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 - 다양하게 차렸으나 결합이 되질 않는 책 요즘 출판된 소설 까기

 새로운 책 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 책 외에 다른 책에 더 관심이 가고 있었던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요새 국내 장르 문학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좋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장르 문학 관련해서 이런 저런 다른 작품들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상당히 많은 발전이 들어간 상황인데다가, 의외로 멋진 결과물들이, 그것도 국내에서 나온 상황이라서 말입니다. 덕분에 앞으로가 더 많이 기대 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사실 그래서 이 작품 역시 기대를 하게 된 상황이긴 합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공포 소설에 관해서 제가 가장 많은 지식을 쌓게 된 것은 역시나 스티븐 킹 덕분이긴 합니다. 워낙에 열심히, 그것도 최근에 사모았으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옛날 작품들을 읽어보려고 낡아빠진 고서를 뒤지는 상황도 꽤 겪었던 상황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묘하게 해적판이 나오고 나서는 그 작품이 다시 출간 되지는 않는 상황이 꽤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옛날 출간품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좀 있는 상황이죠. 아무튼간에, 제가 제련을 하게 된 것은 미국 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실 한국 공포물에 관해서는 제가 정말 접한 지식이 짧기 때문입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한참 뒤가 되어서야 공포물에 관해 빠지기 시작했고, 지금도 굉장히 까다롭게 접근하는 상황이기도 해서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국내 공포물에 관해서 미묘하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화쪽도 아무래도 별 기대를 안 하게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소설이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한국 공포 소설의 계보는 참 묘하긴 합니다. 초기에 한국 소설들은 의외로 상당히 다양한 시도를 했었습니다. 장르 소설에 관해서 신문 연재라는 것을 타면서 꽤 많은 지점들을 만들어내려고 노력 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당시에 의외로 추리소설을 연재 하면서 좋은 결과를 낸 적도 있다는 점에서 옛 소설들이 의외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 명맥이 완전히 끊어졌었다는 겁니다.

 문화에 관해서 탄압이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는지는 저도 뭐라고 하기 힘든 상황이기는 합니다. 문화 관련 이야기는 연구를 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간간히 듣게 되긴 합니다만, 거의 대부분의 기조가 검열, 무조건 교육에 도움이 되거나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잘라내버렸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셨습니다. 덕분에 순수 소설이 어쩌고 하는 작품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고, 이마저도 안 팔리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긴 이야기는 이쯤 됐고, 이렇게 해서 주로 제가 과거에 읽었던 공포 소설들은 해외에서 들여온 해적판 번역본이거나, 아니면 흔히 말 하는 괴담류가 다였습니다. 솔직히 괴담류가 훨씬 더 접하기 쉬웠던 것도 있기는 합니다. 일본 글들을 많이 번역 해서 들여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부분이 저작권이 애매했던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이 짧은, 어디에서 있었던 일이더라 하는 식의 괴담이 거의 대부분이었던 것도 기억납니다. 사실 그래서 좀 피고하게 다가왔던 것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흘러 이제는 국내에서도 정말 많은 장르 소설을 시도 했습니다. 추리 스릴러 소설의 경우에는 아예 장르 소설 전용 잡지가 여럿 등장한 상황이기까지 하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그래도 새로운 이야기가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가에 관해서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속에서 이제는 슬슬 한국만의 이야기를 진행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작가들도 꽤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매우 기대되는 이야기들이 생기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국내만의 이이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주로 무당을 떠올린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야기들이 꽤 괜찮았던 것도 많기는 합니다. 소위 말 하는 신내림을 받는 이야기도 그렇고, 그렇게 해서 들어온 귀신들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 만만한 이야기도 아니니 말입니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이 보게 되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 역시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사용이 되기도 했고 말입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무엇을 더 다룰 수 있는가 하는 점이죠.

 이번 소설 역시 해당 지점에서 매우 독특하게 다가오는 면들이 있습니다. 기본 줄거리가 약간 뒤에 등장 하긴 합니다만, 책에서 핵심으로 다루는 이야기는 결국 영혼을 보는 누군가와 그 영혼에서 생기를 뽑아낼 수 있는 사람 이야기, 그리고 그 일로 인해서 현대까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구조는 저는 스티븐 킹의 여러 다른 소설들에서 봤습니다만, 국내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게 다가온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뭔가를 훔치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그 훔치는 능력이 나중에 나중에 영능력과 합쳐지면서, 결국에는 자신을 위해 생이라는 것을 훔치는 거대한 한 촌락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을 연장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 속에 갑자기 들어오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에는 살아나가기 위한 이야기로 연결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저 스토리만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 들어오는 존재의 독특함에 관해서 역시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야기가 어딘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특성은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또 다른 음산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지점의 이용은 아무래도 작은 시골로 들어가는 지점에서만 사용된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물론 결말에서 또 다른 음산함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특성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두 아야기는 책의 중반부까지 일정한 평행선을 그리게 됩니다. 소위 말 하는 이해하기 힘든 존재라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 하는 이야기가 현대의 이야기라면, 과거의 이야기는 뭔가를 훔치는 존재라는 것을 이용해서 인간으로서 혼란스러운 면을 드러내는 존재로서 진행이 됩니다. 전반부의 존재는 이야기 전반부에서 후자가 만들어낼 수 없는 매우 기괴한 면모를 드러내며, 현대 공포 스릴러에서 이용할만한 지점들을 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책의 후반부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면 다른 방향성이 드러나게 되는데, 앞에서 이야기 한 인간의 비정함과 욕심이 빚어낸 공포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에 관해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가에 관해서 일정한 기대를 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은 그 기대를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이야기에서 일단 독자들이 따라가기 쉬운 방향성을 만들어주는 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까지 가는 이야기는 대단히 매끄럽게 이어지는 편입닏. 책의 후반부에서는 이야기를 여럿으로 분절해서 진행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건의 동시성에 관해서 보여주는 쪽으로 바뀌기 때문에 좀 더 이해가 쉬운 편이기도 합니다. 전반적인 흐름이 전반부에서는 분절을 이용한 의문을 만들어낸다고 후반부로 넘어가게 되면 분절을 벗어나 여러 상황에서 느껴지는 강렬함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겁니다. 덕분에 공포가 주는 긴장감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된 것이죠.

 불행히도 이렇게 완성해버린 이야기는 새로운 느낌은 아닙니다. 두 이야기를 병행해서 진행한다는 것은 좋았지만, 병행 되는 이야기가 서로 흐름을 끊는 지점에서 교차 되고 있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매우 도구적으로 이용되는 현대의 이야기의 일부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공포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이는 결국 그냥 도구적으로만 끝나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많은 다른 작품에서 이용한 것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새롭다고도 말 할 수 없는 상황이기까지 하죠.

 공포소설에 관해서 다양성을 맛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매우 다양한 지점드리 등장하고, 이에 관해서 이야기가 하나로 결합되는 데에 신경을 나름대로 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르 소설이 가져가는 지점들에 관해서 다양성을 맛보는 동시에, 그 속의 폭력과 음산함을 다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행히도 이 모든 이야기가 새로운 것도 아니며, 이야기 자체가 너무 도구적인 면에서만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말 할 수는 없긴 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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