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도 결국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상당히 궁금한 영화였기도 하고, 아무래도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가 이야기이다 보니 안 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예고편 때문이기는 합니다.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설명 하겠지만, 어딘가 너무 달랐던 것이죠. 이 영화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상황을 봐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영화 자체가 가져가는 이야기도 그렇고, 핵심 인물도 그렇고 매우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었네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솔직히 제가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감독도, 배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순전히 예고편 대문이었죠. 당시 공개된 예고편은 시대극 사이사이에 네온과 함께 온갖 전자 기기들이 나오면서 초현실적인 면을 매우 강하게 드러내주는 면을 가져갔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의도적이지 않은 경우에는 매우 까일만한 것들입니다만, 정말 의도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조심히만 사용할 수 있다면 매우 매력적인 요소들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매우 궁금한 영화가 된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읙 감독인 마이클 알레메이다가 좋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아는 영화가 몇 편 없는데, 그나마 괜찬헥 본게 데드우드 라는 매우 강렬한 영화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2004년작이었는데, 당시에 매우 시각적인 강렬함을 안겨주면서도, 영화적으로 뭘 해야 흥미로운지, 그리고 이 와중에 스토리는 얼마나 관리를 해 줘야 하는지에 관하여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쓴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개봉 하고 나서 시간이 상당히 지나 작품을 보긴 했습니다만,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나름대로 이야기 할 만한 지점들이 꽤 있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마냥 좋다고 하기엔 미묘한 구석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범죄의 제국 같은, 정말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영화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르 영화의 문법을 거의 그대로 쓰긴 한 것 같은데, 사이사이의 전개를 거의 이해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었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나온 밀그램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인간성에 대한 탐구를 하는 나름대로 생각 해볼만한 작품이기는 했지만, 정작 영화적인 재미는 놓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는 바람에 범작으로 남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테슬라를 맡은 배우는 에단 호크입니다. 필모그래피가 정말 다양한 배우이며, 최근에는 성과도 상당히 괜찮은 배우이기도 하죠. 감독 일도 잠깐 했고 말입니다. 매그니피센트 7 이라는 영화를 하면서 상당히 허술한듯한, 하지만 그 와중에도 챙길 것을 제대로 챙겨가는 역할을 한다던가, 아니면 본 투 비 블루에서의 모습 같이 자신의 잘못으로 계속 회기하는 인간 같은 면을 제대로 보여주는 역할을 해 왔죠. 개인적으로는 연기적 다양성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보이후드에서의 모습도 좋아합니다.
물론 항상 성공하는 배우는 아닙니다. 당장에 얼마 전에 국내에 공개된 24 아워즈 투 리브 같이 정말 허술하기 짝이 없는 액션 영화를 한다거나, 리그레션 같이 메시지만 강한 작품도 곧잘 한 바 있습니다. 심지어는 감독 이야기 할 때 꺼낸 범죄의 제국 에서도 주연중 하나를 한 적이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상, 영화를 거의 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다행이라면, 그나마 망한 영화가 출연 빈도에 비해서는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 정도죠.
이브 휴슨의 경우에는 필모가 더 다난합니다. 빠삐용 리메이크에 출연한 적이 있죠.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과거 작품의 거대한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 그 작품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바로 직후에는 후드 라는, 로빈 후드 이야기를 다루다 만 영화에 출연해서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필모가 참 안 풀리는 케이스인데, 그 전으로 가면 그래도 스파이 브릿지나 아버지를 위한 노래 같이 의외로 나쁘지 않은 작품을 한 적도 있기는 합니다.
눈에 띄는 도 다른 배우는 짐 개피건, 카일 맥라클란, 루시 월터스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 짐 개피건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스탠딩 코미디언으로서의 스타일이 제게는 좀 안 맞더군요. 카일 맥라클란은 당장에 이 영화 한 주 전에 또 얼굴을 본 상황이라서 기억하는 케이스입니다. 루시 월터스의 경우에는 셰임에서 지하철에서 만난 여성 역할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 좀 당황스러운 느김을 줘서 지금도 기억하는 배우입니다.
