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갔어, 버나뎃 - 예술가가 변할 수 있을까? 횡설수설 영화리뷰

 오늘도 영화 리뷰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관해서는 매우 궁금한 면이 많은 상황이죠. 솔직히 사전에 정보가 많이 공개 되지 않는 스타일의 감독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제야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된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이 영화 리뷰를 쓰기 전에 아예 사전 정보가 거의 없었던 기묘한 케이스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감독이 감독인 데다가, 배우 역시 매우 기대되는 면이 있다 보니 별 고민 없이 영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참 괜찮은 감독입니다.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개봉한 작품인 에브리바디 원츠 썸!!을 매우 좋아했던 상황이어서 말이죠. 영화가 보여주는 시간대에 대한 여러 면들과 동시에 영화에서 보여주는 시대상에 대한 면들 모두가 지켜볼만한 면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특유의 시간에 대한 면이 응축되어 관객에게 전달 되는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었죠. 물론 그 극단에 있는 네 작품에 비하면 오히려 평범하게 다가오긴 합니다.

 가장 극단에 선 첫 번째 작품은 역시나 보이후드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기묘하게 다가오는 영화중 하나였죠. 거의 몇십년을 들여서 약간씩 필요한 장면을 찍은 다음, 그 것을 하나로 이어서 한 사람과 그 주변에 대한 변화상을 한 편의 영화로 이어 붙이는 데에 성공을 거뒀으니 말입니다. 배우가 사망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마무리가 된 정말 다행인 케이스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세월과 시간에 대한 감독의 관점이 매우 확실하게 다가오는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비포 3부작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도 없습니다. 이 시리즈는 정말 삶의 한 순간을 다루는 영화죠. 3부작의 간격을 따라가면, 영화가 보여주는 두 커플의 한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시리즈이긴 한데, 솔직히 한 번 시작하면 반드시 3부작을 다 보게 되는 통에 웬만하면 손을 잘 안 대는 불운한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작품 역시 매우 잘 만들기는 했습니다만, 묘하게 두렵게 다가오는 시리즈랄까요.

 물론 모든 작품이 다 취향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미묘하게 생각하는 작품이 둘 있는데, 스쿨 오브 락, 그리고 버니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잭 블랙이 출연하는 작품입니다. 스쿨 오브 락은 사실 일반적인 코미디 영화의 패턴으로 이해하기 편한 작품이기도 하다 보니 손이 잘 안 카는 상황입니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 류의 코미디여서 말이죠. 버니는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정말 독특하고 기묘하기는 한데, 묘하게 한 번 이상 보기는 힘든 작품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가장 독특하면서도 기묘하게 다가오는 작품이 하나 있는데, 스캐너 다클리입니다. 다만 이 작품 역시 아무래도 미묘하긴 하더군요.

 이번 영화의 메인 배우에 이름을 올린 양반은 케이트 블란쳇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배우의 강렬한 면은 오히려 최근작이자 국내에서는 평가가 조금 아쉬운 작품인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인데, 이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은 정말 기묘하면서도 묘한 재미를 줬었죠. 오션스8 에서도 상당히 여유로운 주인공중 하나를 연기 하면서 영화의 스타일을 살리는 데에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토르 : 라그나로크와 신데렐라에서는 제대로 된 악역을 보여줌으로 해서 이 배우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하게 했죠.

 약간 기묘하게 다가오는 배우는 크리스틴 위그입니다. 사실 최근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의외로 연기력 면에서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면을 가졌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긴 했습니다. 마션에서 신경질적인 모습이나, 마더!에서의 광기 어린 모습도 매우 확실하게 소화 해내는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다만 코미디에서 워낙에 강렬한 면을 잘 보여주는 배우이기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그쪽으로 이해가 더 빠른 편이기는 합니다.

 이 외에도 주디 그리어, 로렌스 피시번, 빌리 크루덥이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주디 그리어는 의외로 할로윈에서 상당히 다층적인 면을 효과적으로 소화 해냄으로 해서 연기력이 절대로 어디 가지는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로렌스 피시번은 모피어스 역할도 그렇지만, 바우어리 킹 역할로도 매우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죠. 심지어 앤트맨 시리즈와 슈퍼맨 최근작에 모두 출연하면서 양쪽에 줄을 대놓고 있고 말입니다. 빌리 크루덥은 좀 미묘하긴 한데, 스포트라이트에서의 모습이 가장 괜찮았다는 생각만 나네요.

 이번 작품은 버나뎃 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이 인물은 최연소로 맥아더상을 수상할 정도로 천재적인 건축가 였지만, 현재는 사회성이 바닥을 기는, 점수 빵점의 이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인 엘진은 일밖에 모르는 상황이고, 온갖 트집을 다 잡고 사는 옆집 이웃인 오드리, 게다가 심지어는 감시자에 가까운 비서 수린까지 끼어 있는 상황이다 보니 버나뎃은 점점 더 폭발하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버나댓은 딸인 비의 소원인 가족여행을 준비하다 갑자기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이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버나뎃은 엄청난 예술가입니다. 재능이 출중한 인물인 동시에, 그 예술성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도 주변에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능력이 좋은 인물입니다. 그런 인물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일을 멈추고, 평범하게 살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그나마 안정 되었다고 생각 하는 사람들이 있죠. 영화는 바로 그 순간부터 다루게 됩니다. 모든게 안정 되었다가 일반적인 인물들이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에 말입니다.

