화적으로 좀 더 액션을 내세울 수 있는 기본 골격을 가저가는 쪽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고전 스파이 스릴러의 느낌이 난다는 사실입니다.

 007 시리즈를 오랫동안 봐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인공의 정체에 관해서는 관객들이 알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그 정체에 관하여 모르는 사람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정체를 다 알기 전에 악당들이 가지고 있는 계획을 박살내는 일을 하게 되죠.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인지 적인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을 줄줄이 만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정체가 들키거나, 아니면 악당이 뭔가 중간 계획으로 일을 벌이게 되면 액션이 나오는 식입니다.

 이번 영화는 고전 스파이 영화의 공식이 거의 그대로 대입 되었다고 말 할 만한 영화입니다.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면들을 이용해서 서로를 탐색하고, 그 과정에서 점점 더 새는 정보와 무르익는 음모를 이야기 하고, 그 속에서 여러 액션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죠. 영화의 스토리는 그 과정을 묘사하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약간 기묘하게도, 이 영화는 그 스토리의 구성 마저도 고전적인 면으로 가버린 것이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영화에서는 사건의 진행을 위해서 다양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고, 각 상황에 따른 에피소드를 진행 하면서 캐릭터의 여러 행동들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음모와 단서들이 나오게 되는데, 아무래도 이야기 진행이 매우 급한건지 단서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단서들을 조합 하는 데 까지 진행 하게 되면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서 새로운 단서들을 주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반복 되면서 음모의 전모를 이야기 하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 자체의 매력을 이야기 하는 데에 집중 하기 보다는, 단서에 집착하는 기묘한 경향이 보이게 됩니다. 집착으로 인해서 단서 이해가 쉬워지면 모르겠는데, 집착하는 대상이 단서가 만드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애매한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 상황들이 벌어지고, 그 상황에서 무슨 일을 보여줄 것인가에 더 집중하는 것이죠. 관객에게 이해 시키기 보다는 그냥 그대로 이야기를 전달 하는 식으로 가게 된 겁니다.

 이 지점들이 반복 되면서 영화가 간간히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합니다. 사실상 있는 단서들은 말 그대로 그냥 그 자리에 “존재하는”것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게 되면 그 단서들이 영화적으로 연결되는 면이 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덕분에 영화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그다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 사실입니다. 덕분에 흐름이 어딘가 괴리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 기묘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크다고 말 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가져가는 여러 면들을 보고 있으면 적어도 영화가 어떻게 해야 스토리에서 이야기가 이해 없이도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지에 관해서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사실상 관객들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지점들을 잘 집어 냈고, 영화가 거기에서 멈추는 면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기도 한 것이죠.

 여기에서 약간 벗어나는 게 하나 있는데, 영화에서 내세우는 인버전이라는 내용입니다. 약간은 인셉션에서 심리학을 이해하는 듯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물리학의 에너지에 대한 관점을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죠. 영화에서는 해당 현상에 관해서 관객들이 이해하고 넘칠 정도로 많은 지점을 보여주게 됩니다. 덕분에 영화의 이야기가 심지어는 핵심으로 내세우는 소재 마저도 불친절 하다고 말 할 수는 없는 지점을 만들어두긴 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액션이라는 것에 관해서 역시 잘 보여줄 수 있게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캐릭터의 매력은 좀 애매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들이 내세우는 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실 캐릭터들 역시 스토리의 전달 도구로서, 그리고 상황 진행의 도구로서 더 많은 면들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직접적으로 본인의 성격을 표출하는 것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죠. 덕분에 영화에서 스토리에 좀 더 집중하는 면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앞서서 말 했듯이 스토리가 그렇게 긴밀한 연결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니다.

 캐릭터들의 도구화 면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에는 그만큼 집중도를 높이려고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그다지 간단하지 않은 이상, 아무래도 캐릭터의 특성은 영화에 필요한 지점을 더 많이 보여주는 식으로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캐릭터들의 행동과 성격이 곧 영화에 투영이 되고, 이를 통해서 각자의 특성을 더 강하게 보여주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사실 그 지점으로 인해서 최소한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 캐릭터들이 아예 관객에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는 지점까지는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뭉쳐져서 만든 액션은 사실 그동안 놀란 영화에서 보아 왔던 것들 중에서 가장 좋다고 말 할 수 있는 면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액션이 마이클 베이 영화에서 흔히 보는 마구 파괴되는, 그리고 정신 없는 스타일의 액션은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정적이면서, 최대한 시각 안에 모든 것이 들어오게 되는 액션을 주로 구사하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이 좀 더 잘 보이며, 액션의 파괴적인 면 역시 매우 효과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육탄 액션이나 여러 특수 효과를 이용한 면들 역시 매우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전에 항상 문제가 되었던 갑자기 허우적 거리는 사람이 나오는 일이 굉장히 드물어 졌다는 점 만으로도 대단히 매력적인 면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다고 할 만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영화가 내세우는 현상을 이용함으로 해서 시각적인 특별함을 좀 더 부여하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고 말입니다.

 불행히도 흐름이 아예 좋다고 말 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듯 합니다. 적어도 영화가 흔히 말 하는 기승전결을 유지하는 것도 잘 하고 있고, 놀란 영화 특유의 시간대 혼합이 여전히 잘 작용하는 것도 영화에서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나름대로 잘 구성한 모습이 보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미 스토리상에서 부족한 이야기 진행 능력이 완전히 살아난다고 말 하기에는 아무래도 힘든 면이 있는데다가, 시간대 배열 역시 잘 통제 했다고 하더라도 약간은 정신 없는 면이 보이기도 하는 것은 좀 아쉽긴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영화에 필요한 지점들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면서도, 한줌이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캐릭터성을 살리는 데에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이는 마이클 케인이나, 캐네스 브래너, 로버트 패틴슨 역시 마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의외로 노력한게 엘리자베스 데비키 인데, 그나마 가장 풍부한 면을 가진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말입니다.

 그동안 모든 것을 잘 해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중에서는 사실 좀 실망스러운 축에 속합니다. 그동안 매우 높아진 기대로 인해서 아무래도 성에 차지 않는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죠. 다만, 그래도 영화적인 쾌감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그리고 뭘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고 이를 잘 전달한다는 점 덕분에 이 영화가 그래도 웬만한 영화보다는 잘 만든 영화라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쉽게 말 해, 그냥 적당히 보면 재미있는 영화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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