이 영화는 니콜라 테슬라를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에디슨과의 전기 전송 시스템 관련 경쟁을 치루면서 교류 방식을 주로 주장했고, 이에 대한 승리를 거머쥐게 됩니다. 하지만 니콜라 테슬라는 이후에 더 많은 발명을 하고자 합니다. 이 와중에 빛과 에너지를 전 세계에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이 연구를 위하여 막대한 운영비를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연구를 진행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영화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테슬라 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연관 단어는 자동차입니다. 전기 자동차 회사가 이름을 따서 자신의 회사 이름을 지었고, 지금은 전기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었죠. 이러한 회사 덕분에 아무래도 이 이름이 대체 어디서 왔는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것을 생각 해봤을 때, 이 영화의 등장 시점은 꽤 괜찮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테슬라 라는 인물이 누군지도 몰랐을 사람들도 굉잫이 많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전에 커런트 워 라는 영화에서 테슬라 이야기가 에디슨과 함께 다뤄졌던 상황이기에 아무래도 약간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다만 당시에 테슬라는 돈 없는 발명가로서 그려졌기에 아무래도 니콜라 테슬라 라는 사람의 천재성을 완전히 이야기 하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은 면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영화는 아예 토머스 에디슨과 조지 웨스팅하우스간의 대결처럼 그리는 쪽으로 영화를 끌고가는 식이었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 라는 인물을 설명하는 영화, 그것도 극영화로서 설명하는 영화의 존재는 확실히 돋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전력망의 시초를 구상해낸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보니 알고 있으면 좋은 이야기 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인물을 극영화의 가장 중심으로 끌어들인 케이스입니다. 다만, 흔히 보는 실화 기반 영화와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면서 시작을 하고 있죠.
예고편에서도 그랬지만, 이 영화는 시대극처럼 보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지점들을 몇 가지 가져가면서 시작합니다. 니콜라 테슬라를 설명 해주는 앤 모건은 이 작품에서 아예 시대를 완전히 깨버리는 소품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전반적인 연출에 있어서 흔히 말 하는 극적인 각색에 매달리는 면 역시 적기도 합니다. 작품의 특성상 한 사람을 설명하는 데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야기 구성 방식을 보고 있으면 극영화와 재현 다큐멘터리 사이 어딘가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특정한 장면을 이야기 하고 있고, 역사 속에 실제 있었던 장면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물론 이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흔히 아는 이야기 구성 방식과는 약간 거리를 두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관객이 이야기를 관찰 하는 데에 머무르게 만드는 식의 연출을 직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영화를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감정적 한계를 가져갈 수 밖에 없습니다. 감정이 완벽하게 전달되지 않을 것을 어느 정도 상정하고 가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작품은 그걸 꽤 멋지게 해결 해냈습니다. 이야기에서 감정을 강하게 드러내는 순간들이 몇 있고, 이를 통해서 극영화의 틀로 들어가는 연출을 해낸 것이죠. 그리고 이 상황에서는 매우 인간적인, 그리고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인간 군상의 면모를 좀 더 강조해서 보여주는 면을 보여주게 됩니다.
니콜라 테슬라 라는 한 사람을 표현하는 데에 주로 쓰는 방식은 위에 설명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사람에 대한 설명을 어느 정도 해주고, 그 사람이 당시에 겪었던 일을 에피소드화 한 다음, 이 속에서 좀 더 강한 감정을 드러내는 식으로 가는 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니콜라 테슬라 라는 인물의 성격을 좀 더 강조하고, 동시에 당대의 상황을 좀 더 강하게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영화가 선택한 스토리 방식상,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야기의 파편화이죠. 요즘 블록버스터에서 흔히 보는 이야기가 뚝뚝 끊기는 그 문제 말입니다. 물론 형식을 좀 다릅니다만, 각각의 사건을 통해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하여 그 자리에서 마무리 하고, 금방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식으로 가는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제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제대로 이어가는 데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이야기 특성상 관조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인하여 감정이 아주 확실하게 전달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들의 감정적인 연결은 영화에 상당한 득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한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고, 이로 인해서 각자 어떤 결말로 다가가는지에 대한 단서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감정의 관찰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겁니다. 스토리는 그 감정의 관찰을 교묘히 조종하면서 이어지고 있고 말입니다.
