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결국 리스트에 추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무척 궁금하기는 했는데, 결국에는 개봉 일정을 잡게 되어 나름 기쁘더군요. 솔직히 이 영화가 가져가는 이야기에 관해서는 대략 감을 잡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런 스타일의 영화라도 그나마 개봉이 걸린다는 사실이 저를 위안해주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겟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너무 보고 싶은데, 정작 미묘한 영화들만 극장에 걸리는 상황이라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아니쉬 차간티는 아직까지는 제게 물음표가 좀 있는 감독이기는 합니다. 현 시점에서 국내에 제대로 공개된 영화가 아직까지 서치 하나이기 때문이죠. 등용문이 위치라는 것을 생각 해보면 좋은 결과를 내고 앞으로가 기대 되는 감독중 하나이기는 합니다만, 솔직히 제가 이 외의 영화들이나 단편에 관해서는 정말 찾아본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할 말이 없는게 좀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를 기대하는 것이 바로 전 영화가 서치이기 때문입니다.
서치는 개인적으로 걱정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비슷한 류의 화면 구성을 가져가는 영화가 몇 개 있었고, 심지어 그 중 하나는 하이틴 공포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그 하이틴 공포영화가 초를 제대로 쳐놨기 때문이었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구성하는 식으로 영화를 가져가는 것 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여기에서 영화를 끄집어내는 데에 있어서 그냥 시각적 자극만 사용할 뿐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서치는 이런 상황을 딛고, 그 속에서 화면 구성이 가져갈 수 있는 특유의 서스펜스를 제대로 잡아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물론 이번 영화를 기대하게 된 데에는 메인 배우가 한 몫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라 폴승늬 필모에서 극장에서 제대로 본 작품은 오션스 8과 글래스인데, 두 영화가 너무 다른데도, 매우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 성공을 거둔 겁니다. 이후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버드 박스 역시 의외로 매력적인 영화였죠. 물론 아무래도 산드라 블록이 좀 더 중심인 영화이기는 했기 때문에 약간의 감안을 필요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사라 폴슨의 진가를 발견하게 된 두 시리즈가 있는데, 바로 래치드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리즈 였습니다.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정말 힘겹게 본 시리즈인데, 정말 잊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가 가져가는 강렬함은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였죠. 사라 폴슨의 연기는 소위 말 하는 대박이었고 말입니다. 래치드 역시 연기면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비슷하게 보여준 바 있습니다.
물론 영화로 넘어오면 다 잘 풀렸다고 말 하기에는 좀 미묘한 것도 사실입니다. 중간에 더 러너 라는 정말 홀랑 망해버린 여오하가 하나 끼어있기도 하고, 뉴욕의 연인들 이라는 정말 참아주기 힘든 작품도 리스트에 올라와 있으니 말입니다. 줄줄이 이런 작품이 과거에 있다 보니, 정말 대기만성형 배우라고 말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작으로 오면 올수록 상태가 나아지는 경향도 있고 말입니다.
다만 정말 중심에 서 있는 키에라 앨런의 경우에는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국내에 제대로 공개된 영화는 이번 작품이 처음일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나마 팻 일리 라는 배우가 나름대로 꽤 다양한 영화에 이름을 리고 있는데, 더 포스트에서 이미 사라 폴슨과 한 번 호흡을 맞춰본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합니다. 사실 이 영화가 나름 좋은 영화였다는 점에서 그래도 나쁘지 않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기도 합니다. 드래프트 데이에서도 조연으로서 나름 괜찮은 지점을 잘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고 말입니다. 다만 약간 재미있는 경력이 있는데, 인 트리트먼트라는, 나름 잘 만들어진 영화에서는 출연이 아닌 각본가로서 일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사실 이쯤 되면 능력 있는 배우가 참여한 작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풀연해 하면서도, 잘 나오게 되면 정말 좋은 경우가 많은 케이스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이런 영화가 좀 더 많이 개봉하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약안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이런 영화가 더 많이 개봉 해야 하는데, 정작 자리를 채우는건 IPTV로 때우려던 작품이 개봉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더 많더란 겁니다.
이 영화는 클로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 됩니다. 이 인물은 태어날 때부터 장애로 인해서 불구였고, 결국에는 집에서 계속해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름 행복하게 살아가려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일을 계기로 의심이 싹트게 되고, 이 상황에서 모든 것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면서 일이 커지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의 구도는 매우 간단합니다. 익숙했던 사람과 공간이 갑자기 위협적으로 변한 상황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를 다루는 겁니다. 이 영화의 재미는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위협은 또 어떤 것들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공포영화와 스릴러 영화에서 이미 많이 사용했던 지점들이기는 합니다. 새로운 이야기 소재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죠. 대부분의 경우, 비슷한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역량 부족을 드러내기도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속에서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앞서서 이야기 했듯이, 매우 익숙한 구도 내에서, 심지어는 이미 거의 완성되다 못해 닳아가는 이야기 구조에서 새로운 요소들을 끌어들여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맞는 요소들이 정해져 있고, 이를 벗어난 경우에는 오히려 영화에 독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익숙한 구도의 좋은 점이 있기는 합니다.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죠. 특히나 장르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이미 사용되었던 것들에 관해서 알아차리는 것이 생각 이상으로 빠른 편입니다. 이 영화 역시 그 지점을 십분 이용하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알 수 있는 것들을 전달하는 데에 쓸데 없이 시간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영화의 분량을 늘리거나, 아니면 모든 요소들을 다 알아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이야기 진행에서 한 가지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각 상황 별로 변주가 된 요소들이 등장하여 영화에서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소유욕이 매우 강한 한 인물이 벌이는 일에 관해서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소유욕이 가져온 상황이 지금까지의 일들이라는 것을 영화에서 확실히 밝히고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가져온 여파에 관해서 영화의 필요한 지점에 적당히 심어서, 그 때 그 때 필요한 상황에서 써먹고 있기도 합니다.
