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 저널 bold journal. (계간) : 17호 [2020] - 끼인 삶을 디자인 하는 생각들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오랜만에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책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미묘한 책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제가 거의 아무 생각 없이 접근하는 식의 책들은 대부분 방향성이 확실하긴 하니 말이죠. 이 책의 경우에는 상황이 많이 다른 편입니다. 아무래도 좀 당황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은데, 그래도 책이다 보니 즐겁게 읽기는 했습니다. 책이야 뭐......몇몇 아주 양심 없는 책들을 빼면 읽어서 나쁠 책은 없다는게 제 생각이어서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고자 노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나때는 말이야’ 라는 말도 싫고, 남이 뭘 어쩌고 했느니 하는 이야기도 싫습니다. 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에게 면박 주기 직전까지 가기도 합니다. 더 기막히는건, 그 이이기를 사무실에서 주로 하는 사람이 저보다 많이 나이가 많거나 한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상 몇 살 위 이면서 그 이야기를 하는데, 곰곰이 생각 해보면 영양가도 별로 없는 것이죠.

 피곤한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중 하나는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족간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서먹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주변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정도로, 살가운 이야기를 거의 안 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친하다는 말 자체를 좀 경계하는데, 그게 친한 데에서 오는 지적으로 변질되는 것이 훨씬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남에게 지적을 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말을 말자 라는 식이 되는 것이죠.

 '나때는 말이야’ 라는 말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때에는 이미 그 트렌드도 한 물 지나간 때이기는 합니다. 소위 말 하는 나이 많은게 벼슬이 아니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온지는 한참 되었지만, 아예 희화화 되기 시작한 시기는 최근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이야기에 너무 공감하기도 하죠. 대체 왜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면 무조건 나이로 깔아 뭉게려고 하는지 하는 거지같은 면을 너무 많이 봐 왔기도 하고 말입니다.

 다만 참 기묘한 것은, 그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싫으면서도 그 이야기를 해 줘야만 할 것 같은 아레 세대가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겁니다. 이 이야기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야기를 하게 되면 거울 속의 제가 너도 결국 그렇게 꼰대가 되어가는 구나 라고 말을 할 것 같다는 겁니다. 위에서는 여전히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있는데, 정작 저도 그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말을 말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때문이죠.

 그리고 그 속에는 삶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적 대로라면 (사실 이 말도 웃기긴 합니다. ‘과거’의 정석이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을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제 위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는 나이가 되어버리면서, 심지어는 세상이 변하기 전과 그 변한 결과 사이의 세대로서의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혼란인 것이죠. 위에서 하는 이야기는 통하지 않고, 그렇다고 지금 알고 있는게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 소용이 없을 것 같은 기묘한 상황이 된 겁니다.






 책에서 다루는 초반부 이야기는 그 속에서 활로를 찾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고민의 결과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죠. 약간 재미있게도, 더 배우는 쪽을 택합니다. 과거의 이야기도 다시 되짚어보고, 그리고 현재의 어린 아이들의 트렌드까지도 모두 흡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그냥 떠먹여주기를 거부하는 겁니다. 스스로 뭔가를 알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삶의 이야기를 인터뷰로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식이 된 것이죠.

 한 사람의 이야기만을 하지 않으면서 오직 한 방법만이 지배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역설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의 길이 있고, 그 길에서 자신이 직접 뭔가 해 보려고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이야기 하는 겁니다. 중요한건, 그걸 무슨 교과 수업 하듯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즐길줄 아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일 자체도 즐긴다는 식으로 가면서 좀 더 유연한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한다는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가져가는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면이면서, 동시에 매우 인간의 매우 내밀한 면 역시 같이 다루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관하여 나름대로 방향을 정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 속에서 가져가는 이야기가 무엇이 되었건간에,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역설하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에 좀 더 효과적인 면을 가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계층의 공감을 다 끌어내는 포괄적인 면을 가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노리는 계층이 매우 명확한 편이며, 이에 관해서 좀 더 속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면들도 있다는 것을 역설하는 식으로 저변을 좀 더 넓히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다루는 면들이 좀 더 풍성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야기에서 융합과 노력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같이 다루는 이야기가 있으니, 바로 추억입니다. 나때는 이라는 이야기가 매우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추적 없는 사람은 없으니 말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추억에 대한 면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락 페스티벌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 축제가 최근에는 클럽 음악으로 도배가 되어버렸더라는 이야기를 하고, 정말 락은 어디 갔는가 하는 한탄을 하는가 하면, 과거에 가지고 놀았던 여러 장난감들에 대한 사진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누군가의 공감할만한 추억을 내놓고 있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에는 일정한 공감입니다. 세대가 변하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인간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일정한 추억이 존재하게 되며, 그 추억 속의 물건들이 지금은 어떻게 보이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식입니다. 덕분에 말 그대로 나도 이랬나 하는 지점들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죠. 물론 그 세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책에서 다루는 세대가 가졌던 면들이 바로 이런 것들이었구나 하는 것을 소개하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생각이 어떤 것이었나 하는 것 역시 같이 보여주기도 하고 말입니다.

 약간 재미있게도 책의 가장 후반부는 일종의 생활 지침서 같은 면을 가져가게 됩니다. 두 세데가 가져가는 여러 면들을 이야기 하면서, 각자가 기본적으로 가졌던 면들을 보여주고 있고, 그 면들에 관해서 일정한 설명을 해주는 식으로 가는 겁니다. 직장 생활자에 관해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면들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하는 것을 이야기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덕분에 말 그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활 지침서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속에서 또 하나 다루는 것은 결국 내가 남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주제는 책에서 핵심 타겟으로 생각하는 세대에게 던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패기와 경험 사이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고, 그 속에서 뭘 잡아야 하는가 하는 점 랑비니다. 뭘 이야기 하고, 각자에게 어떻게, 그리고 필요한 것을 끄집어 낼 수 있을 만큼 대해야 하는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사실 이 마지막 챕터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합니다. 앞선 이야기 여시 다양한 지점들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마지막에 보여주는 이야기는 한계가 너무 명확합니다. 실무적인 면을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자기개발 정도에 멈추는 느낌에 가까우며, 심지어 일부는 그냥 꼰대같은 발언의 연장에 지나지 않기도 합니다. 보고 있으면 왜 이야기를 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지겨운 반복이라고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죠.

 특정한 세대를 위한 잡지라는 점은 참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책이 노리는 바는 어느 정도 포괄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확실한 구역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합니다. 이 책에서는 후자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고, 그 속에 담긴 생각과 감성을 녹여내는 데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덕분에 잘 읽히는 책이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논리와 감정을 묘하게 무려내는 데에 성공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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