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여자 - 군상극의 묘미 횡설수설 영화리뷰

 이 영화를 결국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궁금한 것 보다도, 그냥 요즘 홍상수는 또 어떨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 것이 더 사실이기는 해서 말이죠.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 영화에 관해서 주로 궁금한 쪽은 다른 데이기는 했습니다만 그걸 해결 하려면 영화를 보기는 해야 해서 말이죠. 아무튼간에,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꽤나 궁금한 축에 속했고, 그 문제로 인해서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사오항이 되었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홍상수는 참 미묘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당장에 최근작이 그 저예산으로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손해를 보는 엄청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영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홀랑 망해버렸다는 이야기가 나와버린 이상, 아무래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긴 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의 경우에는 이미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는 쾌거도 이룬 상황이다 보니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외적인 면을 따지지 않으면, 그래도 능력 있는 감독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또 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작은 영화 라는 것에 관해서 나름대로 눈을 뜨게 된 면이 있는데, 그 영화가 바로 북촌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매우 독특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었죠. 아무래도 제가 홍상수 영화에 관해서 당시에 그다지 아는 것이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최근에서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를 보게 된 상황이기까지 합니다.

 특히나 의외의 영화들을 좀 보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자유의 언덕 같은 영화가 가장 큰 예이죠. 개인적으로는 북촌방향 바로 다음 작품인 다른나라에서 같은 작품도 정말 좋아하긴 합니다만, 자유의 언덕은 감독의 색을 드러내면서도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보인다는 느낌이 든 것이 사실이빈다. 심지어 최근 작품인 그 후 에서는 자기 색을 드러내면서도 그 영화에 뭘 넣어야 하는가에 관해서 나름 고민 한 모습이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기도 했고 말입니다.

 다만 그렇다곤 해도 이야기가 반복적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 지점들이 몇 가지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 그걸 가장 강하게 본 영화가 역시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였습니다. 당시에 정말 기효한 이야기를 다 본다 라는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른나라에서 역시 그렇게 나쁜 이야기라고 말 할 수 없기는 했습니다. 심지어 김주혁의 유작인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역시 아무래도 좀 이야기가 반복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긴 했고 말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배우는 역시나 김민희입니다. 최근 커리어가 거의 홍상수와 엮인 상황이죠. 연기를 못 하는 배우는 아닙니다. 아가씨에서 매우 독특한 역할을 소화 하는 데에 성공을 거뒀고, 그 덕분에 더 멀리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정작 이후 커리어는 전부 홍상수 영화인 기묘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연기를 못 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데, 화차 같이 강렬한 영화나, 모비딕 같이 음모론을 다룬 영화에서도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데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홍상수가 자주 기용하는 배우인 서영화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워낙에 연기력이 좋은 배우이기 때문에 다른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를 많이 보여준 바 있습니다만, 자유의 언덕 이후에 계속해서 아무래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와 좀 엮이는 중입니다. 특히나 쥬역급으로 엮이고 있기 때문에 참 미묘한 면이 보이는 배우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연기력을 보고 있노라면 좋은 결과를 끌어 내는 데에 선택 할만한 배우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배우중 하나는 권해효입니다. 솔직히 참 다양한 작품을 하기는 합니다. 최근에는 반도 같이 거대한 작품도 한 적이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영화가 영화이다 보니 솔직히 미묘하기는 했는데, 강변호텔에도 올라가면서 아무래도 계속해서 홍상수 영화에 캐스팅 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물론 사이사이에 드라마나 다른 영화들도 꽤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후에서 봤던 모습이 가장 멋지기는 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이 외에 눈에 들어오는 배우는 김새벽입니다. 솔직히 이 배우 역시 그렇게 다양한 영화를 했던 배우는 아니기는 합니다. 단역 생활이 길었던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그 후 에서도 상당히 좋은 역할을 보여주기도 했고, 심지어 누에치던 방과 걷기왕을 보고 있노라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뒀죠. 솔직히 이번에도 좋은 못브을 보여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감희 라는 여성을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이 여성은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에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두 명의 친구들은 일단 감희의 집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죠. 홍상수 영화 답게 다양한 대화들이 오가면서 긴장이 오가게 됩니다. 세 번째 친구의 경우에는 극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역시나 매우 독특한 감정이 오가는 상황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영화는 이 모든 상황을 다루게 됩니다.