 영화가 주로 긴장감을 다루는 것은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바로 보여준 화면의 5분 뒤입니다. 그리고 시간적으로는 5주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영화는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버나뎃 이라는 인물이 겪는 여러 일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여러 일들이 어떻게 쌓여가는지에 대하여도 같이 이야기를 다루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뒤엉키면서 진행 되는 이야기는 버나뎃의 천재성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 외의 어떤 이해에 대한 면을 이야기 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진행하는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감각이 넘치는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감각을 죽여 놓고 있는 이유를 이내 설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희생과 그에 따른 반향에 대한 이야기를 섞게 됩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이 속에서 과연 한 사람이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관하여 이야기를 진행 하게 됩니다.

 전반부에서 보여주는 여러 과정들은 잔가시 같은 면을 가져가게 됩니다. 주인공의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러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앞에 말 한 여러 면들을 드러내면서 사건의 고조를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됩니다. 주인공은 이 와중에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배척하고 분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밝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면을 보여주게 됩니다. 캐릭터 본인의 강인한 면을 더 강하게 내세우는 것이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인 이외의 사람들 역시 분노가 차오른다는 것을 이야기 하게 되기도 합니다. 당장에 참견이 계속되는 이웃이 가진 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남편이 겪는 여러 사건들을 보여주면서, 주인공이 벌이는 일들이 서서히 일정한 문제를 안고 가는 식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는 그 잔가시가 점점 늘어나게 되며, 결국에는 주인공이 사라지는 계기를 설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제대로 이해해 주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죠.

 여기에서 상당히 재미있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몇 가지 있는데, 흔히 말 하는 이웃의 분노는 사실 정당한 면이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상 주인공이 부당하게 뒤집어 쓰는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주인공이 일정한 잘못을 약간 하긴 하지만, 그 잘못이 큰 것은 아니며, 당장에 행동에 관해서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이죠. 이 특성이 가장 강하게 드는 것은 전반부의 절정으로, 심지어는 남편 역시 일반적인 상담을 받아가며, 그 속에서 부인이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려버리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뭔가 다른 면을 지닌 사람에 대한 분노라는 지점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 지점을 정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의 딸 외에는 해당 지점을 거의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그 지점으로 인해서 후반부에 보여주는 주인공의 추진력을 볼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영화의 전반부를 채우는 지점들은 결국 후반부가 보여주는 치유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 지점 직전에는 주인공 내부에 자리한 불안과 절망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점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영화가 직접적으로 변화 하는 면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후반부의 재미는 결구 그 불안의 절정에 선 한 인물이 어떻게 자신의 문제를 발견 해가고,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참아왔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대한 결론으로 다가가는 것이기도 하죠.

 후반부는 전반부에서 벌어진 사건의 여파와, 새로운 면의 발견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가졌던 예술성이 죽지 않고 다시 한 번 불이 붙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러한 주인공을 드디어 가장 가까운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상황의 과정에서 매우 다양한 일들이 역시나 벌어지고 있으며, 주인공이 드디어 자신이 과거에 했었던, 그리고 잘 했던 것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죠.

 작품에서는 그 과정 역시 상당히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그동안 들었던 이야기를 스스로 정리하고,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면서 스스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 과정중 하나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무게감을 지니면서도, 과도한 무거움으로 깔지 않는 노련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웃음이 어느 정도 존재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영화를 구성 해낸 겁니다.

 이 와중에 보여주는 가족의 모습도 상당히 흥미로운데, 반려라는 사람이 스스로 얼마나 나머지 반쪽에 대한 이해가 얕은지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주는 과정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대단히 다층적이게 구성 하는 데에 성공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발전상 역시 해당 지점에서 보게 되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관객들이 좀 더 쉽게 따라가기 좋은 면을 다양하게 만들어내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은 현실에 있는 면을 매우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흔히 생각하는 예술가라는 사람들을 이야기 하는 면을 영화에 맞게 잘 재단 해서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만, 그 주변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 역시 나름대로의 명암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인간의 핵심적인 면들을 현실에서 영화로 끌어들이는 데에 매우 능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관객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도 합니다.

 흐름 역시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여러 특성들은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 중심에 서 있는 핵심 주제를 향해 모두가 다 다가가고 있으며, 여러 사건이 나오는 듯 하다가도 이를 한 줄기로 제대로 엮여간다는 점 덕분에, 그리고 이를 하나의 제대로 된 흐름으로 묶어내는 데에도 성공을 거뒀다는 점 덕분에 영화의 매력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각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면을 여럿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남극이라는 곳의 풍경을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 영화와 약간 다른 점을 이미 가져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잘 재단된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속에 일견 문제가 있어 보이는 주인공의 삶을 시청각적으로 표현하고 있고, 후반부는 이를 정리하는 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괜찮은 편입니다. 케이트 블란쳇에 관해서는 굳이 길게 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신경질적인 예술가의 특성을 보여주면서도, 이를 일반인이 이상하게 보려면 이라는 지점에 관해서 효과적으로 연기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빌리 크루덥은 좀 더 사회적인 천재로서, 역시나 일반인의 면을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나 비범함을 어느 정도 같이 안고 가는 인물을 보여주고 있죠. 크리스틴 위그는 다층적임을 하나의 인물로 결합하는 데에 제가 본 중에 가장 성공적인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한 번 볼만한 영화입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이야기 터치와 시간에 대한 표현이 여전히 살아 있으면서도, 이를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데에 있어서는 심지어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작품중에서도 상급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 동시에, 그 속에 담긴 의미 마저도 생각 해볼만한 점을 가져가고 있는, 정말 다양한 면에서 모든 것들을 잡는 데에 성공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