진행 과정상 대응에 대한 결과라는 것에 고나해서 역시 의외로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성장했던 인물이 핵심인 만큼, 결국에는 이 속에서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한 기본적인 상호 관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측하는 행동과 그렇지 못한 행동에 관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느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나 예측하지 못한 지점을 만들어내는 데에 있어서 영화가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 되면 될수록 모르는 것들에 관한 지점을 확대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알고 있었던 지점과 그렇지 않은 지점을 번갈아가며 보여주고, 이를 모르는 지점을 통해서 이야기를 뒤틀고 있는 것이죠. 그동안 알고 있었고, 그냥 가족관계 위에서 해석 되었던 이야기가 결국에는 다른 방식으로 해석 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는 것을 작품에서 내세우고 있는 겁니다. 이 요소들을 세밀하게 스토리에 심어놓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재미를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죠.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핵심이 되는, 그리고 도망을 쳐야 하는 인물 보다는 작품 속의 상황을 만든 인물의 구성이 훨씬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기는 합니다.영화에서 보여주는 문제의 인물은 어딘가 이상하긴 하지만, 초반에는 그냥 가족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식으로 어느 정도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한 지점이 지나가게 되면, 그 이상한 지점들이 성격과 결부 되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에서 보여주게 되죠.
성격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이야기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결과에 관해서 일정한 면모를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막아서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상황을 해결해야 하며, 이 지점에 관해서 최대한 다양한 면모를 가져가는 식으로 가야 합니다. 그 판을 만들어주고, 그 마지막에 있어야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이 인물에 대한 묘사는 바로 앞에 이야기 했던 그 방향 설정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영화는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이 어떤 모습인지에 관해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보여주는 또 하나의 특성은, 결국에는 뒤틀림입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뒤틀림은 공포 영화보다 더 무섭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른 인간을 다치게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것이라는 것에 대한 소유욕에 관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관하여 묘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소유욕 아래에, 그리고 자신의 내밀한 면을 들켰다는 것에 관한 삐뚤어진 감정에 관한 묘사는 정말 훌륭한 편입니다. 스토리가 이를 매우 잘 끌어내고 있죠.
상황을 타개 해야 하는 인물에 관한 묘사 역시 간단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행동 양식을 읽히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이상의 어떤 것을 해내야 하는 인물이 되니 말입니다. 영화는 행동 양식과 그 행동을 만드는 심리묘사를 데단히 세밀하게 세공해내고 있습니다. 그 심리를 스토리로 설명하는 것도 있지만, 필요한 때에는 시각적인 면을 좀 더 내세워 가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영화의 서스펜스를 이끌어내고 있죠.
여기에서 일정한 변화와 발전상 역시 같이 들어가 있다는 것 역시 생각 해볼만한 지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문제의 사람 손에 컸다는 것 자체가 아무래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를 통한 변화가 핵심이기는 합니다만, 동시에 인간으로서 더 나아가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흔히 말 하는 교훈을 주기 위한 영화는 아닙니다만, 인간 내부 깊숙이 존재하는 피폐한 면에 관해서 여전히 어느 정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이를 통해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데에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말입니다.
전체적인 흐름에 관해서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심리적인 지점이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정적인 면이 여오하의 흐름 자체를 주도 하기도 합니다. 감정의 전반적인 변화와 심리 상태를 최대한 관객에게 전달 하기 위한 면을 제대로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다만, 그렇다고 영화가 심리만을 따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가 가져야 하는 극의 흐름에 관해서 역시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있고, 심리와 극의 흐름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덕분에 이야기가 대단히 매끄럽게 다가오는 면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포가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하는 영화인 만큼, 시청각적인 면 역시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두뇌싸움이 어느 정도 작용하기 때문에 세밀한 단서를 시각적으로 설명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각각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지점들 역시 필요한 지점을 효과적으로 포착 하고 있습니다. 청각적인 면은 기본적인 분위기를 생성하는 데에, 그리고 공포의 타이밍을 조절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좋은 영화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사라 폴슨은 아무래도 제가 오션스 8로 먼저 접해서 약간 선입관을 가진 면이 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말 그대로 비뚤어진 애정과 음험함이 뒤섞인, 제대로 망가진 인물을 무시무시할 정도로 자세히 연기 하고 있습니다. 키에라 엘런은 영화에 필요한 지점을 좀 더 끌어내는 식으로 구성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의 피드백을 제대로 이해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죠.
매우 좋은 영화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맘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 하기는 좀 어려운게, 공포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확실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서스펜스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가장 좋은 영화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영화관에서 공포를 어느 정도 용인하고, 정말 즐길만한 작품을 찾는 분들에게도 추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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