 홍상수의 영화들이 거의 다 그렇듯이, 이 작품이 가져가는 이야기에서의 주인공은 바로 얼마 전까지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인물입니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고, 지금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듯이 보이지만, 상황이 진행 될수록 점점 더 속내를 드러내는 식으로 진행되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영화의 후반으로 하게 되면 수많은 이야기들이 쌓여서 파열음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는 최종적으로 결국 그 자리에 남은 무언가를 가지고 치유를 하거나,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이번에는 이야기가 겉면을 도는 지점이 적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야기가 약간 진행 된다 싶으면, 말 그대로 허례허식의 기묘한 대사들이 바로 진행 되는 겁니다. 반복되는 이야기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많이 줄어든 상태이며, 인간적인 면의 한계를 강하게 드러내는 대사들이 나오게 됩니다. 결국에는 인간의 한계를 매우 강하게 드러내는 겁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상당히 다양하게 끌어내고, 동시에 좀 더 깊은 내면을 끌어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영화에서 한 가지 더 제거 된 것이 있는데, 찌질한 면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남자들입니다. 사실 안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딘가 여전히 허술하고, 자기 잇속만 챙기는 남자가 분명 등장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에 서지 않으며, 동시에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관하여 일종의 트리거로서만 작용하는 것으로 제한을 걸고 있습니다. 물론 전매 특허인 잘 치장된, 하지만 금방 인간성의 바닥을 드러내는 면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서 보여주는 군상을 보고 있으면 사실 그렇게 다양하다는 느낌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상 우리가 아는 인간의 면면을 영화적으로 좀 더 극화 해서 보여주는 식에 더 가까우니 말입니다. 하지만 감독의 가장 큰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의 미묘한 심리 변화 설명이 이 작품에도 유감없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약의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 되었다고 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작품이 가져가는 면면이 좀 더 확실해지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또 다른 특성이라면 상황에 관한 설명은 최소화 되어 있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군상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배우 다양한 이야기를 좀 더 진행해주려는 쪽으로 이야기가 구성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특정한 상황을 설정 하는 데에만 이야기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특성은 결국 배경이 아주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 그리고 그 배경의 역할은 단순히 지금 사람이 모이기 위한 면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한정 된다는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인 구도에서 진행 되는 이야기는 앞서 말 했던 것들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한 자리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덕담 비슷하게 이야기가 진행 되고, 나름대로 잘 지내는 이야기를 하면서 슬슬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 상황에서 파열음이 발생하게 됩니다. 순전히 대사와 행동을 통해서 발생하는 이 문제는 영화적인 파문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더 심화시키는 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가져가는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친밀한 면을 가져가는 느낌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말 했듯이, 사람들이 모이면 하는 무의미한 이야기들의 나열을 보여주면서 서로를 탐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 되면 사람들의 충돌하는 면들을 강하게 드러내주는 것 역시 동일하게 영화에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이번에는 대사들이 좀 더 직접적이고, 훨씬 더 날카로운 면들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강한 면들이 강하게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숨겨질 골을 빨리 드러내고, 그 깊이를 더 깊이 가져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그 면을 매우 충실하게 드러내고 있고, 이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가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을 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특하게도, 이런 이야기의 특성상 빨리 지치는 면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감정적인, 그리고 영화적인 완급 조절을 통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확실하게 표현하는 면으로 인해서 하나 더 혜택을 받는 쪽은 바로 위선에 대한 분노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한데,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위선은 금방 그 핵심으로 들어가게 되며, 동시에 여러 사람들의 분노를 이야기 하는 면이 됩니다. 그리고 그 분노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말도 안 되는 지점들을 드러내는 인간의 기묘한 면을 직접적으로 대사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이야기가 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이런 상황이 세 번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들 속에서 보여주는 방향성 역시 그 때 마다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진행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속에 등장하는 추악한 일면, 그리고 그 나름대로의 해결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다양한 면들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면모를 보여주게 됩니다. 이 모든 면들은 몇몇 사람들을 통해서 정리 되어 이야기 되기 때문에 난삽하게 뒤섞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제대로 엮이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주도 해나가는 만큼, 이야기에서 각자의 특성을 매우 쉽게 드러내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이야기에서 감정의 밑바닥, 그리고 인간성의 밑바닥을 쉽게 드러내기 때문에 극적인 면을 강하게 가져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이 역시 인간적인 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을 여럿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여러 캐릭터들의 에너지는 상당히 제련되어 있으면서도, 감독의 전작들 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흐름은 이번에도 감정적인 면에 좀 더 강하게 좌우되는 면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온전히 한 편읙 극영화로 이야기 만들고자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우리가 아는 기승전결의 면모를 가져가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감정의 고조와 그 속의 충돌, 그리고 감정이 식어가는 면을 더 강하게 드러내는 면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를 좀 더 강하게 강조하려고 하는 면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해당 흐름이 좀 더 강하게 눈에 띄는 편입니다. 감정에 워낙에 관객들이 쉽게 이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촬영은 여전합니다. 여전히 극단적으로 흘로즈업을 하거나, 여전히 누군가의 시선을 따라가는 듯한, 그리고 어딘가 매우 허술한 면모가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작비를 생각 해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기는 합니다. 다만 이 속에서 뭘 더 끌어내야 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화적인 만듦새에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만큼 우리가 아는 시선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강렬한 편입니다. 김민희는 이 영화에서 정말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 인간으로서의 연기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그동안 제대로 탐구 해왔다는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영화나 송선미 역시 마찬가지여서, 이 영화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데에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죠. 심지어 이 배우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데에 있어서 역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기에 영화적인 에너지를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의 홍상수 영화를 봐 왔던 분들에게는 또 새로운 면모를 어느 정도 보게 될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동안의 홍상수 영화가 강박적으로 반복하는 지점들이 이번에도 들어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번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도덕적인 문제로 영화를 고르는 데에서 미묘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이 영화가 일종의 자기 변명처럼 생각 될 거라는 느낌도 듭니다.

덧글

  • sid 2020/09/18 15:20 #

    그래도 명색이 베를린 은곰인데 소식이 너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놀랐어요. 그... 사생활로 인한 사회적 낙인이 상 받았다는 얘기도 못할 정도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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