캐리터과 영화가 결합되는 순간에서 주로 보여지는 것은 대의를 위한 면이 아닌, 말 그대로 한 사람의 독특함입니다. 전기를 개발하기 위한 경쟁 외에도 몽상가적인 측면과 실리적인 측면이 충돌하고, 이 과정에서 인간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한 에너지를 얻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혹은 그 반대로 완전히 좌절하고 몰락하는 면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이 과정들을 통하여 영화의 발전 방향을 구성 해내고, 동시에 우리가 아는 역사에 감정을 실어 하나의 극영화로서 구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와중에 감정이 아주 크게 드러나지 않음으로 해서 영화의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점을 한 번 통과 하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캐릭터들의 장단에 관해서 관객이 흐름을 타고 보는 것 보다는, 말 그대로 모든 변화의 면면을 보게 만드는 식으로 영화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감정의 세세한 부분들을 관찰하고 그 감정이 만들어낸 스토리를 관객들이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 영화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흐름이 감정적인 세세함을 통해 느린 면을 더 많이 가져갈 것 같은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세한 측면을 가져가고 있고, 이야기 역시 세밀한 면을 상당히 많이 보여주고 있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느릿하다는 느낌이 강한 것은 또 아닙니다. 영화의 이야기에서 꽤 많은 요소들을 빠른 속도로 진행 시키고 있고, 이야기의 세부사항에 관해서는 주로 감정적인 지점과 함께, 영화적인 흐름에 맞는 구성으로 가져가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모두 거쳐서 가져간 결말은 솔직히 좀 허무한 편입니다. 테슬라의 실제 인생이 그렇게 좋은 마지막을 가져갔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긴 합니다만, 일생의 사랑에 관해서 역시 아무래도 그냥 적당하게 불꽃이 꺼져버리고, 투자를 받지 못한 한 사람의 마지막에 관해서 역시 담담하게 설명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담담함이 약간 도가 지나친 나머지, 영화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짓는다기 보다는 스러진다는 표현이 좀 더 맞을 정도로 극명한 한계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반대로 시청각적인 면은 매우 현대적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가장 기묘한면을 시청각적인 면이 지배하고 있다고 말 해야 할 정도죠. 계속되는 몽환적인 화면과 동시에 예고편에서도 썼던 묘한 조명 분위기는 분명 시대극의 그것과는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음악의 경우에는 상당히 현대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일순간 약간 당황스러울 때도 있을 정도로 묘한 면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에단 호크는 이미 다양한 영화에서 매우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아예 본인의 기본 이미지를 거의 지우고 테슬라 그 자체로 보이게 만드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브 휴슨 역시 의외로 복잡할 수 있는 역할에 관해서 나름대로 확고한 면을 가지고 연기를 한 덕분에 영화의 매력을 잘 사렸고 말입니다. 짐 개피건은 걱정이 꽤 컸는데, 그래도 영화에 잘 녹아나오더군요. 이 외의 배우들 역시 잘 해내 줬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꽤 좋게 본 영화입니다. 물론 마지막에 약간 김 새는 것 때문에 아쉽긴 합니다만, 원래 인생을 그렇게 관찰한다고 생각 해보면 그렇게 아쉬운 면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테슬라의 인생에 관해서 좀 더 재미있게 알 수 있는 면을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소위 말 하는 전기 영화에 관해서 관심이 있는 분들과, 영화가 새로운 느낌을 주는 쪽을 더 원하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더할 나위 없이 좋게 다가올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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