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대한 감각이 흔들린지 꽤 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로 여행을 거의 못 갔었으니 말입니다. 판데믹이 판데믹이다 보니 너무 오랫동안 여행을 못 갔었던 것이죠. 중간에 한 번 깔짝 거려보긴 했는데, 실패한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솔직히 이제는 정말 다시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뭐라도 더 읽으면서 다시 충전 하려고 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여행을 가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한다면, 정말 설명이 안 되긴 합니다. 입에 발린 이유는 많습니다. 저 자신을 찾으러 간다는 말을 할 수도 있고, 단순히 쉬러 간다고 말할 수 있기도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 모든 말에는 대체재가 있는 상황이다 보니 뭐라고 하기 힘든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에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왜 여행을 가는가 하는 말입니다. 그 무엇도 간단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냥 솔직하게 말합니다. 가니까 가는 거라고 말입니다.
블로그에도, 그 어디에도 밝힌 바 없습니다만, 저는 작년에 이미 한 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매우 불완전하게 말입니다. 정말 파란만장했죠.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아무래도 계속해서 입국 조건이 바뀌는 상황이었고, 심지어는 여행 도중에 귀국 조건이 바뀌는 바람에 부랴부랴 일정을 당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그 어디에도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 이후에 정신적인 아노미 현상이 더 심해졌었습니다. 툭하면 울고 성질 내는 상황이 벌어졌었죠. 그래서 다시 여행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코로나 시기 때문에 여행을 못 간 분들의 한탄이 매우 많습니다. 저도 그런 상황이죠. 많은 국가에서 국경을 닫아버렸고, 국경이 개방된 나라들에서 마저도 자국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온갖 초건들을 걸어놓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서 솔직히 안 가느니만 못한 여행이 엄청나게 많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작년 말에는 겨우 풀렸던 국경이 다시 잠기는 상황이 발생해서 많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힘들어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죠. 제가 아는 중에는 돌아오는 길에 입국 조건이 변경 되어서 한참 고생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엔데믹 선언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다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선언한 나라들 위주로 이미 떠난 분들도 있을 정도죠. 다만, 여행에는 가락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저같이 미련하게 정말 많은 데를 리스트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나름대로 분류를 잘 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행을 여러번 다녀와야 가질 수 있는 가락이라는 것이 있는데, 판데믹은 그 가락마저도 잊게 만들 정도로 길었죠.
여러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결국에는 여행에 관한 아쉬움을 글로 달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유튜브 영상도 분명 많기는 합니다만, 현장성이 상당히 강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간간히 화만 날 정도로 염장 지르다 끝나는 경우도 꽤 있는 편입니다. 완성도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 텐데, 본인 여행 하는 영상을 올리는 것을 개인이 올리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소위 말 하는 자기 자랑성 이야기의 경우에는 개인 감정 문제로 넘어가기 때문에 미묘하게 다가오는 지점들이 분명 있는 것이죠.
그리고 책이 가져가는 이점이 분명히 있기도 합니다. 영상은 흔히 말 하는 시각적인 면모로 인해서 거의 모든 것들이 설명이 되기도 합니다. 보고 있으면 지금 이야기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본인이 직접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동시에 말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에 모든 것이 고정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만의 여행이라는 것을 꿈꾸기 보다는 일종의 대리만족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겁니다.
무엇이 더 낫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코로나 시국 이후의 여행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여행의 가락이라는 것을 다시 찾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 문제에 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가락의 특성은 사실 감성적인 면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글에서 가져가는 것들이 있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서 한 가지 함정이 있으니, 그 감성을 찾는 것이 여행 정보서를 통해서는 매우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여행 정보서도 가능은 합니다. 적어도 본인이 어떻게 여행을 계획 했었는가에 관해서 생각 나게 하는 면들이 있는 겁니다. 이 지점들에 관해서 분명히 생각을 해야 하는 것들이 있고, 결국에는 이 지점들에 관해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여행 했는가 하는 글들을 찾게 되는 겁니다. 이 책을 읽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특징은 매우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행의 특정 상황을 설명 하고,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 하는 것이죠. 여행 중간에 무엇이 있었고, 그 지점들 덕분에 여행에서 무슨 감정을 찾으려 했는가에 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독자로서 말 그대로 여행의 감정을 대신해서 이야기 하는 글들을 읽게 되며, 이에 관해서 한 번쯤 생각 하게 되는 지점들이 생기는 것이죠. 최종적으로는 내가 저기에 간다면 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기도 하고 말입니다.
책에서 워낙에 다양한 곳들을 다루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한 곳을 여행을 하며 해당 장소에 대한 깊은 감정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 지역에서 오는 감성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독자에게 전달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지점들 덕분에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들이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지점이 있는데, 책이 어떤 여정의 흐름을 타고 이야기를 하는 식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말 그대로 여행의감정을 통과하는 데에 있어서 순서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죠. 책에서 가져가는 감정의 연속성에 더 많은 지점을 가져가고 있는 듯한 방식으로 인해서 아무래도 책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하나로 모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말입니다.
불행히도 이 구성 전략은 전혀 좋다고 말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다음 챕터에 대한 연결을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는데, 감정의 연속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무래도 미묘하게 들어가는 지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감정의 연결 마저도 아주 잘 되었다기 보다는, 그냥 생각 나는 대로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지점들 때문에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으며, 심지어는 일부 지점에서는 본인의 느낌만이 심하게 강조 되는 지점들이 있다 보니 이야기 자체가 재미 있다고 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느낌이랄까요.
솔직히 이런 상황에서 글 자체도 너무 가볍게 넘어가버린다는 것 역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 하려 하는 것은 알겠는데, 이야기가 너무 짧다 보니 독자들이 뭘 생각 하기에는 너무 적은 지점들만 남아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서 이야기가 매력적이라 말 하기에는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적은 편입니다. 남의 일기중 일부만 본다는 느낌으로 인해서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여행에 관해서 자신이 뭘 느끼려 했는지에 관해서 곰곰이 생각 해보고 싶을 때 괜찮은 책입니다. 말 그대로 여행중 느끼는 감정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책인 동시에, 여행 자체에 관해서 좀 더 다양한 지점들을 생각 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양함을 가져가는 면도 있고 말입니다. 불행히도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너무 짧게 진행 하다 보니, 그리고 너무 중구난방이다 보니 그냥 인스턴트식으로 짧게 치고 가는 것만 가능하다는건 좀 아쉽긴 하네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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